릴로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 대책 없는 천재병 환자야!"

한밤중의 정적을 깨뜨리는 비명이 라클레어 아카데미의 서쪽 숲길을 가로질렀다. 루카스 에반스는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며 발이 보이지 않을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깃털처럼 가볍게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뒹굴어야 할 황금 같은 휴식 시간이, 저 철딱서니 없는 명문가 아가씨의 불장난 때문에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밤바람이 뺨을 차갑게 스쳤지만,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6서클 화염 마법, '플레임 버스트'.

그것은 단순한 화력 발전용 마법이 아니다. 마나의 밀도를 극한으로 압축해 단숨에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전술급 파괴 마법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자신이 대충 끄적여 둔 고대 극성 장막술의 압축 공식을 대입하겠다고?

"그건 난로용 필터였다고! 1서클짜리 불꽃을 오래 유지하려고 만든 미세 조율식을 6서클 화력 탱크에다 밀어 넣으면, 그게 필터가 되겠냐? 그대로 도화선이 되는 거지!"

루카스는 이를 갈며 다리를 더 빠르게 움직였다. 좁은 산책로를 벗어나자, 저 멀리 웅장한 대리석 기둥들로 둘러싸인 아카데미 중앙 연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대기를 찢는 듯한 불길한 공명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윙윙윙윙─!*

귀가 먹먹해지는 고주파의 마나 진동이 지면을 타고 루카스의 발끝까지 전해졌다. 연습장 한가운데에는 붉은빛의 거대한 마법진이 회전하고 있었다. 직경만 해도 족히 20미터는 되어 보이는 대형 연성진이었다. 그 중심에 선 실비아 드 발루아는 은빛 머리칼을 거친 마력 폭풍에 휘날리며, 양손을 허공으로 뻗은 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타올라라, 극성의 불꽃이여…… 수식의 흐름을 따라, 한계를 넘어……!"

실비아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발밑에 펼쳐진 마법진은 루카스의 노트에서 본 대로 정밀하게 개량되어 있었지만, 문제는 제어력이었다. 6서클의 마나 유량을 감당하기에는 그녀의 마력 회로가 너무 좁았고, 무엇보다 루카스가 적어 둔 '극성 전환식'의 연쇄 반응 속도를 그녀의 머리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붉은 마법진의 외곽선이 점차 검붉은 색으로 탁해지며, 찌르르하는 스파크가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어, 어라? 마나의 유속이 왜 이렇게 빠르지……? 제어가 안 돼……!"

실비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마법진의 중심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이미 적정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연성이 완전히 엉켜 연습장 전체를 집어삼키는 대폭발이 일어날 터였다. 그것도 은백색과 붉은색이 뒤섞인 기괴한 마력 폭풍으로 말이다.

"비켜! 그 손 떼, 이 멍청아!"

그때, 어둠 속에서 번개처럼 나타난 그림자가 실비아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루카스였다. 숨을 헐떡이며 들이닥친 루카스는 실비아의 어깨를 거칠게 잡아채며 마법진의 중심에서 뒤로 밀쳐냈다.

"루, 루카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시끄러워! 마나 제어의 기본도 모르는 게 어디서 고위 마법을 건드려!"

루카스는 눈앞에서 폭발 직전으로 부풀어 오르는 마법진을 바라보았다. 마나의 공명 주기가 완전히 엇박자를 타며 파멸의 교향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 엉망진창인 수식을 보고 있자니, 대마법사로서의 '마법 꼰대 기질'이 발작하듯 솟구쳤다.

학계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발루아 가문의 영애가 짠 공식 수준이 이 모양이라니. 낭비되는 마나가 무려 70%에 달했다. 효율성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이 끔찍한 수식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그의 미학이 용납하지 않았다.

"비켜봐. 진짜 마법이 뭔지 똑똑히 보여줄 테니까."

루카스가 오른손을 뻗었다. 그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깊고 고요한 심연처럼 가라앉았다.

골든핑거, '무의식적 마나 동화'가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허공을 향해 손가락 끝을 가볍게 튕겼다.

*팅─!*

맑은 청동종 소리 같은 파동이 연습장 전체에 퍼져나갔다. 루카스의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은백색의 미세한 마나 입자들이 폭주하던 검붉은 마법진의 틈새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그것은 초 정밀 수술과도 같았다. 엉키고 설킨 마법식의 매듭을 단숨에 찾아내어 끊어내고, 마나의 공명 주기를 우주의 자전 주기와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신의 손길.

"마나 유로 제3조 차단. 제7조의 극성을 반전시켜 연소율을 100%로 끌어올린다. 폭발 에너지의 벡터를 상공 90도로 고정."

루카스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그 순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던 붉은 불꽃들이 거짓말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이내, 그 불꽃들은 눈이 시릴 정도로 투명하고 아름다운 '은백색의 불꽃'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스으으으으─*

폭발음은 없었다. 대신 고요하고도 웅장한 은백색의 초고밀도 화염 기둥이 하늘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구쳤다. 아카데미의 밤하늘을 수놓은 구름마저 꿰뚫어 버릴 듯한 기세였다. 화염은 열기를 사방으로 뿜어내는 대신, 스스로의 열량을 안으로 완벽하게 감춘 채 그저 차갑고 투명한 빛으로 타올랐다.

그것은 폭발이 아니라, 완벽하게 통제된 '승화'였다.

은백색 화염 기둥은 몇 초간 밤하늘을 눈부시게 밝힌 뒤, 마치 눈가루가 흩날리듯 공기 중으로 녹아내렸다. 하지만 그 자리에 남은 마나의 잔상은 너무나도 강렬했다. 사방의 대리석 기둥들이 은백색 서리로 뒤덮인 것처럼 차갑게 반짝이고 있었고, 공기 중에는 형언할 수 없는 고결한 마력의 향취가 짙게 풍겼다.

"이…… 이게 무슨……."

실비아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루카스의 뒷모습은, 마치 세상을 창조한 고대의 신이 강림한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6서클 마법을 단 한 번의 손짓으로 개변하여 완벽한 은백색의 기적으로 승화시키다니.

그러나 정작 그 기적을 일으킨 장본인, 루카스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 망했다. 힘 조절 또 실패했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관자놀이가 쿵쾅거리고, 속이 텅 빈 것처럼 극심한 공복감이 밀려왔다. 마나 동화의 부작용인 차원 과민증이 뇌세포를 사정없이 두들겨 패고 있었다. 당장 입안에 설탕을 들이붓지 않으면 쓰러질 것 같았다.

루카스는 서둘러 품 안을 뒤적였다. 다행히 낮에 엘리스의 제과점에 잠입했을 때 챙겨둔 황실 최고급 설탕 가루 봉지가 만져졌다.

그때였다.

*콰르릉!*

연습장의 철제 정문이 무시무시한 마력에 의해 뜯겨나가듯 열렸다. 어둠을 뚫고 한 무리의 제복 입은 기사들이 사나운 기세로 들이닥쳤다. 그들의 선두에는 차가운 은빛 안경을 쓰고, 매서운 눈빛을 한 사내가 서 있었다.

제국 특별수사대장, 다미엔 카엘이었다.

"황실 수색대다! 모두 제자리에 멈춰라!"

다미엔의 묵직한 목소리가 연습장을 압도했다. 그의 한 손에는 붉게 타오르는 둥근 결정석이 들려 있었다. 은백색 마나를 전용으로 감지하는 검진 도구, '극성 공명 결정석'이었다.

지금 그 결정석은 미친 듯이 발광하고 있었다. 단순한 깜빡임이 아니었다. 결정석 내부의 마력이 폭발할 것처럼 붉은빛을 뿜어내며, 삐─ 하는 날카로운 경고음을 울려댔다.

"이 짙은 마나의 향취…… 그리고 공명석의 반응을 보아라. 틀림없다. 대마법사 레메게톤이 방금 이곳에서 마법을 시전했다!"

다미엔의 눈이 광기에 젖어 번뜩였다. 그의 시선이 연습장 한가운데에 서 있는 루카스와 바닥에 주저앉은 실비아를 향해 사납게 고정되었다.

"장학생 루카스 에반스, 그리고 발루아 가문의 영애.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방금 그 은백색 화염은 무엇인가!"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은백색 마나의 흔적이 너무나도 명백하게 사방에 흩뿌려져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레메게톤의 정체가 탄로 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루카스의 뇌 회로가 극도의 피로 속에서 초고속으로 회전했다. 핑계를 대야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덮어버릴 기상천외한 야매 핑계를!

'설탕. 그래, 설탕이다!'

루카스는 주머니 속의 설탕 봉지를 꽉 쥐었다. 엘리스가 황실에 납품하기 위해 특별히 정제한 이 최고급 설탕 가루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었다. 극도로 정제된 당질은 미세한 마나 전도율을 가지고 있었다.

"아아아악! 내 설탕! 내 피 같은 황실 최고급 설탕이이이!"

갑자기 루카스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그는 품에서 설탕 봉지를 꺼내 들고는, 사방으로 하얀 가루를 미친 듯이 뿌려대기 시작했다.

*샤아아아아─!*

하얀 설탕 가루가 밤바람을 타고 연습장 전체로 눈꽃처럼 휘날렸다. 다미엔과 수색대원들이 뜻밖의 기행에 멈칫하는 사이, 루카스는 다미엔의 코앞까지 달려가 설탕 가루를 사정없이 뿌려댔다.

"이게 무슨 짓이냐! 무례하다!"

다미엔이 소리쳤지만, 루카스는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오열하는 연기를 펼쳤다.

"사령관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가 기숙사 난로에 쓰려고 엘리스 선배한테 비싸게 산 수제 당질 연료(설탕)가 그만 과열로 폭발해 버렸습니다! 아까 보신 그 은백색 불꽃은 마법이 아니라, 이 최고급 설탕 가루가 고온의 난로 마법진과 반응해서 일어난 '당질 초고온 연소 현상'입니다!"

"뭐라? 당질 연소 현상?!"

다미엔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은 그 순간이었다.

루카스가 뿌린 미세한 설탕 가루들이 다미엔이 들고 있던 '극성 공명 결정석'의 미세한 마나 흡수 구멍 안으로 대량으로 빨려 들어갔다.

극성 공명 결정석은 대기 중의 마나 파장을 흡수해 반응하는 정밀한 도구였다. 하지만 그 정밀한 틈새에 극도로 곱게 갈린 황실 설탕 가루가 들어가자, 결정석 내부의 마나 회로가 순식간에 끈적하게 엉겨 붙기 시작했다.

*파지직! 파직!*

"응? 공명석이 왜 이러지……?"

다미엔이 당황하며 결정석을 바라보았다. 결정석은 끈적하게 녹아내린 설탕의 당질 성분과 마나가 불안정하게 결합하면서 파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은백색 마나를 감지해야 할 장치가, 설탕의 단내를 맡고 미쳐버린 것이다.

*퍽─!*

작은 파열음과 함께 극성 공명 결정석이 검은 연기를 뿜으며 완전히 고장 나 버렸다. 결정석 표면에는 달콤한 캐러멜 냄새가 나는 갈색 시럽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내 결정석이!"

다미엔이 경악했다. 황실 특별수사대의 보물과도 같은 추적 장비가, 일개 평민 장학생이 뿌린 설탕 가루에 의해 허무하게 파괴된 것이다.

"보십시오! 제 말이 맞지 않습니까!"

루카스가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다미엔의 소매를 붙잡고 늘어졌다.

"이 설탕 가루가 얼마나 고농도의 마나 친화 성분을 가졌으면 결정석마저 과부하로 터지겠습니까! 아아, 내 아까운 설탕 연료…… 이거 한 봉지에 내 한 달 용돈이 다 들어갔는데! 학생회에 고발할 겁니다! 수사대가 내 난로 원료를 터뜨렸다고요!"

다미엔은 캐러멜 시럽이 묻은 손가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짙은 단내가 코끝을 찔렀다. 과연, 방금 전의 그 눈부신 은백색 불꽃은 대마법사의 기적이 아니라, 이 기괴한 설탕 가루가 일으킨 화학적 발작에 불과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공명석이 파괴되었으니 증명할 길이 없군."

다미엔은 이를 부득 갈며 루카스를 밀쳐냈다. 은백색 마나의 흔적은 이미 설탕 가루의 단내와 뒤섞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흐려져 있었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완전히 오염되어 버린 것이다.

"철수한다. 하지만 에반스, 널 계속 감시하겠다."

다미엔이 분을 참지 못하고 수색대원들을 이끌고 연습장을 빠져나갔다. 그들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루카스는 바닥에 엎드려 설탕 가루를 줍는 시늉을 하며 비굴하게 슬픈 척을 했다.

"휴우……."

마침내 수색대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자, 루카스는 언제 울었냐는 듯 차갑게 표정을 싹 바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옷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어내고는,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보는 실비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아까의 비굴한 장학생이 아니었다.

가차 없고, 꼬장꼬장하며, 자비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마법 꼰대' 그 자체의 눈빛이었다.

"거기 멍청하게 앉아 있는 발루아 영애."

루카스의 낮고 싸늘한 목소리가 실비아의 귓가를 때렸다.

"내, 내가 멍청하다니……! 나는 아카데미 수석 입학에……."

"수석 입학이고 나발이고, 머리에 든 게 장식입니까?"

루카스는 실비아의 말을 가차 없이 잘라버렸다. 그의 손가락이 실비아의 이마를 콕 짚었다.

"마나의 공명 주기를 극대화하는 수식은, 그만큼 마력 회로의 부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립니다. 그런데 당신은 기초적인 바이패스(우회로) 수식도 짜지 않고 무작정 출력만 높였지. 그건 엔진에 가솔린을 들이부으면서 배기구는 막아놓은 거나 다름없어. 마법사라는 사람이 압력 제어도 못 해서 자폭할 뻔합니까? 발루아 가문의 천재 어쩌구 하더니, 실상은 공식 하나 제대로 대입 못 하는 삼류 마나 흡입기였군."

"삼, 삼류……?!"

실비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이내 붉게 달아올랐다. 평생 천재 소리만 듣고 자란 그녀에게, 일개 평민 장학생의 이 가혹하고 뼈를 때리는 '팩폭'은 영혼을 뒤흔드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방금 전 루카스가 보여준 그 완벽한 은백색의 승화는, 그녀가 닿을 수 없는 절대적인 경지의 마법이었으니까. 루카스의 지적은 1밀리미터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다.

"스, 스승님…… 역시 당신은 은둔한 대마법……."

실비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부르려던 순간이었다.

"거기까지 하시지, 두 분 다."

연습장 입구의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 퍼졌다.

정돈된 발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이는, 다름 아닌 학생회장 알베르트 반스였다. 그의 손에는 은백색 가루가 잔뜩 묻은 루카스의 개인 가내 위장 등록 서류가 들려 있었다.

알베르트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루카스를 바라보았다.

"루카스 에반스. 당신의 그 화려한 설탕 쇼는 잘 봤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행정의 눈은 속이지 못합니다."

그가 서류 한 장을 펄럭였다. 거기에는 루카스가 가짜 신분을 만들기 위해 위조했던 황실 행정 지인의 도장 자국이 붉게 찍혀 있었다.

"방금 당신의 가내 장학생 등록 서류를 정밀 대조해 본 결과, 황실 마법관리국의 승인 도장에서 중대한 '위조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학칙 제21조, '신분 및 서류 위조죄'에 해당하더군요."

알베르트가 주머니에서 붉은색 봉투를 꺼내 들었다.

"벌점 3점으로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 이것은 학칙 징계 예고장 및 임시 제적 심사 청구서입니다. 당신의 그 화려한 아카데미 은퇴 생활도, 여기까지인 것 같군요."

루카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딱딱하게 굳어졌다.

제적이라니. 제적을 당하면 그의 완벽한 무위도식 연금 생활 계획이 원천 봉쇄당하는 것은 물론, 황실 수사대의 수색망에 맨몸으로 노출되게 된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설탕 가루가 알베르트의 예고장 위로 하얗게 내려앉는 가운데, 두 사람의 팽팽한 시선이 허공에서 불꽃을 튀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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