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검은 연기가 로마의 하늘을 뒤덮는다. 피스톤이 철컥거리며 거대하게 움직인다. 야철 공장의 굉음이 도성을 흔든다. 석탄의 열기가 로마의 한기를 몰아낸다. 평민들은 문명의 신기술에 경탄한다. 그들은 고된 노역의 사슬을 벗어던진다. 당신의 정치적 성망은 극에 달했다. 황태자의 이름이 온 거리에 쟁쟁하다. 하지만 백성의 환호는 적의 분노가 된다.
원로원은 이 거대한 변화에 몸서리친다. 기득권인 노예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그들의 오랜 부와 권력이 소멸할 판이다. 귀족들은 이대로 사멸할 수 없다고 믿는다. 어두운 밀실에 음모의 등불이 켜진다. 그들의 분노와 공포가 맹약으로 굳어진다. 비밀리에 사병과 용병단이 소집된다. 검투사 출신의 무뢰한들이 검을 간다. 변경의 퇴역병들도 불순한 돈에 움직인다. 그들의 목표는 오직 황실의 파멸이다. 무력으로 제국의 구체제를 복구하려 한다. 용병들의 거친 발소리가 도성을 조인다.
간자가 보낸 보고서가 당신에게 전해졌다. 당신은 시끄러운 공장 한편에서 이를 읽는다. 용광로의 붉은 빛이 보고서를 붉게 물들인다. 반역의 계획은 생각보다 치밀하고 방대하다. 수도방위군조차 이미 뇌물에 매수되었다. 성문 안팎에서 피비린내가 풍기기 시작한다. 제국의 번영을 이끌 기계들이 위태롭다. 그들은 문명의 불씨를 꺼트리려 한다. 제국을 암흑의 과거로 돌려보낼 수는 없다. 당신의 가슴 속에서 가파른 숨이 솟구친다.
침묵이 깊어질수록 긴장감이 가중된다. 심복들이 당신의 명령만을 기다린다. 검을 쥔 손에 무거운 땀이 고인다. 이 성패에 로마의 명운이 달렸다. 뒤로 물러설 곳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세력 판도가 그려진 지도를 펼친다. 사태의 해결을 위한 두 명의 우군이 있다. 먼저 일어선 자들은 철강 자본가들이다. 그들은 신기술의 혜택을 톡톡히 받았다. 무장한 사병들을 즉시 동원할 기세다. 반역자들을 무력으로 숙청하자고 청한다. 또 다른 세력은 동방의 거상들이다. 그들은 막강한 부로 무역로를 지배한다. 귀족들의 재정을 파탄 내 자멸시킬 수 있다. 전쟁 없이 적의 근간을 뿌리 뽑는 계책이다.
칼끝이 목전까지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무장한 반역자들의 연합이 숨을 들이쉰다. 더는 지체할 시간도, 타협의 길도 없다. 제국의 미래를 걸고 결단해야만 한다. 당신의 차가운 안광이 지도를 내리꽂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