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파아앙!*

포수 미트가 찢어질 듯한 파열음이 불펜 실내 연습장을 가득 채운다. 가죽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101.4마일. 시속 163킬로미터의 광속구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쾅!*

손끝을 떠난 공이 포수 키를 훌쩍 넘어 뒤편 안전망을 사정없이 때린다. 투수판에 서 있는 붉은 머리의 거구, 타일러 콜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글러브를 내팽개친다. 구단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트레이드로 영입된 루키. 9이닝당 탈삼진(K/9) 13.2라는 괴물 같은 구위를 가졌으면서도, 9이닝당 볼넷(BB/9) 역시 6.8에 달하는 시한폭탄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면서 제구가 완전히 무너진 투수는 드물었다.

"감독님, 저 녀석은 안 됩니다. 마운드 위의 무법자예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수류탄을 가을 야구 마운드에 올릴 수는 없습니다."

투수 코치가 고개를 저으며 당신에게 태블릿을 내민다. 스프레이 차트에는 사방으로 튄 붉은 점들이 가득하다. 스카우터들과 현지 언론은 벌써부터 당신의 장단에 맞춰 '실패한 도박'이라며 연일 조문 기사를 쓰고 있다. 가을 야구 진출을 확정 짓기까지 남은 경기 수는 단 12경기. 1승이 급한 시점에서 이런 난봉꾼을 안고 가는 것은 자멸 행위처럼 보일 터다.

하지만 당신의 눈은 콜의 어깨와 골반이 움직이는 미세한 각도를 쫓고 있다. 미래의 메이저리그 분석 노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콜의 문제는 멘탈이나 어깨 회전근이 아니다. 투구 시 디딤발이 홈플레이트 중심에서 왼쪽으로 고작 3인치 벗어나 불필요한 횡적 회전이 걸리는 것, 그것뿐이다.

"치기 불가능한 공을 던지면서 정작 본인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투수라."

당신은 불펜 마운드로 천천히 걸어간다. 당신을 바라보는 콜의 푸른 눈동자에는 독기와 반항심, 그리고 완벽히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루키 특유의 초조함이 뒤섞여 있다. 당신은 그의 어깨를 강하게 쥐며 낮게 읊조린다.

"타일러, 디딤발을 3루 쪽으로 정확히 공 반 개만 안쪽으로 딛어라. 그리고 그립을 가볍게 쥐고 검지에 힘을 빼."

콜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당신을 보더니, 이내 침을 뱉고 투구 동작에 들어간다. 셋포지션. 다리가 올라가고, 강력한 힙턴과 함께 팔이 채찍처럼 넘어온다.

*콰아앙!*

낮고 날카롭게 꺾이며 스트라이크 존 보더라인 구석을 찌르는 101마일의 포심 패스트볼. 포수의 미트가 단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은 채 공을 움켜쥐었다. 힘을 뺀 상태에서도 공 끝의 종무브먼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살아났다. 콜이 제 손끝을 멍하니 바라본다. 불펜 안의 모든 코칭스태프가 침묵에 잠긴다.

비법은 통했다. 이제 이 괴물의 제구 공식을 쥐고 있는 것은 당신뿐이다. 하지만 가을 야구라는 심판대의 시간은 턱밑까지 흐르고 있다. 당장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지구 선두와의 3연전.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그의 연투를 제한하며 승부처의 셋업맨으로 기여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선발 로테이션의 전면에 세워 단숨에 가을 야구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등판시킬 것인가.

당신은 태블릿 속 콜의 피칭 궤적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들이쉰다. 결정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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