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강지한.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었구나. 추하게 구걸하면서.

보랏빛 장막이 일렁이는 림보의 정적 속에서 흘러나온 목소리. 그것은 과거 내 등에 칼을 꽂았던 장본인이자, 현재 전 세계의 칭송을 받는 신성 길드의 수장, 성녀 유채린의 것이었다.

장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 마력이 대기를 미세하게 흔들었다. 나는 품 안으로 밀어 넣으려던 은색 제어 장치를 다시 꺼내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굴렸다.

"여전하네, 유채린."

내 목소리는 담담했다. 오히려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나긋나긋하기까지 했다.

옆에 있던 서은하가 마른침을 삼키며 카메라의 초점을 내 손바닥 위의 장치로 고정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흥분과 긴장으로 잘게 떨리고 있었다.

-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 불쾌하니까.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동시에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운 살기가 서려 있었다.

- 네가 무슨 짓을 벌이고 다니는지 전부 보고 있어. 쓰레기 같은 방송을 켜고, 광대처럼 재롱을 부리며 연명하는 꼴이라니. 랭킹 1위의 말로치고는 제법 어울리는구나.

"광대라. 글쎄, 네 눈에는 그렇게 보이나 보지?"

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슬쩍 서은하를 향해 턱짓을 했다. 그녀는 내 의도를 대번에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은하가 들고 있는 최고급 지향성 마이크의 수신 감도가 극대화되었다. 동시에 내 손등 위로 띄워진 방송 상태창의 볼륨 설정 역시 최대치로 끌어올려졌다.

지금 이 통신은 내 개인 장비가 아닌, 협회의 제어 장치 채널을 강제로 타고 들어온 것이다. 즉, 방송 시스템 역시 이 음성 신호를 '현장 소음'으로 인식하여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유채린은 오만한 어조를 이어갔다.

- 지한아. 나는 네가 더는 추해지지 않았으면 해. 옛정을 생각해서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 줄게.

"자비?"

- 그래. 네가 지금 벌이고 있는 그 주작 방송을 당장 종료하고, 림보에서 조용히 사라진다면…… 네가 원하는 은퇴 자금 정도는 넉넉히 챙겨 줄 수 있어. 100억? 아니, 네가 평생 쓰고도 남을 300억을 주지.

유채린의 목소리에는 거만한 확신이 차 있었다. 돈 몇 푼 쥐여 주면 꼬리를 내릴 퇴물 헌터로 나를 취급하는 것이 분명했다.

- 하지만 내 제안을 거절하고 계속해서 협회와 신성 길드의 명예를 훼손하려 든다면, 그때는 단순히 매장당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네 곁에 있는 그 쥐새끼 같은 기자년과 함께, 흔적도 없이 증발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악랄하기 그지없는 협박. 세상 사람 모두가 자비롭고 고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성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힘든 천박함이었다.

나는 카메라 렌즈를 흘긋 보았다. 채팅창은 이미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폭주하고 있었다.

- 미친 ㅋㅋㅋㅋ 저거 진짜 유채린 목소리 맞냐? - 성녀 눈나 목소리가 왜 저렇게 깡패 같음? ㄷㄷㄷ - 300억 줄 테니까 방송 끄고 꺼지래 ㅋㅋㅋㅋ 대박 사건이다 진짜 - 협회랑 신성 길드가 공모해서 강지한 묻으려고 했던 거 팩트였네!!!

시청자 수가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2천만 명을 넘어 3천만 명을 향해 가고 있었다. 마력이 역류해 타들어 가던 내 심장 부근이, 급증하는 시청자 트래픽 덕분에 시원하게 풀려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300억이라. 대단한 액수네."

나는 짐짓 감탄한 척하며 대꾸했다.

"하지만 채린이 네가 간과한 게 있어."

- 간과한 것? 네놈이 지금 흥정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아니."

나는 제어 장치를 카메라 렌즈 바로 앞까지 들이밀며 속삭였다.

"내 방송 동접자가 지금 3천만 명을 돌파했거든. 그리고 이 마이크 성능이 기가 막히게 좋아서…… 방금 네가 한 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전 세계에 생중계됐어."

수화기 너머에서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 ……뭐?

"들려? 네가 그토록 숨기고 싶어 했던 그 더러운 본색이, 지금 실시간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 귀에 꽂히는 소리가."

- 강지한, 너……! 너 이 미친 새끼가!!!

늘 고상하고 품위 있는 척 연기하던 성녀의 가면이 완전히 찢겨 나갔다. 찢어지는 듯한 비명과 함께 유채린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 당장 꺼! 방송 꺼!!! 끄라고!!! 너 진짜 죽고 싶어?! 내가 너를 가만둘 줄 알아?!

"이미 늦었어, 채린아."

나는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읊조렸다.

"네가 보낸 암살단도, 네가 숨기려던 그 더러운 음모도. 전부 이 방송을 통해 세상 밖으로 기어 나오게 될 테니까. 기대해라. 내가 네 그 가짜 성녀 면상을 어떻게 짓밟아 주는지."

- 꺄아아악! 죽여 버릴 거야! 강지한!!!

뚝.

거친 비명과 함께 통신이 강제로 차단되었다. 장치의 푸른 불빛이 완전히 꺼지며 림보에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은 정반대였다. 상태창의 채팅창은 말 그대로 용암처럼 끓어넘치고 있었다.

- 와…… 소름 돋았다. 진짜 성녀 유채린 맞네. 말투 보소 ㅋㅋㅋ - "너 이 미친 새끼가" ㅋㅋㅋㅋㅋ 이게 성녀의 입에서 나올 소리냐? - 강지한 복귀 방송이 아니라 폭로 방송이었네. 헌터 협회 이제 어쩌냐? - 성좌들도 지금 단체로 멘붕 온 듯 ㅋㅋㅋㅋㅋ

실제로 내 눈앞에 기상천외한 알림들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나를 괴롭히고 고통받는 모습을 즐기려던 트롤 성좌들이, 예상치 못한 대형 폭탄급 전개에 흥분하여 미쳐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 🔔 성좌 '심해의 트롤러'가 가짜 성녀의 인성에 감탄하며 100,000코인을 후원합니다! ] [ 🔔 성좌 '심해의 트롤러'가 돌발 미션을 제안합니다! ] [ 📝 돌발 미션: '가짜 성녀의 더러운 유산 파괴하기' ] - 목표: 수렁의 림보 지하 깊은 곳에 숨겨진 신성 길드의 비밀 마석 채굴 장치를 파괴하십시오. - 제한 시간: 1시간 - 보상: 전성기 스탯 복구율 +5.0%, 전설급 무기 '심연의 톱날' 완전 개방. - 실패 시 패널티: 마력 영구 역류 및 심정지 유발.

"심연의 톱날 완전 개방이라."

나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내 손바닥 안에서 잠자코 숨을 죽이고 있던 까만 검, 심연의 톱날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검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1화부터 성좌들의 조롱 섞인 후원 속에서 획득했던 이 기이한 무기가, 마침내 진정한 주인을 알아보고 깨어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서 기자."

나는 뒤를 돌아보며 서은하에게 말했다.

"준비해. 이제 진짜 매운맛 보여 줄 테니까."

"언제든 준비되어 있어요, 지한 씨. 이 장부 파일이랑 방금 녹음본만 있으면 협회고 신성 길드고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요!"

서은하는 품 안에서 빛나고 있는 마이크로 비밀 장부 칩을 보여주며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과거 그녀가 내게 건넸던 그 장부에는, 협회 원년 멤버들의 비자금 흐름과 유채린의 배신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제 퍼즐의 조각은 모두 맞춰졌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우구구구구-!

지한의 발밑 대지가 기괴한 굉음과 함께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보랏빛 장막 너머에서 흘러나온 탁한 독기가 사방을 메웠다.

"어……? 지한 씨!"

서은하의 비명과 함께, 우리가 서 있던 견고한 암반이 통째로 주저앉았다. 그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그리고 시퍼런 마력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지하 독성 늪지대였다.

몸이 허공으로 붕 뜨는 감각과 함께, 나는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 ⚠️ 경고: 수렁의 림보 최하층 '독성 늪지대'에 진입합니다! ] [ ⚠️ 경고: 치명적인 독성 마력이 호흡기를 자극합니다! ]

추락하는 어둠 속에서, 나는 검자루를 더욱 꽉 쥐었다. 과연 이 아래에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슈우우우웅-!

거센 바람이 귓가를 찢을 듯이 울렸다. 시야가 온통 암흑과 보랏빛 독기로 뒤덮인 가운데, 몸이 중력을 잃고 아래로 사정없이 추락했다.

"꺄아아악!"

은하의 날카로운 비명이 공중에서 흩어졌다. 그녀가 들고 있던 촬영용 카메라는 공중을 빙글빙글 돌며 주변의 혼란스러운 풍경을 사정없이 흔들어대고 있었다.

나는 추락하는 와중에도 냉정을 잃지 않았다. 왼손을 뻗어 허공을 허우적대던 은하의 손목을 단단히 낚아챘다.

"내 몸에 꽉 붙어!"

"지, 지한 씨……!"

은하가 내 허리를 필사적으로 감싸 안았다. 동시에 나는 오른손으로 마력을 가동했다.

비록 전성기의 힘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공중 제동을 걸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발밑으로 보랏빛 마력을 응축시켜 디딤판을 만들었다.

콰아앙!

공중에서 한 차례 폭발적인 마력 반동이 일어났다. 추락하던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며, 우리는 질척이는 진흙 바닥 위로 거칠게 착지했다.

"커흑……!"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피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입가를 훔치자 붉은 선혈이 묻어났다.

유리몸. 방송이 켜져 있어 시청자들의 트래픽으로 연명하고는 있지만, 급격한 마력 소모는 여전히 내 시한부 같은 육체에 치명적인 과부하를 걸고 있었다.

"지한 씨! 피가……!"

은하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 소매를 붙잡았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손등으로 피를 닦아내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이 정도는 늘 있던 일이니까."

내 시선은 이미 우리를 둘러싼 사방을 향해 있었다.

질퍽거리는 자줏빛 진흙.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강산성의 독액들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치이익 소리를 내며 유독가스를 뿜어냈다. 숨을 쉴 때마다 폐부가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 ⚠️ 경고: '독성 늪지대'의 지속 대미지가 적용됩니다! ] [ ⚠️ 경고: 초당 체력이 0.5%씩 감소합니다. ]

상태창의 붉은 경고등이 요란하게 깜빡였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내 눈앞에 떠오른 실시간 시청자 수는 이미 3,200만 명을 돌파해 광속으로 치솟고 있었다. 성녀 유채린의 민낯을 생생하게 목도한 대중들의 광기가 고스란히 내 마력의 원천으로 치환되고 있었다.

두근! 두근!

터질 것처럼 비명을 지르던 심장이, 폭발적인 트래픽 마력을 수혈받으며 급격히 안정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채팅창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 와 미친 ㅋㅋㅋ 떨어졌는데 살았어? - 강지한 무빙 지렸다 진짜;; 방금 공중 제동 뭐냐? - 그 와중에 피 토하는 거 봐…… 몸 상태 진짜 최악인가 본데? - 성좌들아 빨리 후원해라! 지한이 형 죽는다!!!

[ 🔔 성좌 '방구석의 지배자'가 강지한의 생존력에 감탄하며 5,000코인을 후원합니다! ] [ 🔔 성좌 '빛의 추종자'가 10,000코인을 후원하며 성녀에게 배신당했다는 소식에 오열합니다! ]

수많은 후원 알림이 시야를 가리는 그때. 저 멀리 어둠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진흙을 헤치며 기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스스스스스-.

그것은 단순한 괴수가 아니었다. 몸길이만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지네 형상의 마물. 온몸이 단단한 보랏빛 갑갑으로 둘러싸인 채, 수백 개의 다리를 기괴하게 움직이며 우리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S급 변이 마물, '림보의 독각수'……!"

은하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그녀의 어깨가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

독각수의 아가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식성 독액이 공기를 녹이며 다가왔다. 피할 곳은 없었다. 뒤는 거대한 절벽이었으니까.

- ㅋㅋㅋ 트롤러 성좌 수준 보소. 미션 난이도 실화냐? - 저걸 맨몸으로 어떻게 잡아? 게다가 지한이 형 지금 무기도 제대로 없잖아! - 톱날 검 하나 들고 저걸 썰라고? 오바임;;

시청자들의 우려 섞인 채팅이 올라오는 순간. 나는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투박하고 이 빠진 칼자루를 쥐었다.

1화에서 성좌 '심해의 트롤러'가 나를 조롱하기 위해 던져주었던 쓰레기 같은 무기.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 검.

'심연의 톱날.'

내 손가락이 검자루를 움켜쥐는 순간, 차가운 금속의 감촉을 타고 기이한 공명이 전해졌다. 마치 오랫동안 굶주려 있던 포식자가 마침내 먹이를 발견하고 울부짖는 듯한 진동이었다.

"심해의 트롤러."

나는 허공을 향해 나직하게 읊조렸다.

"네가 이 검을 나한테 준 이유를 내가 모를 줄 알았나?"

이 검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었다. 주변의 '악의'와 '독기', 그리고 시청자들의 '부정적 감정'이 극에 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저주받은 신화급 무기.

지금 이곳은 수렁의 림보 최하층이자, 치명적인 독기가 가득한 늪지대다. 게다가 전 세계 3천만 명의 시청자들이 유채린의 배신에 분노하고, 나를 향해 우려와 악의를 쏟아내고 있었다.

조건은 완벽하게 충족되었다.

"지금부터 보여 주지. 이 검의 진짜 사용법을."

콰아아아앙!

내 손에 쥔 심연의 톱날이 폭발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검은색 연기가 검신을 감싸 안았고, 이내 이가 빠져 있던 톱날들이 기괴한 마력을 흡수하며 날카롭고 거대한 칠흑의 칼날로 재구성되었다.

[ 🔔 복선 회수: '심연의 톱날'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 [ 🎁 무기 정보: 심연의 톱날 (전설) ] - 현재 개방률: 100% (완전 개방) - 특수 효과: 주변의 독성 마력 및 부정적 감정을 흡수하여 공격력 500% 증폭. - 장착 효과: 전성기 근력 및 마력 복구율 즉시 +10.0% 적용!

"크오오오오!"

독각수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며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그 엄청난 기세에 주변의 대기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 거대한 괴수의 움직임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보였다. 전성기의 힘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다.

스윽.

나는 가볍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심연의 톱날을 단호하게 치켜올렸다.

파아아아앗-!

공간을 가르는 검은색 참격이 어둠을 집어삼켰다. 빛조차 통과하지 못할 것 같은 순수한 어둠의 궤적이 독각수의 거대한 몸체를 일직선으로 관통했다.

쿠구구구구!

단 한 격. S급 변이 마물의 견고한 갑각이 종잇장처럼 찢겨 나가며, 거대한 신형이 좌우로 반토막 났다. 자줏빛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지만, 내 몸을 감싼 검은 마력 장벽이 그 독액을 완벽하게 차단해 냈다.

스르륵.

괴수의 거대한 사체가 늪지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사방은 다시 고요해졌다.

은하는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고, 채팅창은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 ????? 내가 지금 뭘 본 거임? - 단 한 방에 S급이 썰렸다고? ㅋㅋㅋㅋㅋ - 와, 진짜 전성기 랭킹 1위 무력 어디 안 가네 미친;; - 심연의 톱날 이펙트 실화냐? 개간지 난다 진짜!!!

[ 🔔 돌발 미션: '가짜 성녀의 더러운 유산 파괴하기' (진행 중) ] - 수호자 '림보의 독각수' 처치 완료! - 비밀 마석 채굴 장치로 가는 경로가 확보되었습니다.

"가자, 서 기자."

나는 검을 가볍게 털어내며 앞으로 걸어갔다. 괴수가 버티고 있던 둥지 뒤편, 거대한 동굴 벽면이 허물어지며 숨겨진 공간이 드러나 있었다.

그곳에는 어둠 속에서 기괴하게 웅웅거리는 거대한 기계 장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수많은 붉은색 튜브들이 마력을 빨아들이며 고동치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괴물의 심장 같았다.

이것이 바로 신성 길드와 협회가 숨겨왔던 더러운 유산. 림보의 마력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마석을 채굴하던 비밀 장치였다.

"이걸 파괴하면 모든 게 끝나는 거군요……."

은하가 떨리는 목소리로 장치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내 발걸음은 장치 바로 앞에서 뚝 멈췄다. 침묵 속에서, 내 직감이 등등한 살기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기계 장치의 거대한 그림자 너머. 어둠 속에서 나직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벅. 벅. 벅.

"과연 랭킹 1위답군. 림보의 최하층까지 기어 내려와 이 사달을 벌여 놓다니."

동굴의 정적을 깨고 나타난 사내. 그는 신성 길드의 정예 헌터 복장을 입고 있었으나, 눈동자에는 지독한 살의와 혼탁한 마력이 들끓고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칼날 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붉은 피가 진흙을 적셨다. 그리고 그의 발밑에는…… 이곳을 지키고 있던 협회 연구원들의 참혹한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

"너는……."

은하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섰다.

사내는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품 안에서 붉게 빛나는 또 다른 제어 장치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방금 전 내가 유채린에게서 빼앗은 것보다 훨씬 크고 불길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성녀께서 전하라고 하시더군. 어차피 들통난 비밀이라면, 너와 함께 이 림보 통째로 묻어버리겠다고."

사내의 손가락이 제어 장치의 붉은 버튼을 꾹 눌렀다.

위이이이이잉-!

지하 동굴 전체가 무너질 듯한 진동과 함께, 대형 마석 채굴 장치의 가동음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벽면에 박혀 있던 마석들이 붉게 달아오르며 임계점을 넘어서는 빛을 토해냈다.

[ ⚠️ 경고: 수렁의 림보 전체에 '마력 과부하 자폭 시퀀스'가 작동합니다! ] [ ⚠️ 경고: 탈출 불가! 폭발까지 남은 시간: 3분 00초! ]

자폭의 핏빛 조명 아래에서, 사내가 미친 듯이 웃어젖혔다.

"함께 지옥으로 가자, 강지한!"

[ 현재 전성기 스탯 복구율: 21.5% ] [ 누적 후원 코인: 1,845,000 코인 ] [ 현재 동시 접속자 수: 36,420,000 명 ]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