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지하 사당의 공기는 썩은 피와 매캐한 유황 냄새로 가득했다.

영안(靈眼)을 밝힌 설우향의 시야에 붉고 푸른 기류가 어지럽게 뒤엉켰다. 사당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로막은 것은 천명회방의 마인들과, 광증에 찌들어 이성을 잃은 설가의 정예 무인들이었다. 그들의 동공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입귀에서는 검은 타액이 흘러내렸다.

그 백 명에 달하는 인간 장막의 한가운데,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대검을 짚고 선 사내가 있었다.

설천교(薛天驕).

가문의 적자이자 소가주였던 사내의 도포는 이미 피로 검붉게 절어 있었다. 그의 어깨와 가슴팍에는 거친 검흔들이 즐비했고, 내력이 고갈되어 부르르 떨리는 손가락 끝에서는 붉은 선혈이 쉴 새 없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적들의 포위망 속에서, 그는 오직 가문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뼈마디가 하얗게 불거지도록 검자루를 움켜쥐고 있었다.

우향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천교의 거친 숨소리가 동굴 벽을 타고 무겁게 울렸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오만했으나, 그 이면에는 부서질지언정 꺾이지 않겠다는 숭고한 비장미가 서려 있었다. 우향의 시선이 천교의 검 끝과, 그의 손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기이한 진기의 흐름으로 향했다.

그 순간, 우향의 뇌리에 강렬한 기억의 파편이 스쳐 지나갔다.

나락천의 그 어두운 심연을 딛고 기어 올라왔던 날. 가문의 경계목에 새겨져 있던 기형적인 검흔과 뒤틀린 흑철의 흔적을 만졌을 때의 감각이 손끝에서 되살아났다. 그것은 설가 고유의 설호검법(薛虎劍法)이 아니었다. 내공의 흐름을 강제로 비틀어 폭발적인 위력을 내는 마교의 비기, 철혈검법(鐵血劍法)의 흔적이었다.

‘그 흔적이…… 바로 너였구나.’

우향의 가슴 깊은 곳에서 묵직한 울림이 일었다.

설천교는 가문이 마교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밤마다 아무도 모르게 홀로 내공 과부하를 겪어가며 그 금기된 검을 수련했던 것이다. 가문의 멸문을 막을 수만 있다면 스스로 마공의 업화에 불타 괴물이 되어도 좋다는 각오로.

태생부터 천대받으며 자란 우향에게 가문이란 그저 벗어나야 할 저주이자 심연에 불과했다. 하지만 눈앞의 사내에게 백협 설가는 목숨과 영혼을 바쳐서라도 지켜내야 할 유일한 하늘이었던 것이다.

“……아직 살아 있었군, 서자.”

천교가 갈라진 목소리로 피를 토하듯 뱉었다.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이곳은 설가의 사당이다. 마인들의 발걸음이 조상의 영면을 더럽히게 둘 순 없다. 설령 내 혼백이 이곳에서 흩어질지라도.”

우향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다. 검신에 어린 푸른 광채가 사당의 혈광을 밀어내며 서늘하게 빛났다.

“혼자 다 짊어지려 하지 마라. 형.”

‘형’이라는 한 마디가 우향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을 때, 천교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평생을 서자라 멸시하며 벽을 두었던 동생의 입에서 나온 그 단어는, 천교의 가슴을 관통하는 거대한 도끼와도 같았다.

“너 같은 서자 놈에게…… 형 소리를 들을 만큼 약해지지 않았다.”

천교가 핏발 선 눈으로 설호검을 고쳐 잡았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우향을 향한 적의나 경멸은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동생의 검 끝에 실린 압도적인 힘에 대한 경외와, 같은 핏줄로서 느끼는 기묘한 연대감만이 흐르고 있었다.

우향은 검자루를 쥐어짜듯 움켜쥐었다. 타인을 절대 믿지 못하던 그의 차가운 마음속에서, 처음으로 타인을 향한 단단한 신뢰의 싹이 틔었다. 천교의 고결한 투지와 가문을 향한 처절한 책임감은, 우향의 가슴속에 웅크리고 있던 얼어붙은 독존의 고독을 녹여내기에 충분했다.

“간다.”

우향의 묵직한 한마디와 동시에 두 사내의 신형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스스스스!

천명회방의 마인들이 기괴한 괴성을 지르며 삼천 기마 전열에 준하는 밀집 방진을 형성해 덮쳐왔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검은 살기와 병장기의 울음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했다.

하지만 두 형제의 검은 이미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었다.

설호검법의 극의. 홀로 펼칠 때는 가질 수 없었던 음양의 조화가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쌍호합포(雙虎合抱)!”

우향의 푸른 검선인결 서리진기와 천교의 붉은 철혈검 강기가 허공에서 교차했다. 푸른 호랑이와 붉은 호랑이가 서로를 끌어안듯 회오리치며 거대한 빛의 폭풍을 만들어냈다.

콰아아앙!

빛의 폭풍이 마인들의 전열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어설프게 마공을 주입받아 괴뢰가 된 자들의 육신이 단숨에 동강 나며 사방으로 비산했다. 쇄도하던 마인들의 삼천 전열이 마치 거대한 칼날에 베인 비단처럼 두 갈래로 깨끗하게 갈라졌다. 그것은 그 어떤 요사스러운 마공으로도 막을 수 없는, 가문의 명예를 수호하려는 두 천재의 진심이 이뤄낸 신화적인 합격검이었다.

참성(斬聲)이 대기를 찢었다.

“크아아악!”

단 한 번의 격참으로 수십 명의 마인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천명회방의 예비대마저 그 압도적인 위력 앞에 질려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리의 대가는 가혹했다.

천교는 마지막 남은 생명력까지 검에 쏟아부은 듯, 합격검이 끝나자마자 무릎을 꿇으며 선혈을 쏟아냈다.

“쿨럭! ……우향아, 가라…… 은광태를…….”

그의 영혼이 연소하듯 일렁였다.

그와 동시에, 우향의 머릿속을 찌르는 듯한 격통이 습격했다.

키이이이잉!

검선인결의 대가. 방금 베어낸 마인들의 원한과 억울함, 비명 지르는 혼백들이 한꺼번에 우향의 단전으로 밀려들었다. 수많은 영적 외채가 그의 혈도를 사정없이 짓눌렀다.

“윽……!”

우향의 눈에서 붉은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전신의 기혈이 뒤틀리며 심마의 불길이 심장을 태워 들어갔다. 시야가 붉게 물들고, 고대 무인들의 저주 섞인 환청이 귓가를 난타했다. 힘을 쓸 때마다 영혼을 갉아먹는 인과의 굴레가 그를 어둠의 심연으로 끌어내리려 했다.

단전이 폭발할 것만 같은 극도의 사경(死境).

우향의 신형이 흔들리며 바닥으로 쓰러지려는 찰나, 차갑고 부드러운 손길이 그의 뺨을 감싸 안았다.

은은한 약초 향이 피비린내를 뚫고 코끝을 스쳤다.

목연화였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연화는 우향의 고통을 제 눈으로 확인하자마자, 품 안에서 소중히 간직해 왔던 투명하게 빛나는 얼음 결정을 꺼냈다. 나락천 침전의 깊은 곳에서만 자생한다는 극한의 정수, 빙로단(氷路丹)의 정수였다.

그녀는 주저하지 않았다.

연화는 빙로단의 정수를 자신의 입에 물고, 그대로 우향의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읍.

차가우면서도 더없이 따스한 감촉이 전해졌다. 연화의 구강을 통해 전달된 빙로단의 정수가 우향의 목구멍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스아아아아…….

빙로단의 정수가 단전에 닿는 순간, 활화산처럼 타오르던 마기의 불길이 순식간에 가라앉기 시작했다. 얼음처럼 차가운 영약의 기운이 뒤틀린 혈도를 하나하나 바로잡으며, 원혼들의 저주를 부드럽게 감쌌다. 심마에 잠식되려던 우향의 정신이 맑게 깨어났다.

우향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가에 맺혀 있던 피눈물이 연화의 부드러운 손가락에 의해 닦여 나갔다.

“정신이…… 드십니까?”

연화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우향을 향한 무한한 신뢰로 가득 차 있었다.

“살아남으셔야 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향은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새로운 힘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히 무학의 내공이 아니었다. 타인을 믿지 못하던 결함투성이 서자가, 형제의 비장함과 여인의 헌신을 통해 얻어낸 진정한 도심(道心)의 힘이었다.

그의 단전에서 청량한 기운이 폭발하듯 회전했다.

우향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의 시선은 이제 사당 중앙에 자리 잡은 기괴한 핏빛 제단으로 향했다. 은광태가 마교의 부활을 위해 세워둔, 원혼의 기운이 소용돌이치는 사악한 원천이었다.

백발검선이 남겼던 기맥 비결의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제단의 눈을 파해라. 음산한 기운의 봉인을 깨부수어야만 마기가 사방으로 흩어지리라.’

“내가 끝내겠다.”

우향은 검을 굳게 쥐고 제단을 향해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제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마기가 그의 온몸을 짓눌렀으나, 이미 빙로단으로 정화된 그의 내공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 걸음, 한 걸음.

우향이 제단의 정점에 도달해 검을 높이 치켜든 바로 그 순간.

고오오오오오!

사당 지하 전체가 거대한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단순히 지반이 흔들리는 수준이 아니었다. 사당 가조의 깊은 지하, 그 은밀한 심연에서부터 분출되는 강력한 진동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쿠구구구구궁!

그리고 사당 벽면의 거대한 석조 구조물 뒤편에서, 수백 년 동안 멈춰 있던 철제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기괴한 쇳소리가 사방을 가득 메웠다.

키익, 키이이이익!

그것은 은광태가 준비한 마교 부활 의식의 최종 단계가 강제로 가동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불길한 서곡이었다. 제단 아래의 비도들이 열리며, 검붉은 혈수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뿜어져 나온 혈수는 제단 주위의 도랑을 따라 빠르게 흐르며, 바닥에 새겨진 거대한 기하학적 문양을 채워 나갔다. 그것은 단순한 피가 아니었다. 기괴한 마기가 응축되어 부글거리는 핏물은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대사당의 기둥들을 타고 기어올랐다.

“끄으으으……!”

바닥에 쓰러져 있던 마인들의 시신과, 아직 숨이 붙어 있던 괴뢰들의 육신이 혈수에 닿자마자 기이한 소리를 내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살점이 녹아내린 뼈대 위에 검붉은 마기가 엉겨 붙으며, 더욱 거대하고 기괴한 형상의 혈괴(血怪)들이 제단 사방에서 솟구쳐 올랐다.

그 아비규환의 중심, 핏빛 안개가 자욱한 제단 꼭대기에서 은광태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하하하! 늦었다, 설우향! 설호룡맥의 정수가 이미 마교의 제단과 동화되었다! 이 사당 전체가 곧 교주님의 부활을 위한 제물이 될 것이다!”

은광태의 손에는 기이한 형상의 잔이 들려 있었다. 그것은 검은 철로 주조되어 겉면에 수많은 원혼의 얼굴이 음각된 잔, 바로 수라흡혼잔(修羅吸魂盞)이었다. 잔의 깨진 틈새로 붉은 빛이 명멸할 때마다, 대사당의 기틀을 이루는 암반들이 비명을 지르며 갈라졌다.

그 순간, 우향의 품속에서도 강렬한 반응이 일어났다.

지난 전투에서 천명회방 척살대를 참하고 거두었던, 은광태의 이름이 음각된 기이한 수라흡혼잔의 파편. 그 차갑던 쇠붙이가 우향의 가슴팍에서 화로처럼 뜨겁게 달아오르며 고동치기 시작했다. 제단 위의 본체와 우향이 가진 파편이 서로의 기운을 끌어당기며 공명하고 있었다.

‘이 파편이…… 놈의 제단을 무너뜨릴 열쇠다.’

우향은 품속의 파편을 움켜쥐었다. 손바닥을 파고드는 화끈한 열기가 단전의 선천진기를 자극했다.

하지만 제단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사방에서 솟구친 혈괴들이 거대한 팔을 휘두르며 우향의 앞을 가로막았고, 제단 전체를 감싼 수라한빙결계(修羅寒氷結界)의 장막이 푸른 얼음 장벽을 형성하며 접근을 불허했다.

“우향아!”

뒤편에서 연화의 다급한 비명이 들렸다. 제단의 붕괴로 인해 천장에서 거대한 암석들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대검을 짚고 서 있던 설천교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그의 단전은 이미 마공의 과부하로 인해 걸레짝처럼 찢겨 있었으나, 가문의 사당이 무너져 내리는 꼴을 눈앞에 두고 물러설 소가주가 아니었다.

“내 조상들의 영면을…… 더럽히지 마라!”

천교가 피를 토하며 대검을 가로질렀다. 그의 전신에서 붉은 철혈강기(鐵血鋼氣)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생명의 불꽃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어 태우는 자폭(自爆)에 가까운 비술이었다.

고오오오!

붉은 강기가 천교의 검 끝에서 거대한 반원을 그리며 폭발했다. 낙하하던 거대한 바위들이 강기에 휩쓸려 가루가 되었고, 우향을 향해 쇄도하던 혈괴들의 하반신이 단숨에 잘려 나갔다.

“가라, 설우향! 백협 설가의 독존(獨尊)이 무엇인지…… 저 마교의 버러지에게 똑똑히 보여줘라!”

천교의 목소리는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성대가 찢어지고 혈도가 터져 나가는 극통 속에서도, 그의 눈빛만큼은 가문의 백호(白虎)처럼 사납게 빛나고 있었다. 평생을 반목해 온 서자 동생에게 가문의 미래와 자신의 신념을 통째로 의탁하는, 고결하고도 비장한 양보였다.

우향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천교가 열어젖힌 핏빛 길을 향해, 그의 신형이 한 마리 푸른 매처럼 허공을 가랐다.

스스스스!

검선인결의 내공이 청량한 검풍이 되어 우향의 신형을 감쌌다. 빙로단의 정수로 정화된 단전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거대한 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쉬이익!

우향은 허공에서 검을 떨쳤다. 인과검식의 정묘한 초식들이 핏빛 장막을 가차 없이 찢어발겼다. 제단을 감싸고 있던 푸른 얼음 장벽인 수라한빙결계가 그의 검 끝에 닿자마자 유리창처럼 산산조각이 나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놈이 끝까지……!”

은광태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그는 수라흡혼잔을 제단 바닥에 박아 넣으며, 지하에 흐르는 설호룡맥의 마기를 강제로 폭발시키려 했다.

“함께 죽는 것이다! 이 사당과 함께 영원히 매장되거라!”

쿠르릉! 쾅!

제단의 중심부가 갈라지며,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흑적색의 마기 광주리가 우향을 집어삼키기 위해 포효했다. 그것은 만인의 원혼이 내뿜는 지옥의 불길이자, 은광태가 준비한 최후의 함정이었다.

그 파멸의 광풍 속에서, 우향은 품속에서 뜨겁게 진동하던 수라흡혼잔의 파편을 꺼내 검신에 밀착시켰다.

옹-!

고대 마공의 도구와 검선의 신성한 기운이 검신 위에서 기이하게 융합되었다. 정반대의 기운이 충돌하며 발생한 극도의 진동이 우향의 손목을 타고 뇌리까지 전해졌다.

우향의 눈이 푸른 영안의 광채로 가득 찼다.

‘베어내고, 청산하겠다.’

그가 제단의 심장을 향해 검을 내리꽂으려던 찰나.

바닥이 완전히 뒤집히며, 제단 아래의 비밀 지하 밀실이 통째로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그 밀실의 문이 열리며 드러난 거대한 석관(石棺)의 모습에, 우향의 검 끝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석관의 표면에는 설가 가문의 문장과 함께, 피로 쓰인 기이한 부적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방금 전 정화되어 안식을 찾았다고 믿었던 가주 설무강의 울부짖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훨씬 더 오래되고, 훨씬 더 깊은 원한을 품은 설가 시조들의 썩어 문드러진 신음소리였다.

“……누가 우리를 이 지옥에서 깨우는가…….”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붉은 안광을 빛내며 서서히 일어나는 거대한 그림자들. 그들이 뿜어내는 기운은 은광태의 마기조차 압도하는, 설가 가문 수백 년의 업보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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