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을 기다리며
옥상 문을 열었을 때, 흙내음이 몸 전체를 감쌌다. 겨울 동안 굳어 있던 그 냄새가 봄바람에 실려 피부에 닿는 순간, 나는 호흡을 고르려고 했다.
노란 장갑을 끼고 흙을 파헤쳤다. 손가락 사이로 흙알이 떨어져 내렸다. 차갑고 축축한 그 감촉이 손등에 닿을 때마다 욕심을 눌렀다. 작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완벽하게 모든 것을 살려낼 거라는 생각이 치밀어올 때마다, 할머니의 말을 중얼거렸다.
'함께니까 가볍다.'
"유진아, 봤어?"
준호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그 아이는 요즘 거의 매일 이 시간에 올라온다. 학교에서 오는 길에 항상 옥상을 먼저 확인하고, 아무도 와 있지 않으면 엄마에게 먼저 올라와도 되냐고 물었다. 한미영은 며칠 전부터 회사 퇴근 시간을 30분 앞당기기 시작했다.
"응. 봤어. 여기 봐."
나는 손가락으로 흙을 헤쳤다. 지난겨울 내내 마른 줄기처럼 누워 있던 라벤더의 뿌리 주변에 노란 싹이 돋아나 있었다. 손가락 마디만 한 크기의, 약할 것 같지만 굽하지 않은 새싹. 준호가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정말이다! 여기도, 여기도!"
아이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새싹을 찾아냈다. 작년 봄, 처음 옥상에 올라왔을 때 준호는 우산을 찾으러 온 아이였다. 그저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으려는 목표가 있었던 아이. 그런데 지금 이 아이의 손은 흙에 묻어 있고, 얼굴에는 봄 햇살이 반사되고 있었다.
"준호, 여기 와봐."
내 목소리에 준호가 달려왔다. 나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흙 위에 올려놨다. 따뜻한 햇빛 아래 내 손과 준호의 손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새싹들이 그 사이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우리가 함께 키운 거야. 이 정원은 누군가 하나의 손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야. 할머니도, 한 아저씨도, 박소영이도, 너희 엄마도. 그리고 너도."
준호의 손이 나의 손에 더 힘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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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옥상 층에 멈췄다. 할머니가 나왔다. 그 뒤로 한서준이 보온병을 들고 올라왔다. 다음은 한미영이었다.
한미영은 옥상에 올라오자마자 준호를 찾았다. 준호가 엄마를 향해 달려갔다.
"엄마, 봐! 새싹이 났어!"
한미영은 준호의 손을 잡고 흙을 내려다봤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다. 회사에서 오는 길 내내 무언가에 쫓기던 표정이 아직 남아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질문이 아니라 불안감이 가득했다.
"당신은 어떻게 이렇게 모든 것을 잘 돌봐요?"
그 질문은 여전했지만, 이번엔 다르게 들렸다. 찬사가 아니라 절박함이었다.
"나도 잘 모른다. 함께 배우고 있을 뿐이야."
한미영은 대답 대신 준호를 안았다. 그리고 천천히 흙에 무릎을 꿇었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흙을 만졌다. 할머니가 그들 곁에 섰다. 하지만 한미영의 어깨는 여전히 경직되어 있었다. 내가 알아챘다. 그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박소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어제 그녀는 SNS를 모두 삭제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결정이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이 자꾸 떠올랐다. '완벽한 힐링 공간이라는 거짓말보다, 이렇게 함께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 말 뒤에 숨겨진 불안감을 나는 느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자신을 설득하는 중일까.
한서준은 새싹 주변의 잡초를 조심스레 제거하고 있었다. 그의 손길은 여전히 섬세했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내가 본 건 여전히 흔들리는 손이었다. 완벽함을 버리려는 사람의 손.
"김재하 관리사님은?"
할머니가 물었다.
"내일 올래. 오늘은 건물 점검이 있다고."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건 거짓이었다. 어제 김재하는 물뿌리개를 놓고 갔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타나지 않았다.
옥상 위에 우리가 섰다. 누군가는 노란 장갑을 끼고, 누군가는 온도계를 들고, 누군가는 물을 나르고 있었다. 나는 흙을 파헤쳤다. 내 손이 흙에 닿을 때마다, 나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 기적은 더 이상 나 혼자의 기적이 아니었다.
새싹이 났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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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자 해가 옥상을 붉게 물들였다. 봄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겨울 동안 죽어 있던 모든 것들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내 손을 잡았다. 작년 봄처럼.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 손에서는 무게가... 없어진 게 아니었다. 다만 더 이상 나만의 무게가 아니었다.
"함께니까 가볍네."
할머니가 중얼거렸다.
정원은 나를 치유하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여전히 깊은 감정을 안고 산다. 상실과 외로움, 미안함과 그리움. 그것들은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 그것들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준호가 내 다른 쪽 손을 잡았다. 한미영이 옆에 서서 준호의 머리를 쓸어주고 있었다. 한서준과 박소영은 함께 다음주에 심을 씨앗을 고르고 있었다. 할머니는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우리는 옥상에 서 있었다. 9년을 혼자 살던 나, 5년을 시간을 때우며 살던 할머니, 왕따를 당하던 준호, 아들을 잃은 한미영, 완벽함에 지친 한서준, 거짓된 삶에 지친 박소영, 그리고 혼자라는 것에 지친 김재하. 우리는 모두 부러진 부분들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 정원에서는 완벽함이 필요 없었다.
나는 내려다봤다. 옥상 전체에 흙이 드러나 있고, 거기서 새싹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우리의 손가락 자국이 남아 있는 흙 위에서.
'정원은 나를 치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들을 만났다.'
할머니의 손이 내 손을 더 세게 잡았다. 준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진 누나, 여름엔 뭐가 필요해?"
나는 웃음이 나왔다. 1년 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글쎄. 함께 결정해보자."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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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도 우리는 옥상에 있었다. 손전등을 들고, 새싹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모두가 한 줄로 서서, 손전등의 불빛이 흙 위를 비추고 있었다.
"봄이 정말 왔네."
박소영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거짓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자꾸 주머니로 향했다. 휴대폰을 찾는 습관. 아직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무언가.
"응. 왔어. 우리 함께."
나는 그렇게 말했다.
계단 입구 쪽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김재하 관리자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물뿌리개가 들려 있었다.
"어제 밤에 이거 사다가 놓고 간 거야."
할머니가 턱으로 가리키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할머니를 보았다. 그 얼굴에는 슬픔도, 판단도 없었다. 그저 아는 것뿐이었다. 김재하도 여기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처럼.
나는 한미영의 손을 놓고 김재하 앞에 섰다. 그의 눈이 나를 마주쳤다. 여전히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이제는 그것이 괜찮았다. 나는 그의 눈을 마주본 채 입을 열었다.
"물뿌리개를 왜 놓고 가셨어요?"
김재하가 잠시 침묵했다.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냥... 필요할 것 같아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직접 주시지 왜 놓고 가셨어요?"
내 질문이 예상과 다른 것 같았다. 김재하는 물뿌리개를 내려다봤다. 그의 손가락이 손잡이를 더 세게 잡았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지 몰라서."
그의 목소리가 작았다. 15년을 혼자 지켜온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왜 다시 왔어요?"
내가 물었다. 이 질문이 중요했다. 물뿌리개를 놓고 가는 것과 다시 돌아오는 것은 다르니까.
김재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눈이 준호를 찾았다. 준호는 이미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웃고 있었다.
"있어도 돼요. 우리 모두 그래요."
내가 말했다.
"같이 물을 줄래요?"
김재하는 대답 대신 나와 함께 정원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모두가 멈췄다. 준호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한미영이 따라웃었다. 박소영은 손전등을 켜서 그 순간을 비추고 있었다.
"이제 우리 일곱이네."
한서준이 말했다.
옥상 전체에 흙이 드러나 있고, 거기서 새싹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은 손자국들.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작고, 어떤 것은 떨렸던 손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함께 이 정원을 만들었다.
"유진 누나, 저 꽃은 언제 피어?"
준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아직 작은 싹만 있었다. 나는 웅크렸다. 그 싹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정말로 몰랐다. 언제 피는지. 어떤 색으로 피는지.
"글쎄. 함께 봐야겠다."
나는 그렇게 말했다.
준호가 내 옆에 앉았다. 한미영도. 한서준도. 박소영도. 할머니도. 그리고 김재하도.
우리는 옥상에 앉았다. 작은 싹 앞에서. 그것이 피기를 기다리면서.
한미영이 내 손을 잡았다. 이전에 나는 그 손을 피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손을 잡는다는 것이 너무 무거웠으니까. 하지만 지금 그 손은 떨리고 있었다.
"회사에서 뭔가 있었어요?"
내가 조용히 물었다.
한미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손이 더 세게 나를 잡았다. 그것이 대답이었다.
밤이 깊어갔다. 손전등의 불빛이 점점 희미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옥상에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앉아 있었다.
박소영이 입을 열었다.
"내가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사진을 찍거나, 뭔가..."
"그냥 앉아 있는 것도 충분해."
할머니가 말했다.
박소영은 처음엔 불안해 보였다. 하지만 곧 그 불안이 녹아내렸다. 준호의 머리가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 준호는 이미 졸고 있었다.
"이 아이... 요즘 집에서도 좋아졌어. 말도 많아지고, 웃음도 늘었어."
한미영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녀는 말을 멈췄다. 준호가 자고 있었으니까.
"학교에서는?"
내가 물었다.
한미영은 한참을 침묵했다.
"다시 혼자라고 느낀대요. 여기서는 아니지만, 학교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이것이 그녀의 진짜 불안감이라는 것을.
한서준이 일어섰다.
"내일 회사에서 이 흙 같은 게 필요해. 번아웃에 걸린 사람 많은데."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도 어색했다.
"근데 흙만 가져가지 말고, 이 느낌도 가져가. 함께 있는 느낌."
할머니가 말했다.
"어렵지 않아?"
한서준이 물었다.
"뭐가?"
"함께 있는 것. 이렇게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
한서준의 질문에 나는 생각했다. 9년을 혼자 살던 나.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던 나. 그 나가 지금 여기 있다.
"어렵지. 여전히 어려워. 하지만 혼자인 것보다는 낫다."
"그래. 혼자인 것보다는."
한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손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김재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내일 관리실에 이 물뿌리개 놔둬도 돼? 아침에 물 주고..."
그가 말을 멈췄다. 우리가 모두 그를 보고 있었으니까.
"우리 함께 줄 수 있어. 내일 아침에."
나는 그렇게 말했다.
김재하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처음 봤다. 그런 표정.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그의 눈이 다시 불안해졌다.
"근데 언제까지요?"
그의 질문이 공기를 멈추게 했다.
"언제까지?"
내가 되물었다.
"여기가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잖아요. 건물 점검도 자주 있고, 관리사가 바뀔 수도 있고..."
그의 말이 옥상에 떨어졌다. 우리가 모두 침묵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가 모두 두려워하던 질문이었으니까.
"내일 회사에서 통보가 올 수도 있어."
한미영이 갑자기 말했다.
"뭐?"
내가 물었다.
"구조조정. 내가 대상일 수도 있다고."
한미영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럼 준호를 데려갈 수도 있다는 거죠. 서울을 떠나야 할 수도."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옥상이 조용해졌다. 우리의 손이 흙을 만지고 있었지만, 그 손들은 이제 무거웠다.
박소영이 입을 열었다.
"내 SNS 팔로워들이 자꾸 물어봐요. 왜 안 올리냐고. 내 일자리가 달려 있어요. 이 정원의 사진들이."
그녀의 목소리도 떨렸다.
"만약 여기가 없어지면, 나도 없어져요."
한서준도 말했다.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왔어. 야간 근무 중심으로. 여기 올 수 없게 될 것 같아."
할머니가 내 손을 더 세게 잡았다. 하지만 그 손도 떨리고 있었다.
"나도 건강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며칠 뒤에 나와."
할머니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좋은 결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자꾸 가슴이 철렁해."
옥상에는 새싹들이 있었다. 우리가 함께 심은 새싹들. 하지만 지금 그것들은 너무 약해 보였다. 한 번의 바람에도 흔들릴 것 같은.
나는 내 손을 들었다. 노란 장갑을 낀 손. 흙에 묻은 손. 그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겠어. 이 손이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내가 말했다.
"손의 기적이라고 했잖아요."
준호가 자다가 깬 것 같았다. 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기적도 끝나는 거 아니에요?"
준호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옥상 위에서 봄 바람이 불었다. 새싹들이 흔들렸다. 우리의 손도 흔들렸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이것이 다음 계절이 오기 전의 마지막 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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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되자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첫 빛이 옥상에 닿았다. 새싹들이 그 빛을 받았다. 우리의 손도 그 빛을 받았다. 모두 같은 빛. 모두 같은 계절.
하지만 그 빛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봄이 왔네."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나인지, 할머니인지, 준호인지 구분이 안 됐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내려다봤다. 우리의 손가락이 흙에 닿아 있었다. 정말로 닿아 있었다. 그리고 그 흙에서 새싹이 나고 있었다.
기적은 이렇게 시작된다. 누군가의 기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적으로.
옥상 위에서 봄은 계속 자라났다. 우리의 손을 통해. 우리의 웃음을 통해. 우리의 침묵을 통해.
그리고 내 안의 9년은 이제 과거가 되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 속에서, 여섯 명의 손이 내 손을 놓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서.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안다. 계절은 계속 바뀔 것이라는 걸. 여름이 오면 더위가 찾아올 것이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떨어질 것이고, 겨울이 오면 다시 모든 것이 얼어붙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군가는 떠날 것이다.
한미영은 내일 회사에서 통보를 받을 수도 있다. 박소영은 이 정원이 없으면 자신도 없어질 거라고 했다. 한서준은 야간 근무로 여기 올 수 없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니는 건강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재하는 관리자일 뿐이고, 언제든 다른 곳으로 발령날 수 있다.
그리고 준호는 여전히 학교에서 혼자라고 느낀다고 했다.
우리의 손이 흙을 만지고 있었지만, 그 손들은 이제 무거웠다. 나눔의 무게가 아니라, 상실의 무게.
나는 내 손을 들었다. 노란 장갑을 낀 손. 흙에 묻은 손. 그 손이 떨리고 있었다.
옥상 정원은 다시 조용해졌다. 새싹들은 계속 자라날 것이다. 우리의 손길 속에서. 우리의 시간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떠난 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