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철컥.

태산 파이낸셜 대표실의 두꺼운 목재 문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닫혔다. 잠금장치가 맞물리는 마찰음이 밀폐된 공간을 날카롭게 갈랐다.

태준은 서우를 단둘이 있는 태산의 대표실로 밀어 넣고 문을 잠그더니 잔인할 정도로 섹시하게 미소 짓는다.

"이제 제대로 대가를 치러야지, 부인?"

그의 목소리는 낮고 깊게 깔려, 방 안의 건조한 공기를 단숨에 장악했다. 창밖으로 몰아치는 밤비 소리가 아득한 소음으로 밀려났다.

서우는 숨을 죽였다. 코끝으로 스며드는 태준의 짙은 시더우드 향이 체온이 내려앉아 둔해진 감각을 자극했다. 손끝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저체온증의 전조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오른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가상의 주판을 튕겼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필요한 온기의 가치와 그가 요구할 대가의 손익계산서가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교차했다.

서우의 시선이 먼저 움직였다. 처음에는 태준의 단단한 목덜미 언저리에 머물며 그의 어깨가 만드는 그림자를 헤아렸다. 이내 그의 붉은 입술이 만들어내는 비스듬한 호선으로 시선이 내려앉았다가, 마침내 그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물러설 곳은 없었다.

"거래 조건을 잊은 건 아니겠죠, 권태준 씨."

서우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호흡이 떨리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턱을 꼿꼿이 세웠다.

"잊을 리가."

태준이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몸이 뿜어내는 비정상적인 열기가 서우의 뺨을 스쳤다.

"네가 나한테서 온기를 사 가겠다고 했을 때, 난 분명히 말했을 텐데. 내 몸값이 그리 싸지 않다고."

그의 긴 손가락이 서우의 뺨을 스치듯 내려와 목덜미를 감싸 쥐었다. 그 순간, 지독한 이명과 함께 얼어붙던 혈류가 요동치며 뜨거운 전류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서우는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그의 가슴팍에 이마를 기댔다. 굳어 가던 호흡이 풀리는 감각은 달콤하면서도 지독하게 굴욕적이었다.

"하아……."

"이것 봐. 몸은 이렇게 솔직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계산기나 두드리고 있지."

태준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의 손길이 서우의 허리를 강하게 감싸 안으며 제 품으로 완전히 밀착시켰다. 얇은 실크 블라우스 너머로 전해지는 그의 심장 박동이 서우의 가슴을 때렸다.

서우는 그의 품에 안긴 채로 눈을 감았다. 머릿속의 장부가 미친 듯이 숫자를 갱신하고 있었다.

[체온 회복률: 45%... 65%... 85%] [소모 비용: 권태준을 향한 통제권 일부 이양]

"계산은 제 전문이니까요."

서우가 그의 가슴을 밀쳐내지 않고, 오히려 그의 셔츠 깃을 움켜쥐며 속삭였다.

"당신이 제게 주는 이 온기,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되게 하진 않을게요. 약속하죠."

태준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푸른 안개를 머금은 듯 깊어졌다. 그는 서우의 이마에 깊게 입을 맞추며, 낮게 읊조렸다.

"그래. 그 오만한 주둥이가 어디까지 버티나 보지."

밀폐된 집무실을 가득 채웠던 숨 가쁜 열기가 서서히 잦아들 무렵,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어 가진 기묘한 충족감 속에서 삼성동 펜트하우스 '테라피움'으로 복귀했다. 차 안에서도 두 사람 사이에 감도는 공기는 이전의 냉랭함과는 사뭇 달랐다. 손끝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흐르는 미묘한 텐션은, 서로를 향한 경계이면서도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이었다.

* * *

테라피움의 거실은 적막했다.

태준은 샤워를 하겠다며 자신의 구역으로 들어갔고, 서우는 홀로 거실 소파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머릿속은 온통 태산 파이낸셜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부채 문제로 가득했다. 가문을 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근본적인 부채를 완전히 탕감하고, 도원 그룹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거대한 카드가 필요했다.

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두운 복도를 걸었다. 그녀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펜트하우스 2층 깊숙한 곳에 위치한 태준의 개인 서재였다. 평소라면 엄격히 통제되었을 공간이지만, 오늘 밤 태준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야만 했다.

서재의 문은 소리 없이 열렸다.

방 안으로 발을 들이자 묵직한 가죽 냄새와 오래된 종이 향, 그리고 태준 특유의 시더우드 잔향이 공기 중에 낮게 깔려 있었다. 서우는 긴장으로 침을 삼키며 책상 뒤편의 서랍장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허공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골든핑거, '인간 손익 계산안'이 활성화되었다. 시야가 푸른빛 서체로 가득 차며 방 안의 모든 물건이 지닌 가치가 숫자로 환산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뇌리에 지난번 권도진의 숨통을 끊어놓았던 그 짜릿한 승리의 감각이 스쳐 지나갔다. 권도진이 관리하는 도원 실업 차명 비자금 계좌 정보(장부 가치 500억 원)를 손에 넣고, 그것을 이용해 특별 세무조사단을 역으로 파멸시켰던 기억은 서우에게 확신을 주었다. 하지만 태산의 완벽한 자립을 위해서는 더 큰 판이 필요했다.

동시에 서채율의 약점도 떠올랐다. 서채율의 명하 아트재단 위작 거래 및 횡령 내역(장부 가치 300억 원)은 현재 민 비서가 추적 중인 위작 차량의 움직임과 맞물려 그녀를 사교계에서 완전히 매장할 확실한 올가미가 될 터였다. 그러나 도원 그룹 전체를 흔들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서우의 눈길이 태준의 책상 하단, 이중 잠금장치가 걸린 비밀 금고에 닿았다. 계산안의 푸른 빛이 금고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10년 전 신탁 기금 비밀 조항 문서: 장부 가치 측정 불가 — 도원 그룹의 아킬레스건]

'측정 불가라니.'

서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어떤 자산이든 명확한 액수로 환산해 내던 그녀의 계산안이 가치를 매기지 못하는 문서라니. 이것은 도원 그룹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기밀임이 틀림없었다.

동시에 지독한 이명이 귓가를 때렸다. 삐이이- 하는 금속성 소음과 함께 손끝부터 급격하게 피가 식어가는 빙결 증상이 몰려왔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호흡이 가빠졌다. 서우는 이빨을 악물며 금고의 다이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계산안이 가리키는 푸른 궤적을 따라 비밀번호를 하나씩 맞춰 나갔다.

탁, 타닥.

마지막 다이얼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무거운 금고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그 안에서 먼지 쌓인 가죽 폴더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 * *

서우는 떨리는 손으로 폴더를 열고 내부의 서류를 넘겼다.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서우의 시선이 빠르게 텍스트를 훑어내렸다. 계산안의 빛이 활자 위를 흐르며 숨겨진 행간을 해독해 나갔다.

[도원 그룹 공동 설립 및 자산 귀속 조항] [신탁 자금 제4호: 태산 파이낸셜 원천 자산의 강제 편입에 관한 건]

서류의 내용을 확인해 가던 서우의 눈동자가 충격으로 굳어졌다. 호흡이 완전히 멎는 것만 같았다.

10년 전, 도원 그룹이 현재의 거대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발판이 된 도원 신탁 자금. 그 자금의 원천이 바로 자신의 부친이 이끌던 태산 파이낸셜의 핵심 자산들이었다.

단순한 합병이나 투자의 실패가 아니었다. 도원 그룹의 회장과 그 일가들이 음모를 꾸며, 서우 부친의 자산을 강제로 강탈하고 법망을 피해 신탁 자금으로 묶어둔 것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서우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그녀의 가문이 짊어진 수천억 원의 빚, 아버지가 쓰러지고 가문이 몰락해야 했던 그 비극의 시작점이 바로 도원 그룹의 무자비한 약탈에 있었다. 그 약탈로 세워진 제국의 후계자가 바로 지금 자신과 계약 결혼을 맺은 권태준이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자신을 향한 수많은 멸시와 조롱, 사교계에서 '몰락 가문의 딸'이라 불리며 받아야 했던 수모의 진실이 이 낡은 종이 몇 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녀의 부친이 피땀 흘려 일군 자산이 도원의 피를 돌리는 심장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서우의 손가락이 문서 모서리를 찢을 듯이 움켜쥐었다. 슬픔이나 분노보다 먼저 차가운 이성이 머리를 지배했다. 이 문서에 기록된 비밀 조항만 있다면, 태산 파이낸셜의 빚을 탕감하는 수준이 아니라 도원 그룹을 상대로 정당한 자산 반환 소송을 제기해 그들을 파멸로 몰고 갈 수 있었다. 그녀가 갈망하던 '완벽한 정서적, 재정적 자립'의 열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저려왔다. 이 사실을 권태준은 알고 있었을까. 자신을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보며, 점차 선을 넘어 집착해 오던 그 남자는 과연 이 추악한 진실의 공범일까, 아니면 방관자일까.

서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문서의 마지막 페이지, 잠금장치가 걸린 디지털 칩의 보안을 해제하기 위해 계산안의 한계를 쥐어짜 냈다. 체온은 이미 영하에 가까운 감각으로 떨어져, 손가락 끝이 감각을 잃고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귀가 찢어질 듯한 이명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띡, 띠리릭-.

마침내 디지털 보안이 해제되며 화면에 도원 그룹의 신탁 자금 흐름도가 완벽하게 시각화되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끼이익-.

적막한 서재 안으로, 닫혀 있던 문이 부드럽게 열리는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서우의 척추를 타고 서늘한 전율이 흘렀다. 그녀는 굳어버린 몸을 천천히 돌렸다.

서재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흐릿한 거실의 불빛을 등진 채, 한 남자의 거대한 실루엣이 우뚝 서 있었다. 샤워를 마친 듯 가벼운 로브 차림의 권태준이었다. 젖은 머리칼 사이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그의 쇄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둠 속에서 그의 두 눈동자가 맹수처럼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서우의 손에 들린 문서와, 열려 있는 비밀 금고를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태준의 입가에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미소가 천천히 번져 나갔다.

"내 서재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계산하고 있지, 부인?"

그의 목소리가 서재의 무거운 공기를 가르고 낮게 가라앉았다.

서우는 굳어버린 손가락 끝으로 서류 모서리를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귓가에서 웅웅거리는 이명이 폭풍처럼 고막을 때렸고, 심장박동이 느려지며 가슴 안쪽이 얼어붙는 통증이 시작되었다.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절체절명의 타이밍에, 그녀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잘게 흔들렸다.

서우의 시선이 먼저 바닥에 떨어진 그림자로 향했다. 태준의 거대한 실루엣이 서재 바닥을 어둡게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뒤, 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위로 올라가 그의 로브 깃 사이로 드러난 단단한 쇄골과 그 위로 맺힌 뜨거운 물방울에 머물렀다. 그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열기가 이 공간의 냉기를 밀어내고 있었다. 마침내 서우는 턱을 치켜올리며, 어둠 속에서 푸른 안광을 번뜩이는 태준의 깊고 집요한 눈동자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남의 서랍을 함부로 여는 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예의가 아닐 텐데."

태준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의 발소리가 카펫 위에서 소리 없이 뭉개졌지만, 그가 다가올 때마다 밀려드는 열기의 파동은 서우의 피부에 고스란히 닿았다.

"도둑질치고는 제법 대담하군, 한서우."

"도둑질이라니요."

서우는 떨리는 호흡을 억누르며, 부러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원래 내 가문의 자산이었던 것을 확인하는 게 도둑질이라면, 그걸 강탈해 제국을 세운 도원 그룹은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강도? 아니면 사기꾼?"

"말조심해."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10년 전, 당신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를 어떻게 나락으로 밀어 넣었는지 이 문서가 아주 친절하게 증명해 주고 있는데."

서우가 들고 있던 서류철을 태준의 가슴팍을 향해 가볍게 던지듯 내밀었다. 그러나 서류를 쥐고 있던 그녀의 손끝이 보기 흉하게 덜덜 떨렸다. 손톱 밑이 이미 푸르스름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한계를 넘어선 골든핑거의 대가가 그녀의 온몸을 마비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태준은 가슴에 닿았다가 떨어지는 서류철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의 눈은 오직 서우의 하얗게 질린 얼굴과, 추위로 이가 맞부딪치는 것을 참으려는 듯 굳게 다문 입술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대단한 진실을 손에 넣은 대가가 고작 이건가?"

태준이 비웃듯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뜨거운 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서우의 척추를 타고 짜릿한 전류가 흘렀다. 얼어붙었던 혈관이 거칠게 뚫리며 뜨거운 피가 사방으로 도는 감각에 서우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의 힘이 풀렸다. 스르륵 무너지는 그녀의 허리를 태준이 거칠게 잡아끌어 제 품에 밀착시켰다.

"하윽……."

서우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태준의 단단한 가슴에 뺨을 댄 채, 그의 로브 깃을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움켜쥐었다. 그의 살결에서 풍기는 짙은 비누 향과 체온이 혼탁해진 뇌리를 강타했다.

"이것 봐. 여전히 나 없이는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태준이 허리를 감싼 손에 힘을 주며 서우를 더 깊숙이 안았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서우의 젖은 머리칼을 스치며 귓가를 간지럽혔다.

"이 문서를 들고 세상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넌 길바닥에서 얼어 죽어. 내 온기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몸으로, 도대체 무슨 복수를 하겠다는 거지?"

"할 수…… 있어요."

서우는 그의 품속에서 이빨을 악물었다. 그의 심장 박동이 그녀의 가슴뼈를 울릴 정도로 강하게 뛰고 있었다.

"당신을 이용하면 돼요. 내 몸이 얼어붙을 때마다, 당신에게서 필요한 만큼 온기를 사 오면 그만이니까."

"사 온다?"

태준의 목소리가 한층 더 낮고 위험하게 변했다. 그는 서우의 턱을 부드럽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쥐어 잡고 고개를 들게 만들었다. 물기 어린 그의 눈동자가 서우의 입술을 삼킬 듯이 응시했다.

"그럼 이번에는 뭘 지불할 건가, 부인? 서채율의 약점? 아니면 방금 네가 털어간 도원의 비밀?"

"그건……."

"착각하지 마, 한서우."

태준의 입술이 서우의 귓가에 바짝 다가왔다. 그의 뜨거운 호흡이 닿는 곳마다 소름이 돋아났다.

"그 문서, 내가 너 보라고 일부러 치우지 않은 거야."

서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머릿속의 주판알이 덜컥 멈춰 서며 가상의 숫자들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계산을 초과하는 상황이었다.

"무슨…… 소리야?"

"10년 전 신탁 자금의 비밀 조항. 그거, 내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약탈한 게 아니야."

태준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잔인하게 휘어졌다.

"네 아버지가 도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스스로 제 목을 기요틴에 밀어 넣으며 걸어둔 마지막 덫이지. 그리고 그 신탁 자금의 최종 인출 권한을 활성화하는 열쇠는……."

태준이 서우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볍게 부딪치듯 문지르며, 낮고 은밀하게 속삭였다.

"오직 도원의 직계 후계자인 나와, 태산의 유일한 상속녀인 네가 '진짜 부부'가 되어 결합하는 것뿐이야. 쇼윈도가 아니라, 영혼까지 섞이는 진짜 부부 말이지."

서우의 숨이 멎었다.

"자, 이제 다시 계산해 봐, 한서우."

태준의 손가락이 그녀의 목덜미를 강하게 쓸어내렸다. 터질 듯한 열기가 그녀의 온몸을 지배하는 가운데, 태준이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나를 완벽히 네 남자로 만들어 이 제국을 통째로 삼킬 건지, 아니면 이 서재에서 그대로 얼어 죽을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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