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거대한 모니터가 붉은빛에서 푸른빛으로 점멸한다. 손끝에 닿은 '지배자의 열쇠'가 나노 입자로 분해되며 당신의 심장에 박힌다. 그 기분 좋은 진동과 함께, 전율할 만한 시스템 메시지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지구 관리자 권한 100% 동기화 완료.] [신규 신격 해금: '고독의 유일신'] [권능 획득: 모든 괴수를 하위 노예로 영구 예속합니다.]
쿵. 쿵. 쿵. 타워 아래를 메우고 있던 수백만 마리의 괴수들이 동시에 무릎을 꿇는다. 감히 하늘을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먼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는 괴수들의 군대. 이제 놈들은 처단해야 할 적이 아니라, 당신의 손발이 될 완벽한 장난감일 뿐이다.
"전부 일어서라."
당신의 나직한 한마디에 대지가 흔들리며 괴수들이 일제히 움직인다. 멸망한 서울의 빌딩 숲은 이제 완벽한 당신만의 놀이터다. 피로와 고통을 모르는 괴수들을 부려 무너진 고층 빌딩들을 사치스럽게 복구하기 시작한다.
[고인물의 문명 재창조 기동] - 노예 괴수 가동률: 100% - 서울 도심 재건율: 100% 복구 완료 - 지구 권력 지분: 100% (유일한 지배자)
불과 몇 달 만에 황무지였던 서울은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초호화 미래형 요새 도시로 탈바꿈한다. 지배자의 타워 최상층, 펜트하우스의 최고급 가죽 소파에 당신은 깊숙이 몸을 파묻는다. 옆에서는 시공간을 찢던 균열의 지배자급 괴수가 순한 양처럼 무릎을 꿇고 차가운 위스키를 따르고 있다.
다른 인류의 빈자리? 고독함? 그런 하찮은 감정은 이 압도적인 권능과 안락함 앞에서는 사치에 불과하다. 귀찮은 사회적 규율도, 도덕적 딜레마도 없다. 오직 당신의 호불호가 이 세상의 유일한 규칙이다.
"이곳이 바로 내 천국이지."
시스템 너머 외계 신들의 분노 섞인 경고창이 허공에 깜빡이지만, 당신은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 하나로 지워버린다. 감히 누가 이 지구의 영원무궁한 지배자를 방해할 수 있으랴. 당신은 술잔을 가볍게 흔들며,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찬 도시의 야경을 유유히 내려다본다.
마침내 완성된 완벽한 나만의 세계. 당신은 이 먼지 한 톨까지 소유한 지구에서, 영원히 퇴출당하지 않을 '고독의 유일신'으로서 영원히 군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