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거울의 방

재능 심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루엔의 세상이 조용히 무너졌다.

"셀린—뛰어난 재능. 검술 기초 완성도, 전술 이해도 상위 5%. 마을 방위대 입단 추천."

마을 중앙광장의 단상 위, 심사위원이 읽어내려가는 이름들 사이에서 부모의 얼굴이 밝아졌다. 어머니는 셀린의 어깨를 잡고,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빛은 이미 다음을 향했다.

"루엔—평범한 재능. 기초 습득 평균 수준. 현재로서는 특정 직종 권고 불가. 내년 재심사 대기."

평범. 항상 그 단어였다.

루엔은 심사위원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대신 어머니의 입이 일직선으로 굳어지는 것을 봤다. 아버지의 한숨 소리를 들었다. 형의 손이 자신의 어깨를 내려누르는 감각을 느꼈다. 그 손이 위로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더 아래로 누르려는 것인지 루엔은 결코 알 수 없었다.

그 밤, 루엔은 집을 나왔다.

마을의 경계를 넘어 숲으로 들어갔다. 발 아래 낙엽이 부스러졌다. 3년간의 어둠 때문에 숲도 죽어가고 있었다. 희미한 불빛 몇 개만이 마을에서 나온 손전등에서 나올 뿐, 나머지는 모두 검은색이었다. 루엔은 그 검은색 속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순간, 루엔의 발이 멈췄다.

빛이 있었다.

손전등의 희미한 황색이 아니었다. 3년 전 사라진 별의 빛. 루엔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하지만 어떤 기억 속에서는 익숙한 그 빛이었다.

빛은 숲의 깊숙한 곳에서 나오고 있었다. 루엔이 가까워질수록 빛은 더 강해졌다. 손전등을 떨어뜨렸다. 손전등은 어둠 속으로 굴러갔다.

빛의 근원은 돌이었다. 거대한 석벽. 마치 산이 반으로 갈라진 것 같은 형태. 그 위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고대의 문자. 루엔이 읽을 수 없는 언어. 하지만 그 글자들이 빛나고 있었다.

루엔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석벽에 닿는 순간, 세상이 폭발했다.

루엔의 손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별빛이 루엔 자신을 감싸 버렸다. 손가락에서, 손바닥에서, 팔 전체에서 별빛이 쏟아져 나왔다. 루엔은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입에서도 빛이 나왔다. 코에서, 눈에서, 온몸의 모든 구멍에서 별빛이 분출되었다.

그것은 고통이 아니었다. 그것은 해방이었다.

루엔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석벽 위로. 그 순간, 석벽이 열렸다. 입을 벌린 거대한 동물처럼, 아니 거대한 건축물처럼. 그 안에는 계단이 있었다. 끝을 알 수 없는 계단. 그리고 첫 번째 방.

루엔은 계단 위에 내려앉았다. 별빛은 멈춰 있었다. 손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고, 그 빛이 주변을 밝혔다.

"이게... 뭐야."

목소리가 떨렸다. 손도 떨렸다. 하지만 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루엔은 천천히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거울로 가득했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벽에서 벽까지. 모든 표면이 거울이었다. 루엔이 들어서는 순간, 수천 개의 루엔이 나타났다.

첫 번째 거울에서 루엔은 자신의 얼굴을 봤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얼굴. 하지만 그 얼굴 위에는 거짓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루엔은 느낄 수 있었다. 거울 속의 자신이 누구인지. 부모의 기댓값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척하는 루엔. 형보다 못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척하는 루엔. 친구들 앞에서 괜찮다는 척하는 루엔. 자신 앞에서도 괜찮다고 속이는 루엔.

거울이 말했다. 음성이 아니었다. 텔레파시 같은 것. 루엔의 머리 속에 직접 울려 퍼지는 목소리.

—별을 살리려면 거짓을 버려야 한다.

루엔이 고개를 돌렸다. 다른 거울들이 다른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루엔이 셀린처럼 보이는 거울. 루엔이 아버지처럼 보이는 거울. 루엔이 아무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거울. 수천 개의 루엔이 모두 다른 모습으로 서 있었다.

"어느 게... 진짜야?"

누군가의 목소리로 대답했을 리 없다. 하지만 루엔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중 어느 것도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거짓이라는 것. 그리고 그 거짓들 사이에 진짜 루엔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

루엔이 거울들 사이를 헤쳐 나갔다. 방의 중앙으로. 루엔이 움직일 때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변했다.

방의 중앙에서 루엔은 멈췄다.

바닥에 뭔가 놓여 있었다. 별의 조각. 손가락만 한 크기의 광석. 그것이 별이라는 것을 루엔은 직감으로 알았다. 자신의 손에서 나오는 빛과 같은 종류의 빛이 그 조각에 담겨 있었다.

루엔이 손을 내밀었다.

별의 조각에 손가락이 닿는 순간, 모든 거짓이 터져 나왔다.

"넌 형처럼 될 수 없어."—어머니의 목소리.

"노력이 부족한 거야."—아버지의 목소리.

"난 날 믿어, 근데 넌 너를 안 믿지?"—미라의 목소리.

"루엔은 루엔일 뿐이야."—루나의 목소리.

목소리들이 겹쳐졌다. 루엔의 머리 속이 소음으로 가득 찼다. 그 소음 속에서 하나의 거짓이 떠올랐다. 가장 오래된 거짓. 가장 깊은 거짓. 루엔이 자신의 무능함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 그 거짓.

루엔은 입을 열었다.

"내가...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아니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혀가 납처럼 무거웠다.

"내가... 처음부터 재능이 없었어."

루엔은 알고 있었다.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그 거짓이 자신을 얼마나 짓눌러왔는지를. 자신이 얼마나 깊이 그 거짓에 빠져 있었는지를.

"내가... 못난 거야. 그건..."

목소리가 끊겼다.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루엔은 계속했다.

"그건 노력으로 바뀔 수 없어. 이미 정해진 거야. 나는..."

마지막 말을 내뱉으려는 순간, 루엔의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휩싸였다.

그것은 물리적 고통이 아니었다. 영혼이 두 개로 갈라지는 느낌. 자신의 일부가 벗겨져 나가는 느낌. 거짓이 벗겨질 때, 그 거짓 아래에 있던 상처가 노출되는 느낌.

루엔의 손 위에서 별의 조각이 움직였다.

빛이 터져 나왔다. 루엔의 손이 아니라 별 자체에서. 별의 조각이 루엔의 손을 떠나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방의 천장을 뚫고. 계단을 지나고. 석벽을 뚫고. 하늘로.

루엔은 손을 들어 그것을 따라갔다.

밖에서 빛이 보였다. 별빛이. 3년 만에 하늘에 떠오른 별의 빛. 그것이 밤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한 점의 별이. 그 별이 주변의 어둠을 밀어냈다.

루엔은 무릎을 꿇었다.

고통은 여전했지만, 동시에 무언가 가벼워진 것 같았다. 마치 몸 안의 무거운 돌이 하나 빠져나간 것처럼. 거짓이 하나 사라진 자리에 허공이 남아 있었다. 그 허공은 차갑고, 동시에 시원했다.

탑의 벽에 새겨진 글자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루엔은 그 글자들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전해졌다. 마치 별빛이 직접 뇌에 스며드는 것처럼.

—별을 되살리는 자는 자신을 죽여야 한다.

루엔이 몸을 일으켰다. 손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이제 그것이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이것이 자신의 능력이라는 것을. 이것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것을.

계단 위로 올라갔다. 다음 층으로 향했다. 거울의 방을 떠나며, 루엔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봤다. 수천 개의 거울이 이제 하나의 모습만 비추고 있었다. 거짓이 벗겨진 루엔. 완전하지는 않지만, 조금 더 진정한 루엔.

계단을 올라가다가 루엔은 멈췄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 날 데려가."

그것은 루나의 목소리였다.

루엔이 뒤를 돌아봤다. 계단 아래에서 루나가 올라오고 있었다. 헐떡거리며, 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그 뒤로는 미라도 보였다. 미라는 루엔을 향해 손짓했다.

루나와 미라는 숲 위쪽에서 루엔이 사라진 것을 목격했다. 별빛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을 봤다. 루나는 루엔이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미라는 루엔을 돕겠다는 결의로 이 탑을 찾아냈다. 그들의 마음이 그들을 이곳까지 이끌었다.

"어떻게 여기까..."

루엔의 말이 끝나기 전에, 뒤쪽 어둠에서 또 다른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빠르고, 날카로웠다.

"막아!"

미라가 외쳤다.

루나가 루엔의 손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계단이 진동했다. 누군가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 속도는 루나와 미라의 속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빨랐다.

루엔의 손에서 빛이 더욱 강하게 터져 나왔다.

"위로, 어서!"

미라의 목소리가 루엔을 깼다. 루엔은 루나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루나도 미라도 뒤를 보지 않았다. 오직 위로만 향했다.

계단 위로 올라가는 순간, 새로운 방의 입구가 보였다. 그 입구에는 거대한 문이 있었다. 문 위에는 한 글자만 새겨져 있었다.

—목소리.

루엔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루나와 미라는 그 문 앞에서 멈췄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문은 닫혀 있었다.

루엔은 문에 손을 댔다. 별빛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아래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루엔, 출입을 금한다."

그것은 루이스의 목소리였다.

루엔은 손을 떼고 뒤를 돌았다. 계단 아래로는 여전히 어둠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루이스의 형태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또 다른 인영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루나, 미라, 뒤로."

루엔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루나가 루엔의 팔을 잡았다.

"넌 누구야?"

루나의 목소리에는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많았다. 루이스는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왔다. 그의 얼굴이 루엔의 시야에 들어왔다. 밝은 미소. 하지만 그 미소 뒤의 눈은 차갑기만 했다.

"루엔, 우리는 친구 아니었나. 함께 세상을 구하자고 했지 않나."

"친구는 거짓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루엔의 말이 자신을 놀라게 했다. 어디서 나온 이 목소리인가. 이렇게 단호한 말을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루이스의 미소가 사라졌다.

"거짓을 강요한다고? 루엔, 난 너를 돕고 있는 거야. 너 같은 평범한 아이가 이런 능력을 얻으면 어떻게 될지 알아? 세상은 너를 도구처럼 사용할 거야. 넌 죽을 때까지 탑을 올라갈 거고, 별을 복원할 거고,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을 거야. 나는 너를 그런 비극에서 구하려는 거야."

루이스의 말은 부드럽고, 그럴듯했다. 루엔의 손가락이 떨렸다. 그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어쩌면 루이스가 맞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자신은 지금 더 큰 거짓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루엔의 마음이 흔들렸다. 루이스의 협박에 루엔이 정말로 루나와 미라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들을 지키기 위해 탑을 내려가야 하는 건 아닐까. 선택의 무게가 루엔의 어깨를 짓눌렀다.

루엔의 눈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 순간, 루엔은 깨달았다. 루이스가 하는 말 자체가 거짓이라는 것을. 선택의 자유를 빼앗으면서 자신을 구한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너는 거짓이야."

미라가 앞으로 나섰다. 미라의 목소리는 차갑고 예리했다.

"거짓은 넌 거야. 루엔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자기 멋대로 정해주려고. 그게 도움이라고?"

루이스는 미라를 향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은 어떤 따뜻함도 담고 있지 않았다.

"미라, 넌 루엔의 친구라고 했지. 그렇다면 알아야 해. 루엔의 능력이 뭔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거짓을 고백할 때마다 루엔은 자신의 일부를 잃는 거야. 계속 올라가면, 결국 루엔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거야. 완전히 투명해질 거야. 그것이 정말 구원일까?"

루엔의 손이 더욱 떨렸다. 루이스의 말 속에는 자신도 느낀 공포가 담겨 있었다. 처음 거짓을 고백할 때 느낀 그 찢어지는 고통. 그것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 9층까지 올라가려면 몇 번이나 더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인가. 그 끝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루엔의 몸이 흔들렸다.

루나가 루엔의 손을 다시 잡았다. 루나의 손은 따뜻했다. 루엔은 그 따뜻함에 집중했다.

"루엔."

루나의 목소리가 작지만 분명했다.

"넌 거짓을 고백하고 있어. 그게 얼마나 용감한 일인지 아니? 난 봤어. 넌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어. 하지만 동시에 넌 살아나고 있었어. 넌 거짓 속에서 벗어나고 있었어. 루엔이 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다고 난 믿어."

루엔은 루나의 말을 들으며 깨달았다. 루나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루나가 자신을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그것이 루나의 진정한 관심이었다.

미라도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루엔을 바라보는 미라의 눈에는 신뢰가 가득했다. 루엔의 능력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루엔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 아이, 누구야?"

루이스의 눈이 루나에게 향했다. 그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떠올랐다.

"루나. 루엔의 마을 사람이지?"

"맞아. 그리고 루엔의..."

루나가 말을 멈췄다. 루엔을 바라봤다. 루엔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루엔의 친구야. 최고의 친구."

루나의 말에 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그의 표정이 변했다. 미소가 사라지고, 눈이 차가워졌다.

"그렇군. 그렇다면 넌 루엔의 약점이겠네."

루이스가 손을 들었다. 그의 뒤에 있던 인영들이 움직였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있었다.

"루엔, 넌 선택해야 해. 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그러면 넌 살 수 있어. 아니면 계속 올라가. 그러면 이 아이들은 영원히 어둠 속에 갇혀 있을 거야."

루엔의 몸이 굳었다. 루이스의 협박이 루엔을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루엔은 무언가를 깨달았다.

루이스가 하는 말은 거짓이라는 것. 선택의 자유를 빼앗으면서 선택을 강요하는 것. 그것이 루엔이 거울의 방에서 마주쳤던 거짓과 같다는 것을. 자신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거짓이라는 것을.

루엔의 손이 멈췄다. 떨림이 사라졌다. 대신 분명한 의지가 생겼다.

루엔은 루나와 미라를 바라봤다. 그들의 눈에는 자신을 믿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루나의 응원, 미라의 신뢰. 그것이 루엔이 거울의 방에서 놓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을 위해 이곳까지 온 친구들의 마음. 그것이 진정한 관심이었다. 루엔은 이제 그것을 깨달았다.

루엔이 손을 문에 댔다. 별빛이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더 강했다. 루엔의 온몸이 빛났다. 마치 자신의 모든 거짓이 한 번에 터져 나오는 것처럼. 루이스의 협박을 거부하는 빛. 거짓을 강요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는 빛.

문이 움직였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문이 열렸다.

"어서!"

미라가 루나를 밀어 올렸다. 루나는 루엔의 손을 다시 잡고 위로 올라갔다. 미라가 뒤에서 따라왔다.

루엔은 뒤를 돌아봤다. 루이스는 여전히 계단 위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 속에는 이제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넌 뭔가 놓치고 있어, 루엔."

루이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짓을 고백한다고 해서 모든 거짓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넌 아직도 모르고 있어. 누구의 거짓을 고백하고 있는 건지. 진정한 거짓이 뭔지.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 넌 돌아올 거야."

루엔은 루이스의 말에 멈췄다. 그 말 속에는 단순한 협박이 아닌 무언가 다른 것이 담겨 있었다. 루이스가 루엔의 능력 메커니즘에 대해 알고 있다는 암시. 루엔이 아직 깨닫지 못한 진실에 대한 경고. 누구의 거짓을 고백하고 있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루엔의 마음이 흔들렸다. 뭔가 놓친 것이 있다는 불안감이 루엔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때까지 살아 있으면 좋겠네."

루이스의 마지막 말이 루엔의 등뒤에 떨어졌다.

루엔은 루이스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저 위로 올라갔다. 문이 닫혔다. 루이스의 목소리가 희미해졌다.

루엔은 숨을 고르기 위해 멈췄다. 루나와 미라도 함께 멈춰 있었다. 세 명 모두 숨이 가빴다.

루엔은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손은 이제 평범했다. 빛은 사라지고, 다시 평소의 손으로 돌아가 있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거울의 방에서 얻은 깨달음이 루엔을 변화시켰다. 거짓을 마주할 용기. 그것이 루엔의 진정한 능력이었다. 하지만 루이스의 경고가 자꾸만 떠올랐다. 누구의 거짓을 고백하고 있는 건지. 진정한 거짓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말할 수 없었다.

"저 사람, 뭐하는 거야?"

루나의 목소리가 루엔을 깼다.

"우리를 막는 사람이야."

미라가 대답했다.

"근데 왜 루엔이 막은 거야?"

"루엔이 강해졌으니까."

미라가 루나를 바라봤다. 루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2층이야."

미라가 앞을 가리켰다.

새로운 방의 입구가 보였다. 그곳에는 작은 문이 있었고, 문 위에는 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목소리.

루엔은 그 글자를 바라봤다. 거울의 방에서 봤던 석판의 문구가 떠올랐다.

'별을 되살리는 자는 자신을 죽여야 한다.'

그 뜻이 아직도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루엔은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경고였다. 그리고 약속이었다. 자신이 계속 올라가면, 언젠가는 그 뜻을 깨달을 것이라는 약속.

루나가 루엔의 손을 다시 잡았다.

"우리가 같이 올라가도 돼?"

루엔은 루나를 바라봤다. 루나의 눈에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동시에 결의도 있었다. 미라도 루엔의 옆에 섰다.

"응. 함께 올라가자."

루엔이 문에 손을 댔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 안에서는 새로운 어둠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는 또 다른 별의 조각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별과 함께, 또 다른 거짓이 기다리고 있었다. 루엔이 아직 깨닫지 못한 거짓.

루엔은 한 발을 내디뎠다.

루나와 미라가 따라왔다.

목소리의 방의 입구가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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