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이 회차는 아직 그래픽 노블 장면이 제작되지 않아 일반 노블로 보여드려요.

언제 나를 배신할까—습관처럼 저울이 돌아갔다.

카리엘은 그 손을 잡지 않았다. 대신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창밖 겨울 정원으로 시선을 돌렸다. 율리안의 내민 손이 허공에서 멈춰 있었다. 그가 조심스레 손을 거둔다. 그 굽은 어깨가 조금 더 움츠러들었다.

"편." 카리엘이 나직이 되뇌었다. "베르크 경. 여기 회랑에서 그 단어를 입에 담는 건, 스스로 목에 죄목을 거는 일입니다. 아시겠지요."

"압니다." 율리안이 시선을 내리깐 채로 말했다. "그래서 소리를 낮췄습니다."

"편이라는 말은 값이 없어서 못 믿습니다." 카리엘이 몸을 돌려 그를 정면으로 보았다. 처음으로. "경이 제 편에 서고 싶은 게 아니라, 무언가를 얻고 싶어서 제 옆에 서려는 것이겠지요. 그 무언가가 뭔지 말하지 않으면, 이 대화는 여기서 끝입니다."

율리안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그가 서류철을 고쳐 안았다. 회랑 저편에서 후보 둘이 웃음을 터뜨렸고, 그 소리가 다시 멀어졌다.

"베르크가는 십일 년 전 봉토를 잃었습니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아까보다 조금 단단해졌다. "아버지는 옥에서 돌아가셨고, 제게 남은 건 회색 관복 한 벌입니다. 저는 가문을 복권하고 싶습니다. 그뿐입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전생에도 이 남자는 마지막까지 가문 이름을 붙들고 있었다. 조작된 증언에 서명하던 그 손도, 결국 봉토 회복을 약속받고 움직인 손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화할 수 있겠군요." 카리엘이 말했다. "경이 원하는 건 마음이 아니라 결과니까. 마음은 배신하지만, 결과는 계산할 수 있습니다."

율리안이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마주 보았다. 소심한 관료의 눈이 아니었다. 값을 매기는 자의 눈이었다. 카리엘은 그 눈이 낯익어서, 오히려 안심했다.

"조건을 말씀하시면." 그가 말했다.

"먼저 경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증명하십시오." 카리엘은 손끝으로 창틀을 짚었다. "값을 치를 능력 없는 자와는 거래하지 않습니다. 시험 하나. 통과하면 다음을 이야기하지요. 못하면, 오늘 이 인사는 없었던 걸로."

"……무엇을."

그때, 회랑 끝에서 시녀들의 발소리가 우르르 몰려왔다. 카리엘은 말을 삼켰다. 율리안이 재빨리 두어 걸음 물러나 서류철을 든 채 창밖만 보는 관료로 돌아갔다. 훈련된 몸짓이었다. 이 남자, 숨는 법을 안다. 카리엘은 그 점을 장부에 적어 두었다.

*

"황후 폐하 납시오."

후보들이 일제히 몸을 낮췄다. 카리엘도 치맛자락을 쥐고 고개를 숙였다. 대리석 바닥에 겨울 햇빛이 길게 깔렸고, 그 위로 델피네의 은빛 드레스 자락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모두 고개를 드세요." 델피네의 목소리는 따뜻한 우유 같았다. "첫 관문을 무사히 넘긴 아이들이에요. 어미의 마음으로 축하하러 왔답니다."

어미의 마음. 카리엘의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전생,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그 정오에도 이 여자는 관중석 그늘에서 저 표정을 짓고 있었던가. 조각을 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열고 싶지 않았다.

시녀 둘이 은쟁반을 받쳐 들고 뒤따랐다. 쟁반 위에는 작은 상자들이 줄지어 있었다. 델피네가 손수 첫 상자를 열었다. 붉은 벨벳 위에, 장미 한 송이를 세공한 금 브로치가 놓여 있었다.

"검증의 계절을 견디는 그대들에게." 델피네가 브로치를 들어 올렸다. 겨울 빛이 금세공 꽃잎에 부서졌다. "이 브로치는 황실의 자애를 뜻해요. 그대들은 이제 내 아이들이니, 이걸 가슴에 달고 다니세요. 어디를 가든, 이 어미가 지켜본다는 뜻으로."

후보들 사이에서 낮은 감탄이 새어 나왔다. 이자벨 폰 하벤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브로치를 받고는, 카리엘을 힐끗 보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델피네가 카리엘 앞에 섰다. 향기가 훅 끼쳐왔다. 장미와, 그 아래 깔린 무언가 차가운 냄새.

"아르덴가의 카리엘." 델피네가 직접 브로치를 그녀의 가슴에 달아 주려 손을 뻗었다. "그대는 이번에 참으로 놀라웠어요. 대공령의 조약법까지 들먹이며 심사관을 놀라게 하다니. 영특한 아이예요. 영특한 아이일수록, 어미가 더 가까이 두고 싶어지지요."

브로치의 핀이 카리엘의 가슴께 천을 통과했다. 델피네의 손끝이 스치는 짧은 순간, 카리엘은 숨을 멈췄다.

과하다.

이 온화함은 과하다. 다른 후보들에게 브로치를 쥐여 준 것과 달리, 카리엘에게만 직접 손을 뻗어 달아 주었다. 심사에서 그녀를 떠보던 함정 질문의 냉기는 어디로 가고, 지금은 꿀처럼 흐르는 다정함뿐이었다. 사람은 두려운 것을 사랑하는 척하지 않는다. 다만—없애기 전에, 곁에 붙들어 둘 뿐이다.

"과분한 은혜입니다, 폐하." 카리엘은 눈을 내리깔며 어리숙한 감격을 얼굴에 발랐다. "제가 감히 폐하의 아이라니요."

"겸손하기도." 델피네가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손가락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브로치를 잘 간직하세요. 잃어버리면, 이 어미가 서운하답니다."

델피네가 자리를 떴다. 은빛 자락이 회랑을 빠져나가고, 뒤에 남은 후보들이 저마다 가슴의 장미를 매만졌다. 카리엘은 제 가슴에 달린 금 장미를 내려다보았다. 예뻤다.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다.

*

그날 밤, 별궁 침실.

시엔나가 놓고 간 촛불이 흔들렸다. 카리엘은 브로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오래 들여다보았다. 금세공 꽃잎 뒤편에, 잠금쇠 옆에, 미세하게 파인 백합 세 갈래의 각인이 있었다. 세 갈래 백합. 판결문 봉랍에서 본 그 문장.

손끝이 차가워졌다.

이 여자가 진짜다. 전생에 나는 이 여자를 보지 못했다.

카리엘은 눈을 감았다. 역독을 열기로 했다. 델피네에 관한 조각. 그 여자가 언제부터 나를 노렸는지, 무엇을 준비했는지—전생의 어느 방, 어느 밤에 답이 있을 것이다.

의지를 봉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심장이 조여왔다. 익숙한 통증. 조각들이 어둠 속에서 명멸했다—처형장의 칼날, 아드리안의 미소, 재판정의 증언대. 그 어느 곳에도 델피네의 얼굴은 없었다. 관중석 그늘, 흐릿한 은빛 자락, 초점 밖의 형체. 그뿐이었다.

카리엘은 조각들을 헤집었다. 더 깊이. 더 뒤로. 심장이 못질하듯 뛰었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델피네를 정면으로 담은 조각이 없었다.

당연했다. 역독은 그녀가 두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결정적 순간만 봉인한다. 전생의 카리엘은 델피네를 주목하지 않았다. 자애로운 황후, 아드리안의 어머니, 그뿐이라 여겼다.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니, 눈에 담지 않았고, 담지 않았으니 조각이 없다.

카리엘은 봉인에서 손을 뗐다. 촛불이 두 개로 번졌다가 다시 하나로 모였다. 그녀는 침대 기둥을 붙들고 거친 숨을 골랐다.

"놓쳤어." 목소리가 텅 비어 나왔다. "전생 내내, 나는 진짜 적을 한 번도 똑바로 보지 않았어."

칼을 든 건 아드리안이었다. 그래서 아드리안만 봤다. 그러나 그 칼을 벼린 손은 그늘 속에 있었고, 그 그늘을 그녀는 단 한 조각도 남기지 못했다. 역독은 낡은 지도다. 그런데 이 지도에는, 애초에 가장 중요한 길이 그려져 있지도 않았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무엇을 놓쳤는지조차 모른다는 두려움. 카리엘은 손바닥의 브로치를 꽉 쥐었다. 금 꽃잎의 모서리가 살을 파고들었다. 그 통증이 오히려 정신을 붙들어 주었다.

조각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이번 생에서. 두 눈으로.

*

이튿날 아침, 회랑 기둥 그늘.

카리엘은 율리안을 다시 불러 세웠다. 이번엔 그가 먼저 서류철을 든 손을 굳혔다.

"어제 말한 시험입니다." 카리엘은 목소리를 낮췄다. "황후 폐하가 검증 후보 전원에게 브로치를 하사하셨지요. 금세공 장미. 경에게 두 가지를 알아 오라 하겠습니다."

율리안이 눈을 들었다.

"하나. 이 브로치가 어느 공방에서, 몇 개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둘." 카리엘이 손가락을 폈다. "그 값을 누가 치렀는지. 황후궁 회계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다른 금고에서 나왔는지."

율리안의 이마에 잔주름이 잡혔다. "……브로치 하나에 그렇게까지."

"자애는 공짜가 아닙니다." 카리엘이 말했다. "선물은 반드시 값이 있고, 값이 흐른 길은 반드시 종이에 남습니다. 나는 그 종이가 필요합니다. 경은 회계관 사이에 얼굴이 있지요? 소심한 관료라 아무도 경을 경계하지 않고. 그게 경의 값입니다."

율리안의 입가가 미묘하게 굳었다. 자신의 쓸모를 정확히 짚혔을 때 사람이 짓는 표정이었다.

"만약 제가." 그가 조심스레 물었다. "이걸 알아 오면."

"경의 가문 봉토 회복 청원이 어느 서랍에 잠들어 있는지, 나는 압니다." 카리엘은 거짓을 섞지 않았다. 그건 전생의 조각에 남아 있었다. 율리안이 봉토를 약속받고 움직인 밤. "그 서랍을 여는 손이 누군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갑시다. 경이 먼저 값을 증명하면, 나는 그 서랍의 열쇠를 이야기하지요."

율리안은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그러다 서류철을 고쳐 안으며, 아주 낮게 대답했다.

"사흘. 사흘이면 브로치 공방과 회계 출처를 짚어 오겠습니다."

"조용히." 카리엘이 못을 박았다. "누구에게도 내 이름을 말하지 마십시오. 발각되면 나는 경을 모릅니다. 경도 나를 모르고. 그게 우리 계약의 첫 조항입니다."

율리안이 고개를 숙였다. 배신자였던 남자가, 이번엔 그녀의 도구가 되어 등을 돌려 걸어갔다. 카리엘은 그 굽은 등을 바라보았다. 전생에 그녀를 팔아넘긴 손을, 이번엔 그녀가 쥐고 있었다. 감정이 아니라 그의 굶주림을 담보로. 입가에 서늘한 것이 스쳤다. 웃음에 가장 가까운 무엇이었다.

*

그믐이 지난 사흘째 밤, 얼음 창고.

제37 수비대 정보가 참으로 판명된 날이었다. 얼음 강 도하로 이민족 선봉이 실제로 움직였고, 카리엘의 값은 진짜였다. 계약이 한 칸 더 올랐다. 그러나 오늘 카리엘이 이곳에 온 건 승급을 받으러가 아니었다.

레온하르트는 여느 때처럼 서류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상단주로 위장한 검은 외투. 그가 눈을 들지 않은 채 물었다.

"제37 수비대 건은 확인됐다. 제2조가 한 칸 오른다. 그것 때문에 온 건 아니겠지."

"새 정보를 팔러 왔습니다." 카리엘은 그 앞에 앉았다. "값이 매겨질 만한 것인지는 대공께서 판단하십시오."

"말해라."

"황실 안에, 조약을 흔들 배후가 따로 있습니다." 카리엘은 브로치를 탁자에 올려놓았다. 금 장미가 등불 아래 빛났다. "황태자 아드리안이 아닙니다. 그자는 겉에 나선 칼입니다. 칼을 벼린 손은 따로 있고, 저는 그 손이 황후 델피네라고 봅니다."

레온하르트가 처음으로 눈을 들었다. 회색 눈동자에 감정은 없었다. 다만 계산이 있었다.

"근거는."

"세 갈래 백합." 카리엘이 브로치 잠금쇠 옆의 각인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황후궁의 문장입니다. 이 자애의 선물은 후보 전원에게 뿌려졌습니다. 온화함으로 위장한 감시망이지요. 사람은 두려운 상대일수록 곁에 붙들어 둡니다—없애기 전에. 저는 어제 그 여자가 저를 대하는 눈을 봤습니다. 심사에서는 함정을 팠고, 다과에서는 뺨을 쓰다듬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다정함은, 계획된 다정함입니다."

레온하르트가 브로치를 집어 들어 각인을 살폈다. 오래 침묵했다.

"추측이 많군." 그가 브로치를 내려놓았다. "조약법은 추측을 진실로 인정하지 않는다. 알 텐데."

"그래서 증명하려 손을 썼습니다." 카리엘은 물러서지 않았다. "브로치의 공방과 자금 출처를 조사시켰습니다. 값이 흐른 종이를 손에 넣으면, 추측은 문서가 됩니다. 사흘 안에 그 문서가 제 앞에 옵니다. 대공께 지금 파는 건 완성된 진실이 아니라—진실이 나올 방향입니다."

레온하르트가 손가락으로 탁자를 한 번 두드렸다. 그의 습관이었다.

"북부가 조약을 맺은 상대는 제국 황실이다." 그가 천천히 말했다. "그 황실 내부에 조약을 뒤집을 손이 따로 있다면, 그건 북부의 문제이기도 하지. 이 방향은…… 값이 있다."

그가 새 종이를 꺼냈다. 봉랍을 데우고, 카를슈타인의 문장을 눌렀다.

"제2조에 부기한다. 네가 제출한 '황실 내 배후 가설'을 두 번째 검증 대상 실적으로 등재한다. 사흘 뒤 자금 문서가 이 가설을 뒷받침하면, 보호 등급이 다시 오른다. 뒷받침하지 못하면, 이 항목은 폐기된다. 이건 제4조와 별개다."

카리엘은 계약서 반쪽을 받아 새 문구를 확인했다. 두 번째 실적. 감정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승급이었다. 그리고 그 무감정이, 그녀에게는 가장 안전한 온기였다.

"한 가지 묻지." 레온하르트가 드물게 말을 이었다. "왜 황후를 의심하지. 다들 황태자를 본다."

카리엘은 잠깐 대답을 골랐다. 전생 내내 진짜 적을 못 봤다는 말은, 팔 수 없는 정보였다.

"모두가 칼만 봅니다." 그녀가 말했다. "저는 칼을 든 자보다, 칼자루를 쥔 손이 어디 있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레온하르트가 그녀를 한동안 응시했다. 무언가를 재는 눈이었다. 그러고는 다시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

*

사흘 뒤, 별궁 침실 자정.

문이 아주 조심스럽게 두드려졌다. 세 번, 멈춤, 두 번. 약속한 신호였다. 카리엘이 빗장을 열자, 회색 관복의 율리안이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이마에 땀이 배어 있었고, 품에 낡은 장부 한 권을 안고 있었다.

"브로치 공방은 찾았습니다." 그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수도 동편 세공소. 사흘 만에 서른두 개를 급조했더군요. 검증 후보 수와 정확히 맞습니다. 문제는……"

그가 장부를 탁자에 내려놓고, 떨리는 손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값을 치른 금고입니다. 황후궁 회계에서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자애 기금'이라는 이름의 별도 금고에서 결제됐는데, 이 기금의 출납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율리안의 손이 한 줄에서 멈췄다. 촛불 아래, 잉크로 눌러쓴 항목이 드러났다.

카리엘은 몸을 숙여 그 줄을 읽었다. 심장이 얼어붙었다.

삼 년 전—전생의 그녀가 아직 살아 있던 그때—같은 '자애 기금'에서 큰돈이 빠져나갔다. 수취인 항목엔 이름 대신 부호만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 옆, 지출 명목 칸에 적힌 글자가 카리엘의 눈을 붙들었다.

『아르덴가 심리(審理) 관련 증언 정리 비용.』

증언 정리 비용. 그녀를 반역자로 만든 조작된 증언. 그 증언에 값을 치른 돈이, 델피네의 '자애 기금'에서 흘러나가고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이 여자는 벌써 삼 년 뒤의 처형을 위한 지갑을 열고 있었다.

"영애." 율리안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 부호가 무슨 뜻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왜 삼 년 뒤의 심리 비용이, 지금 벌써 장부에 잡혀 있는 겁니까?"

카리엘은 대답하지 못했다. 손끝이 장부 위에서 굳었다. 자애의 브로치를 달아 주던 얼음처럼 차가운 손가락이, 지금 이 글자 위에 겹쳐 보였다.

칼자루를 쥔 손. 마침내 한 조각이, 이번 생의 종이 위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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