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지직.

무전기가 울렸다.

쇳소리가 어둠을 찢었다.

"잡았다, 쥐새끼."

강도식의 목소리였다.

거칠고 서늘했다.

지하역사가 미세하게 떨렸다.

아우우우!

사방에서 울음이 터졌다.

늑대의 포효였다.

붉은 안개가 밀려들었다.

태조의 위치가 들통났다.

포위망이 좁혀졌다.

태조는 무전기를 꽉 쥐었다.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

부츠 뒤축으로 짓밟았다.

콰직.

플라스틱이 바스러졌다.

어둠 속에서 안광이 빛났다.

붉은 눈동자 무리였다.

어둠의 사냥개들이다.

놈들이 바닥을 긁었다.

발톱 소리가 날카로웠다.

"설아, 내 뒤로."

태조가 나지막이 뱉었다.

윤설아가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은비녀를 꽉 쥐었다.

비녀의 푸른 연기가 흔들렸다.

태조가 총을 고쳐 잡았다.

장부의 푸른 불이 감돌았다.

총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슬라이드가 묵직하게 후퇴했다.

철컥.

전투 준비는 끝났다.

사냥개 한 마리가 도약했다.

타아앙!

태조가 방아쇠를 당겼다.

푸른 탄환이 밤을 갈랐다.

사냥개의 대가리가 터졌다.

검은 피가 벽에 튀었다.

놈들이 동시에 도약했다.

다섯 마리였다.

태조는 뒤로 굴렀다.

콘크리트 기둥을 등졌다.

지형을 방패로 삼았다.

타탕! 타탕!

연속 회전 사격이었다.

공중에서 비명이 들렸다.

두 마리가 바닥에 처박혔다.

바닥의 진흙이 튀었다.

장부의 채무가 꿈틀댔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숨이 턱 막혔다.

피해자의 임종 평온이 깨졌다.

목이 졸리는 고통이 덮쳤다.

인후가 타들어 갔다.

하지만 태조는 무표정했다.

그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신경이 죽은 괴물이었다.

그저 기계처럼 쐈다.

슬라이드가 바쁘게 움직였다.

탄피가 바닥에 굴렀다.

쨍그랑.

어둠 속에서 이빨이 다가왔다.

태조는 왼팔을 내주었다.

사냥개가 소매를 물었다.

가죽이 찢기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총구를 입에 박았다.

퍼억!

뇌수가 사방으로 비산했다.

팔을 가볍게 흔들어 털었다.

괴물의 사체가 뒹굴었다.

남은 놈들이 주춤했다.

하지만 어둠은 깊었다.

더 많은 울음소리가 다가왔다.

끝이 없는 물량이었다.

사방의 벽에서 안광이 늘었다.

수십 쌍의 붉은 점들이었다.

"이쪽이야!"

설아가 소리쳤다.

출구 쪽 계단이 보였다.

하지만 놈들이 길을 막았다.

태조는 탄창을 갈아끼웠다.

마지막 탄창이었다.

이대로는 고립된다.

쿠우웅!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아니었다.

외벽이 박살 났다.

타이어 마찰음이 고막을 찔렀.

거대한 쇳덩이가 들이닥쳤다.

개조된 검은 세단이었다.

장갑판을 덧댄 괴물 차였다.

마강재의 차량이었다.

범퍼에 사냥개 피가 가득했다.

차가 거칠게 드리프트했다.

타이어 탄 냄새가 진동했다.

헤드라이트가 어둠을 밝혔다.

"탑승하십시오, 호구 고객님!"

강재가 창문을 열고 외쳤.

그의 안경이 번쩍였다.

태조가 설아의 덜미를 잡았다.

문이 열린 뒷좌석으로 던졌다.

설아가 비명을 지르며 탔다.

태조도 몸을 날렸다.

쾅!

문이 닫혔다.

차가 급발진했다.

엔진이 비명을 질렀다.

사냥개 한 마리가 도약했다.

조수석 유리창을 깨부쌨다.

놈의 대가리가 안으로 밀려들었다.

검은 침이 가죽 시트에 튀었다.

강재가 비명을 질렀다.

"내 최고급 가죽 시트가!"

태조는 침착했다.

그는 주머니를 뒤적였다.

담배 한 개비를 꺼냈다.

불타는 엔진룸 열기에 대었다.

치익.

담배 끝이 붉게 달아올랐다.

태조가 깊게 연기를 빨았다.

그리고 사냥개의 목을 잡았다.

악력이 뼈를 으스러뜨렸다.

지독한 힘이었다.

태조가 개머리를 창틀로 밀었다.

유리창 스위치를 올렸다.

징이이잉.

강화유리가 목을 압박했다.

태조가 차문을 발로 찼다.

문이 열렸다 닫혔다.

사냥개의 얼굴이 갈려 나갔다.

돌아가는 바퀴에 머리가 꼈다.

피와 살점이 아스팔트에 깔렸다.

태조가 담배 연기를 뱉었다.

"창문 닫아."

강재가 침을 삼켰다.

그는 핸들을 미친 듯 꺾었다.

차가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지하역사를 완전히 탈출했다.

지상 도로로 튀어나왔다.

붉은 안개가 백미러 너머로 사라졌다.

차 안은 조용해졌다.

엔진 소리만 가득했다.

설아는 구석에서 떨었다.

그녀는 은비녀를 만지작거렸다.

태조의 시선이 비녀에 닿았다.

기이한 푸른 빛은 꺼져 있었다.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태조는 묻지 않았다.

침묵이 차 안을 채웠다.

강재가 백미러로 태조를 보았다.

"목숨값은 비쌉니다, 아시죠?"

"장부에 적어 둬."

태조가 짧게 답했다.

"골고다가 움직였습니다." "강도식은 하급 사냥꾼입니다."

강재가 안경을 고쳐 썼다.

그의 손가락이 핸들을 두드렸다.

"그 위에 누가 있지?"

태조가 물었다.

"세 명의 집행관이 있습니다."

강재가 손가락을 꼽았다.

"강도식은 그중 가장 약하죠."

"그리고 이사진이 존재합니다."

"백도현은?"

"그는 왕좌에 있습니다."

"도시의 심장을 쥐고 있죠."

태조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핏발 선 눈이 매서웠다.

"다음 타깃은 어디냐."

강재가 서류 한 장을 던졌다.

뒷좌석 시트 위로 떨어졌다.

"성일병원입니다."

"병동이라고?"

"민간인은 모르는 곳이죠."

강재의 어조가 건조했다.

"장기 적출이 일어납니다."

"괴담의 제물을 만드는군요."

설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곳에 유물이 있습니다."

강재가 설명을 이었다.

"도살자의 칼날입니다."

"그걸 회수해야겠군."

태조가 담뱃재를 털었다.

불꽃이 어둠 속에서 스러졌다.

차가 낡은 공장에 멈췄다.

외곽의 폐쇄된 안전 가옥이었다.

태조가 차에서 내렸다.

다리가 순간 꺾였다.

임종의 고통이 비로소 몰려왔다.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었다.

허파가 굳어가는 느낌이었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았다.

뇌세포가 하나씩 타들어 갔다.

괴담을 사용한 대가였다.

대차대조의 법칙은 냉혹했다.

태조는 벽을 짚었다.

핏물이 입가로 흘러내렸다.

하지만 신음은 없었다.

눈빛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낡은 목제 테이블이 있었다.

태조가 장부를 펼쳤다.

가죽 표지가 차가웠다.

장부의 글씨가 붉게 탔다.

공포 채무가 한계에 달했다.

푸른 결함 봉인선이 꿈틀댔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했다.

강재가 검은 가방을 열었다.

특수 합금 탄피들이 쏟아졌다.

"암시장에서 구한 재료입니다."

"괴담의 힘을 담기에 적합하죠."

태조가 장부를 만졌다.

장부의 푸른 에너지를 끌어냈다.

그의 오른손이 푸르게 물들었다.

태조가 칼을 꺼냈다.

자신의 손바닥을 그었다.

붉은 피가 탄피 위로 떨어졌다.

치이이익.

피가 닿자 연기가 피어올랐다.

탄피들이 푸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장부의 붉은 글씨가 연해졌다.

채무의 일부가 상쇄되었다.

대신 새로운 무기가 형상화되었다.

테이블 위에 쇳덩이가 놓였다.

묵직한 철제 탄창이었다.

검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었다.

'도살자의 탄창'이었다.

괴담의 해킹 규칙이 담긴 무기다.

탄환에 스치면 육체가 괴사한다.

치유 불가능한 부패다.

즉사 효과를 총탄으로 이식했다.

태조가 탄창을 총에 삽입했다.

철컥.

차가운 금속음이 공장을 울렸다.

"준비는 끝났군."

태조가 총신을 쓸어내렸다.

강재가 혀를 내둘렀다.

"괴물을 만드는군요, 당신은."

"괴물을 잡으려면 그래야지."

태조가 건조하게 대꾸했다.

설아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녀의 눈에 두려움이 서렸다.

하지만 도망칠 곳은 없었다.

이 지옥에서 나가야 했다.

탁.

갑자기 불이 꺼졌다.

공장 내부가 암전되었다.

완벽한 어둠이었다.

정적만이 방 안을 채웠다.

지이이잉.

기이한 진동음이 들렸다.

피비린내가 훅 끼쳤다.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쉬이이익!

지붕을 찢는 파열음이었다.

우지끈!

콘크리트 벽이 대파되었다.

수많은 쐐기못이 들이닥쳤다.

피를 머금은 강철 쐐기들이었다.

빗물처럼 사방으로 날아왔다.

태조의 눈이 크게 떠졌다.

태조가 몸을 날렸다.

설아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강재를 발로 차 밀었다.

콰아아앙!

테이블을 수직으로 세웠다.

두꺼운 목재가 방패가 되었다.

팍! 팍! 팍!

쐐기못들이 테이블을 뚫었다.

날카로운 끝이 이마 앞까지 왔다.

나무 파편이 뺨을 스쳤다.

피가 뺨을 타고 흘렀다.

태조는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숨지 마십시오!"

강재가 바닥을 기며 외쳤다.

소총탄 크기의 쐐기였다.

벽 전체가 벌집이 되었다.

기둥 뒤로 피해야 했다.

태조가 설아를 던졌다.

강재도 잔해 뒤로 숨었다.

쐐기못이 바닥에 박혔다.

돌가루가 사방으로 튀었다.

태조가 총을 뽑았다.

새 탄창이 장전되어 있었다.

도살자의 탄창이었다.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벽의 구멍 너머를 보았다.

붉은 안개 속의 그림자였다.

거대한 실루엣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 거대한 망치가 있었다.

대장장이 괴담의 살인마였다.

"강도식의 사냥개인가."

태조가 중얼거렸다.

그림자가 망치를 휘둘렀다.

위이이잉!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였다.

다시 쐐기못들이 날아왔다.

태조가 옆으로 굴렀다.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쿠웅!

콘크리트 기둥이 깎여 나갔다.

태조가 총구를 내밀었다.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앙!

검은 탄환이 날아갔다.

안개 속의 그림자를 맞췄다.

치이이익!

괴물의 어깨가 썩어 들어갔다.

도살자의 즉사 효과였다.

괴물이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는 기계음 같았다.

태조의 가슴이 요동쳤다.

피가 역류했다.

장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품 안에서 푸른 빛이 샜다.

장부의 3번째 페이지였다.

푸른 결함 봉인선이 풀린다.

고대의 원혼이 요동쳤다.

머릿속에서 환청이 들렸다.

수천 명의 비명이었다.

태조는 이빨을 깨물었다.

입술이 터져 피가 났다.

감각은 없지만 몸이 굳었다.

움직임이 둔해졌다.

괴물이 망치를 치켜들었다.

"조심해!"

설아가 소리쳤다.

그녀가 비녀를 던졌다.

비녀가 허공을 갈랐다.

비녀의 푸른 연기가 퍼졌다.

괴물의 망치 궤적이 틀어졌다.

망치가 바닥을 내리쳤다.

콰아아앙!

공장 바닥이 통째로 꺼졌다.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지하 배수로가 보였다.

강재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설아도 중심을 잃었다.

태조가 설아의 손을 잡았다.

함께 어둠 속으로 추락했다.

콰르릉!

잔해들이 머리 위를 덮었다.

완전한 암흑이었다.

태조는 바닥에 낙법을 했다.

충격이 척추를 울렸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뼈가 어긋난 느낌이었다.

"어이 호구 씨!"

강재의 웅얼거림이 들렸다.

그는 무사한 듯했다.

설아의 거친 숨소리도 들렸다.

태조가 몸을 일으켰다.

지하 배수로는 넓었다.

썩은 물 비린내가 진동했다.

저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

붉은 불빛이었다.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수많은 발소리가 들렸다.

철벅. 철벅.

군화 소리였다.

강도식의 본대였다.

놈들은 이미 지하를 포위했다.

"끈질긴 놈들."

태조가 탄창을 만졌다.

단 한 발만 남아 있었다.

푸른 봉인선은 계속 날뛰었다.

장부가 터질 것 같았다.

선택을 해야 했다.

봉인을 완전히 풀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그때 무전기가 다시 지직거렸다.

강재의 주머니 속 무전기였다.

거기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강도식이 아니었다.

백도현의 목소리였다.

"태조야 거기 있니?"

태조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