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튜토리얼이라고?"
그 비참한 진실을 목도한 순간, 당신의 심장 속에서 마지막 이성의 끈이 완전히 끊어진다. 인류를 구원할 필요도, 정의를 수호할 이유도 없다. 이 우주적 사기극을 벌인 초월자들에게 종말을 선사하겠다는 극단적인 복수심만이 뇌리를 지배한다.
시커먼 독기와 기괴한 심연의 마력으로 가득 찬 광화문의 차원 균열. 당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어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몸을 투신한다.
피부가 찢기고 피가 끓어오르는 극통 속에서, 시스템 경고등이 미친 듯이 점멸한다.
========================================= [경고: 심연의 종말 에너지가 육체를 통째로 침식합니다!] [규격 외 마력 흡수로 인해 시스템 제어 한계 돌파.] [신체 데이터 영구 강제 개변 진행.]
▶ 획득 권능: 【혼돈의 탐식자 (Chaos Devourer) (Mythic)】 - 모든 혼돈의 마력 절대 지배 및 무한 흡수 가능. - 완전한 불멸성(영생) 및 무제한 재생력 획득. - 영혼 오염 및 자아 상실율: 100% (이성 상실) =========================================
마침내 절대적인 신격이 완성된다. 온몸을 집어삼킨 시커먼 파멸의 불꽃이 광화문 광장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폭발하듯 뻗어나간다.
육체의 극통은 단숨에 사라진다. 그 자리에는 오직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파괴적인 '탐식'의 허기만이 들어찬다.
인간의 형체는 처참히 으스러진다. 등 뒤로 돋아난 거대한 종말의 날개와 붉게 타오르는 외눈. 당신은 이제 지구상에 존재했던 어떤 생명체보다도 가공할 최악의 괴물 군주로 우뚝 선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포효 타격 한 번에 폐허가 된 초고층 빌딩들이 모래성처럼 바스러져 내린다. 지구를 침략했던 외계 괴수들이 공포에 질려 사방으로 흩어지지만, 당신의 손짓 한 번에 흔적도 없이 분쇄되어 아가리 속으로 흡수될 뿐이다.
압도적이다. 이 세상 그 무엇도 당신의 발끝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복수의 희열도, 승리의 미소도 없다. 이성이 녹아내린 뇌리에는 오직 끝없는 굶주림과 광기 어린 본능만이 맴돈다.
매일 밤, 당신은 홀로 외롭게 무너져 내린 서울의 잔해 위를 서성이며 밤하늘을 향해 울부짖는다.
지구를 멸망시킨 우주적 존재들조차 공포에 질려 침공을 포기할 만큼 최강의 존재가 되었으나, 그 대가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허기 속에 갇힌 불멸의 괴물로 남는 것뿐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종말의 세계. 신이 된 당신의 처절한 포효만이 차가운 서울의 유해들 사이로 영원히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