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타격 케이지를 강타하는 가죽 공의 비명은 무거웠다. 백네트에 박힌 공이 힘없이 바닥으로 구른다.
*휙!*
이어진 스윙은 허공을 갈랐다. 가쁜 숨소리와 함께 거친 욕설이 타격 케이지 안을 가득 채운다. 헥터 게레로. 6년 1억 800만 달러의 거액을 안겨준 구단의 심장이자 유일한 스타. 하지만 지금 그의 방망이는 얼어붙었다. 25타석 연속 무안타. 시즌 타율은 .298에서 .214까지 수직 낙하 중이다.
"젠장, 대체 왜 안 맞는지 모르겠어!"
게레로가 배트를 시멘트 바닥에 내팽개쳤다. 야구공 실밥이 닳도록 쳐대도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클럽하우스 밖의 여론은 더 처참하다. <디 애슬레틱>은 연일 '30대 초반 바지사장 감독의 한계'라는 헤드라인으로 당신을 난도질하고 있다. 고액 연봉자의 슬럼프를 방치하는 무능한 감독이라는 오명. 프런트 오피스마저 벌써부터 당신의 경질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중이다.
당신은 게레로의 팽팽하게 곤두선 등 뒤로 천천히 다가갔다. 힘껏 쥔 그의 주먹이 떨리고 있었다.
당신은 알고 있다. 미래의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와 정밀 초고속 카메라 분석이 증명해 낸 게레로의 치명적인 결함. 그는 지금 최근 리그를 뒤흔드는 97마일짜리 하이 패스트볼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힙턴을 0.05초 일찍 가져가고 있다. 그로 인해 뒤쪽 어깨가 무너지며 배트 궤적이 쓸데없이 가팔라졌고,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원인은 심플하다. 교정 역시 타격 매커니즘의 미세한 조정만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게레로는 올스타 3회 선정에 빛나는 자존심 강한 베테랑이다. 애송이 감독의 훈수를 순순히 들을 위인이 아니다. 잘못 터치했다간 클럽하우스 기강 자체가 공중분해 될 터였다.
게레로가 땀에 젖은 얼굴을 닦으며 당신을 노려보았다. 충혈된 그의 눈빛에는 패배감과 분노, 그리고 어린 감독에 대한 불신이 뒤섞여 있었다.
"감독님. 내 타격 폼에 기술적인 참견을 하러 온 거라면 관두는 게 좋을 겁니다. 나도 내 밥값은 알아서 하니까."
으르렁거리는 그의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쳐 있었다.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1억 달러의 사나이. 그를 굴복시키고 팀의 중심을 잡을 방법은 오직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