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그림자처럼 당신을 갉아먹던 검은 아픔은, 이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사라졌습니다. 화룡 해츨링의 따스한 불꽃이 가슴속 응어리를 스칠 때마다, 시한부의 어두운 기운은 따스한 우유에 녹아내리는 설탕처럼 사르르 흔적을 감추었으니까요.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오직 당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마수 대정원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연보랏빛 잔디 위로 파스텔 핑크빛의 꽃잎들이 포근한 눈송이처럼 흩날립니다. 살구색 따스한 햇볕이 정원 가득 쏟아지는 이 평화로운 낙원에서는, 언제나 보드라운 바닐라 쿠키 같은 달콤한 향기와 은은한 카모마일 향이 보드랍게 코끝을 간지럽히고는 합니다.
"이리도 아침 볕이 고우니, 참으로 꿈결 같은 날이구려."
당신은 품 안에 꼬물거리는 작은 해츨링을 보듬으며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당신의 마디마디 아프던 몸은 이제 아기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건강합니다. 무릎 위에서 갸릉거리는 화룡은 마치 따끈하게 구워진 말랑말랑한 빵처럼 온기를 나누어 줍니다. 정원 저편에서는 솜사탕처럼 하얗고 몽실몽실한 아기 마수들이 서로의 꼬리를 잡으며 뒹굴고 있군요.
"우리 막내, 드디어 깼구나. 마수들의 장난에 혹여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했다."
냉혈한으로 악명 높던 가문의 가주,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눈빛으로 다가와 당신의 뺨을 조심스레 쓰다듬습니다. 무시무시하던 마력이 이제는 포근한 털담요가 되어 당신의 몸을 감쌉니다. 그 뒤로 멋진 황실 제복을 입은 오빠들이 양손 가득 알록달록한 꽃 리본과 달콤한 딸기가 듬뿍 올라간 타르트를 들고 다정하게 걸어옵니다.
"오늘의 화관은 내가 직접 엮은 장미로 준비했단다, 나의 작은 공주님." "형님 비키십시오! 막둥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제가 손수 구운 마수 모양 쿠키입니다!"
서로 더 예쁨을 받겠다며 티격태격하는 가족들의 모습마저도, 동화책의 한 페이지처럼 평화롭기만 합니다.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귀여워하고 아끼는 이 대정원의 모든 생명체들이 당신의 발치를 맴돌며 온갖 재롱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두려움도, 슬픔도 모두 봄눈 녹듯 사라진 완벽한 낙원. 당신은 이제 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수 공주님이 되어, 다정한 가족들과 사랑스러운 마수들의 어화둥둥 속에 매일매일 더없이 달콤하고 눈부신 행복을 그려 나가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입가에 피어난 해맑은 미소가, 이 따스한 봄날의 정원을 한층 더 환하게 물들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