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흩어졌다.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복소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졌다. 지하 안개가 붉게 물들었다. 철문이 비틀리며 뜯겨 나갔다. 거대한 그림자가 통로를 메웠다. 강도식이었다. 그의 뒤로 도살자 무리가 섰다. 모두 두꺼운 가죽 앞치마를 입었다. 손에는 도살용 칼이 들려 있었다.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쥐새끼들이 여기 숨었군."
강도식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의 어깨에 거대한 도끼가 실렸다. 사형집행기 도끼였다. 날끝에서 검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태조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한 발자국 내디뎠다. 장부가 손안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설아가 뒤에서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의 품에서 백색 광이 흘렀다. 태조가 고개를 돌렸다. 설아의 주머니를 응시했다. 부러진 은비녀가 떨고 있었다. 초자연적 진동이었다. 태조는 손을 뻗었다. 그가 설아의 주머니를 챘다. 비녀를 강제로 빼앗았다.
"안 돼! 내 동생 유품이야!"
설아가 비명을 지르며 매달렸다. 태조는 그녀를 밀쳐냈다. 비녀의 표면이 갈라졌다. 그 안에서 푸른 불꽃이 튀었다. 이것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다. 지독한 괴담의 핵이었다. 동생을 좀비로 뒤튼 동력원이었다. 장부가 반응했다. 종이 면이 스스로 펄럭였다. 비녀가 장부 위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검은 가죽에 스며들었다. 강렬한 빛이 뿜어 나왔다. 장부의 봉인이 요동쳤다. 새로운 탄환이 주조되었다. 영혼 관통 탄환이었다. 은빛 금속이 탄창으로 미끄러졌다. 태조는 총을 들어 올렸다. 철컥. 약실에 탄환이 걸렸다. 동시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뇌리가 붉게 물들었다. 장부 우측 상단이 보였다. 붉은 경고등이 고속 점멸했다. 한계 채무 경고였다. 뇌세포 괴사율 수치가 치솟았다. 임종의 고통이 신경을 찔렀다. 숨이 턱 막혔다. 눈앞이 붉은 핏빛으로 변했다. 태조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통증을 마멸감으로 억눌렀다. 그는 감정이 없다. 공포도 아픔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육체가 무너질 뿐이다. 그것을 정신으로 버텼다.
"죽여라."
강도식이 손을 휘저었다. 도살자 무리가 앞으로 쇄도했다. 통로가 좁았다. 그들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강재가 품에서 섬광탄을 꺼냈다. 그가 안전핀을 뽑아 던졌다.
"눈 가려!"
강재가 외쳤다. 쾅! 백색 폭음이 통로를 덮쳤다. 도살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멈췄다. 설아가 권총을 난사했다. 탕! 탕! 탕! 탄환이 도살자들의 이마를 뚫었다. 피가 벽면에 튀었다. 태조는 연막 속으로 달렸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강도식의 목이었다. 바닥의 진흙을 박차고 도약했다. 천장의 배관을 왼손으로 잡았다. 몸을 띄워 도살자의 머리를 밟았다. 그대로 강도식의 정면으로 날아갔다.
"하찮은 놈이!"
강도식이 포효했다. 그가 거대한 도끼를 가로로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파열음이 났다. 태조는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다. 도끼날이 그의 옷깃을 찢었다. 간발의 차이였다. 태조가 바닥에 착지했다. 그는 지형을 이용했다. 우측의 녹슨 철제 캐비닛을 밀었다. 캐비닛이 강도식의 다리를 덮쳤다. 쿵! 강도식이 캐비닛을 걷어찼다. 철판이 종이처럼 구겨졌다. 괴력 세례였다. 강도식이 다시 도끼를 내리찍었다. 태조는 뒤로 굴렀다. 바닥의 콘크리트가 박살 났다. 파편이 태조의 뺨을 스쳤다. 뺨에서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태조는 통증을 무시했다. 그는 다시 파고들었다. 강도식의 품 안이었다. 도끼자루의 중간을 양손으로 잡았다. 강도식의 눈이 크게 번졌다.
"이게 미쳤나!"
강도식이 태조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쾅! 안면이 함몰되는 타격이었다. 태조의 고개가 꺾였다. 입에서 검붉은 피가 분출됐다. 하지만 태조는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도끼자루를 더 꽉 쥐었다. 그의 손가락 뼈가 으스러졌다. 으드득. 기괴한 뼈 소리가 났다. 도식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그가 광소했다.
"더 울부짖어라! 뼈를 더 부숴주마!"
도식이 태조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의 손가락이 태조의 살을 파고들었다. 태조는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는 강도식의 손목을 노려보았다. 그의 손목 관절에 사격 각도를 맞췄다. 태조의 오른손이 총을 겨눴다. 영혼 관통 탄환이 총구에 대기했다.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은빛 광선이 발사되었다. 도식의 손목을 관통했다. 단순한 물리적 관통이 아니었다. 도식의 영혼 일부가 찢겨 나갔다. 도식이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그의 손아귀 힘이 풀렸다. 태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어깨를 뒤틀었다. 도식의 부러진 손가락을 뜯어냈다. 그리고 도끼를 힘껏 잡아당겼다. 사형집행기 도끼가 태조의 손에 쥐어졌다. 무거운 철의 무게가 전해졌다. 장부가 스스로 공중에 떠올랐다. 장부의 4페이지가 활짝 열렸다. 그곳에서 검은 사슬들이 뻗어 나왔다. 사슬들이 도끼를 감싸 쥐었다. 도끼가 격렬하게 저항했다. 초자연적인 기운이 충돌했다. 설아와 강재가 소리쳤다.
"태조 씨! 빨리!"
도살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달려왔다. 강재가 엽총을 발사했다. 쿠웅! 적들의 발걸음이 지체되었다. 그사이 태조는 온 힘을 쥐어짜 냈다. 도끼를 장부 면으로 내리눌렀다. 장부의 종이가 찢어질 듯 벌어졌다. 검은 구멍이 도끼를 집어삼켰다. 스르륵. 거대한 쇠붙이가 종이 안으로 사라졌다. 완벽한 귀속이었다. 장부의 4페이지에 도끼의 그림이 새겨졌다. 도식의 무기가 강탈당했다. 도식의 눈에서 핏발이 섰다. 그의 눈동자가 뒤집혔다. 자신의 유물이 사라진 충격이었다. 그의 영혼이 반쯤 붕괴하고 있었다.
"내 도끼…… 내 도끼!!!"
도식이 광란했다. 그의 온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피부 밑의 핏줄들이 요동쳤다. 그는 이성을 완벽히 잃었다. 도식이 벽면으로 돌진했다. 벽에는 노란색 가스관들이 얽혀 있었다. 성일병원 지하의 생화학 살해관이었다. 독가스가 흐르는 통로였다. 도식이 맨손으로 배관을 움켜쥐었다.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강철 배관이 비틀렸다.
"다 같이 죽는 거다!"
도식이 외쳤다. 배관이 찢어졌다. 푸슉! 녹색 기체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하실의 천장이 흔들렸다.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졌다.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