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리는 순간, 모니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게임 로그인 화면]
[캐릭터명: 준호 | 레벨: 15 | 경험치: 34,250/50,000]
손가락이 마우스를 움직였다. 기계적이었다. 게임 내 메인 로비로 진입했을 때, 길드 채팅창이 떴다.
**[크림슨 길드 채팅]**
**민준**: 준호 미안해
**소연**: 정말... 미안해
**류준혁**: 임무 완료. 모두 귀성.
메시지들이 화면에 떠 있었다. 지금 봐도 같은 내용이었다.
아까는?
아까 나는... 분명 던전에서 죽었는데?
머리가 복잡했다. 가슴도 철렁거렸다. 손이 떨렸다.
"뭐야, 이게?"
혼잣말이 나왔다. 스크린을 내려 채팅 기록을 보려 했을 때, 게임 인터페이스의 우측 상단에 낯선 탭이 떠올랐다.
**[리셋 카운터: 1/100]**
눈이 멈췄다. 탭을 클릭했다. 인터페이스가 열렸다.
**[리셋 시스템 - 고유 능력]**
**사용자: 준호**
**보유 리셋 횟수: 99회 남음**
**설명: 사망 시 정확히 24시간 전으로 시간 역행. 기억 유지. 신체 피로도 누적.**
**경고: 100회 도달 시 게임 강제 탈출. 영구 접속 불가.**
화면이 흐릿해졌다. 손을 비비고 다시 읽었다. 같은 내용이었다.
내가... 죽으면 시간이 돌아간다고?
보스의 발톱이 가슴을 뚫었을 때의 통증이 생생했다. 그 직후 화면이 하얀 플래시로 가득 찼고, 의식이 희미해졌다.
"이게... 치트야?"
혼란이 분노로 변했다. 손가락이 주먹으로 쥐어졌다. 호흡이 빨라졌다. 왜 지금 깨달았지? 왜 이전에 이 능력을 몰랐지?
아니다. 다시 생각해 봤다. 채팅창의 메시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민준**: 준호 미안해
정말인가? 정말 미안한 거야? 그들이 날 버린 이유가 뭐지? 류준혁의 지시? 상위 길드의 압박?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돌아온다면. 반복할 수 있다면.
준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한 번 더 해 보자."
화면을 내렸다. 게임 메인 로비의 길드 홀이 보였다. 사람들이 오갔다. 모두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무기를 들고, 같은 표정으로 움직였다.
그들은 내일이 오면 다시 초기화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억한다. 오늘을 산 모든 것을.
그 순간 깨달았다. 이 감각이 뭔지. 세상이 내 손에서 미끄러져 나가는 듯한 그 감각. 나만 남겨진 채 모든 게 리셋되는 그 고독함.
혼자다. 진짜로 혼자다.
준호는 길드 홀의 한구석 벤치에 앉았다. 게임 화면을 통해 길드원들을 관찰했다. 민준이는 던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연이는 치유 스킬을 점검하고 있었다. 지은이는 무기를 정비하고 있었다.
모두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그들의 표정이다.
민준이는 자꾸만 준호 쪽을 흘깃거렸다. 소연이는 손이 떨리고 있었다. 지은이는 무기를 정비하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죄책감이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는 걸. 그리고 자신들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걸.
준호의 손이 주먹으로 쥐어졌다. 얼굴도 화가 났다. 하지만 동시에 확인하고 싶었다. 민준이가 왜 경고했는지. 류준혁이 왜 계획을 바꿨는지. 그리고 진짜로 오늘 던전을 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가 되었다.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의 심장이 철렁거렸다. 오늘 던전. 오늘이 진짜 배신의 날인가?
길드 홀에서 길드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민준이가 준호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민준이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준호. 오늘 준비 됐어?"
민준이가 말을 걸었다.
"응."
준호가 대답했다.
민준이가 뭔가 더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길드 홀의 입구에서 다른 길드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검은 옷을 입은, 준호가 본 적 없는 길드원들이었다.
"이 새끼들 뭐야?"
민준이가 중얼거렸다.
류준혁이 앞으로 나갔다. 그 길드의 리더라고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크림슨 길드장. 우리 이그니스 길드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러 왔다."
이그니스?
준호의 눈이 떠졌다. 상위 길드다. 게임 내에서 가장 강한 길드 중 하나.
류준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그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말해 봐."
"너희 길드에서 발목을 잡는 놈이 있더라. 그걸 처리해. 그럼 우리가 너희를 지원해 줄 거야. 이 놈이 맞나?"
이그니스의 리더가 준호를 가리켰다.
준호의 몸이 굳었다.
류준혁이 준호를 봤다. 그의 눈이 뭔가를 결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그니스의 압박 앞에서 계획을 재수정하는 순간이었다.
"알겠습니다. 오늘 던전에서 처리하겠습니다."
준호의 가슴이 철렁거렸다.
이그니스의 리더가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 그럼 오늘 던전에서 기대할게."
이그니스의 길드원들이 길드 홀을 나갔다. 길드 채팅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류준혁]**: 모두 준비하세요. 1시간 후 던전 진입.
준호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이게 진짜 배신의 날이었다.
민준이가 준호의 옆에 앉았다.
"준호. 너 정말 조심해. 진짜로."
이번엔 다르다. 민준이의 목소리가 절실했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건데?"
"모르겠어. 근데 뭔가... 넌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하는 거야?"
준호가 놀랐다. 민준이가 이미 알고 있다는 건가? 리셋을 기억하고 있다는 건가?
"뭐?"
"아니 뭐 아니야. 그냥... 조심해."
민준이가 일어나 갔다. 준호는 혼자 남겨졌다. 게임 내 시간이 계속 흘렀다. 오후 1시. 길드원들이 던전 입구로 모였다.
준호는 그들을 따라갔다. 황폐한 사원의 입구가 보였다. 잃어버린 사원. 중급 던전.
길드원들이 던전에 진입했다. 준호도 따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2시간 후, 보스전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보스. 거대한 석상이 움직였다. 류준혁이 외쳤다.
"민준이! 앞으로! 소연이! 힐! 지은이! 저격! 준호! 뒤에서 버텨!"
모두가 움직였다. 보스의 공격이 쏟아졌다. 민준이가 방어했다. 소연이가 힐을 뿌렸다. 지은이가 화살을 날렸다.
준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이 끝이라는 걸.
그 순간, 류준혁이 손을 들었다.
신호였다.
민준이가 뒤로 물러섰다. 소연이가 힐을 멈췄다. 지은이가 화살을 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준호를 등졌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준호의 체력이 떨어졌다.
1% → 0.5% → 0%.
검은 화면.
그리고...
흰 플래시가 세상을 가득 채웠다.
현실로 돌아갔다. 모니터 앞의 의자에 앉아 있는 자신을 봤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호는 손을 들었다. 떨렸다. 게임을 종료한 지 몇 분도 안 됐는데 손이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팔 전체에 묵직한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무거웠다. 마치 하루를 꼬박 깨어 있은 것처럼.
리셋할 때마다 이런 건가? 신체 피로도가 누적된다는 게 이런 뜻인가?
준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손이 여전히 떨렸다. 깊게 숨을 쉬어도 가슴의 철렁거림은 가시지 않았다. 게임 속 배신감이 현실로 스며들어온 것 같았다.
휴대폰을 들었다. 현실의 채팅창이 떠올랐다.
**[민준(현실)]**: 오늘 뭐해? 게임 할 거야?
어제 밤에 보낸 메시지였다. 준호는 답장을 보냈다.
**[준호]**: 응. 할 생각.
**[민준(현실)]**: 위험해 보이니까 조심해. 진짜.
민준이의 메시지가 떴다. 게임 내 상황을 현실에서도 알고 있단 말인가?
아니다. 이건 단순한 우려심일 수도 있다. 친구가 걱정하는 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준호는 알고 있었다. 게임 내 민준이의 말과 현실의 민준이의 말이 겹쳐 있다는 걸. 둘 다 같은 절실함으로 "조심해"라고 말했다. 뭔가 그들은 알고 있었다. 준호가 게임에서 뭔가 특별하다는 걸.
준호는 게임 디스크를 켰다. 다시 로그인했다.
**[게임 로그인 화면]**
**[캐릭터명: 준호 | 레벨: 15 | 경험치: 34,250/50,000]**
**[리셋 카운터: 2/100]**
카운터가 2로 올라가 있었다.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Day 1 오전이었다. 여전히 길드 채팅창에는 같은 메시지들이 떠 있었다.
**[크림슨 길드 채팅]**
**민준**: 준호 미안해
**소연**: 정말... 미안해
**류준혁**: 임무 완료. 모두 귀성.
준호는 채팅창을 켰다. 그리고 민준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준호]**: 민준아. 왜 미안해?
응답이 오지 않았다. 몇 초 후, 민준이의 메시지가 떴다.
**[민준]**: 뭐? 뭐가 뭔데?
민준이가 모른다고? 하지만 아까는 분명히...
아. 맞다. 리셋되지 않은 자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채팅 기록도 초기화되는 건가? 아니면 민준이가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하는 건가?
준호의 손이 떨렸다. 이 상황이 점점 더 미쳐 보였다.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가 되었다.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의 심장이 철렁거렸다. 오늘 던전. 오늘이 진짜 배신의 날인가?
길드 홀에서 길드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민준이가 준호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민준이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준호. 오늘 준비 됐어?"
민준이가 말을 걸었다.
"응."
준호가 대답했다.
민준이가 뭔가 더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길드 홀의 입구에서 다른 길드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검은 옷을 입은, 준호가 본 적 없는 길드원들이었다.
"이 새끼들 뭐야?"
민준이가 중얼거렸다.
류준혁이 앞으로 나갔다. 그 길드의 리더라고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크림슨 길드장. 우리 이그니스 길드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러 왔다."
이그니스?
준호의 눈이 떠졌다. 상위 길드다. 게임 내에서 가장 강한 길드 중 하나.
류준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그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말해 봐."
"너희 길드에서 발목을 잡는 놈이 있더라. 그걸 처리해. 그럼 우리가 너희를 지원해 줄 거야. 이 놈이 맞나?"
이그니스의 리더가 준호를 가리켰다.
준호의 몸이 굳었다.
류준혁이 준호를 봤다. 그의 눈이 뭔가를 결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그니스의 압박 앞에서 계획을 재수정하는 순간이었다.
"알겠습니다. 오늘 던전에서 처리하겠습니다."
준호의 가슴이 철렁거렸다.
이그니스의 리더가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 그럼 오늘 던전에서 기대할게."
이그니스의 길드원들이 길드 홀을 나갔다. 길드 채팅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류준혁]**: 모두 준비하세요. 1시간 후 던전 진입.
준호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이게 진짜 배신의 날이었다.
민준이가 준호의 옆에 앉았다.
"준호. 너 정말 조심해. 진짜로."
이번엔 다르다. 민준이의 목소리가 절실했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건데?"
"모르겠어. 근데 뭔가... 넌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하는 거야?"
준호가 놀랐다. 민준이가 이미 알고 있다는 건가? 리셋을 기억하고 있다는 건가?
"뭐?"
"아니 뭐 아니야. 그냥... 조심해."
민준이가 일어나 갔다. 준호는 혼자 남겨졌다. 게임 내 시간이 계속 흘렀다. 오후 1시. 길드원들이 던전 입구로 모였다.
준호는 그들을 따라갔다. 황폐한 사원의 입구가 보였다. 잃어버린 사원. 중급 던전.
길드원들이 던전에 진입했다. 준호도 따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2시간 후, 보스전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보스. 거대한 석상이 움직였다. 류준혁이 외쳤다.
"민준이! 앞으로! 소연이! 힐! 지은이! 저격! 준호! 뒤에서 버텨!"
모두가 움직였다. 보스의 공격이 쏟아졌다. 민준이가 방어했다. 소연이가 힐을 뿌렸다. 지은이가 화살을 날렸다.
준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이 끝이라는 걸.
그 순간, 류준혁이 손을 들었다.
신호였다.
민준이가 뒤로 물러섰다. 소연이가 힐을 멈췄다. 지은이가 화살을 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준호를 등졌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준호의 체력이 떨어졌다.
1% → 0.5% → 0%.
검은 화면.
그리고...
흰 플래시가 세상을 가득 채웠다.
"이게 뭐야?"
준호의 목소리가 울렸다. 현실로 돌아갔을 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손이 심하게 떨렸다. 가슴이 철렁거렸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또 같은 일이 반복됐다.
준호는 손을 들었다. 손가락 끝까지 떨림이 전해졌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이전보다 더 무거웠다. 신체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는 게 이 정도인가?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게임 속 배신이 자꾸만 떠올랐다. 민준이의 표정. 소연이의 떨리는 손. 류준혁의 냉정한 신호.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다시 반복될 거라는 생각.
휴대폰을 집었다. 현실의 채팅창을 열었다.
**[민준(현실)]**: 게임 어때? 잘 하고 있어?
새로운 메시지였다. 어제와 다른 내용이었다.
준호는 답장을 보냈다.
**[준호]**: 민준아. 너 게임 내 일을 알고 있어? 혹은 날 알고 있어?
몇 초 후, 민준이의 답장이 떴다.
**[민준(현실)]**: 뭐? 무슨 소리야?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건가?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게임 로그인 화면]**
**[캐릭터명: 준호 | 레벨: 15 | 경험치: 34,250/50,000]**
**[리셋 카운터: 3/100]**
카운터가 3으로 올라가 있었다. 또 다시 Day 1 오전이었다. 또 다시 같은 메시지들이 떠 있었다.
준호는 깊게 숨을 쉬었다. 이번엔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던전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길드 홀에서 길드원들이 모였다. 류준혁이 던전 진입을 공지했다. 하지만 준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준호]**: 오늘 던전 안 갈 거 같아요.
길드 채팅창에 메시지를 보냈다.
응답이 없었다. 몇 초 후, 류준혁의 메시지가 떴다.
**[류준혁]**: 뭐? 왜?
준호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길드원들이 던전으로 떠났다. 준호는 길드 홀에 남겨졌다.
시간이 지났다. 오후 2시. 오후 3시. 오후 4시.
길드원들이 돌아왔다. 모두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민준이가 준호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민준이의 표정이 복잡했다.
"준호. 왜 안 왔어?"
민준이가 물었다.
"기분이 안 좋았어."
준호가 대답했다.
민준이가 뭔가 더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입을 다물었다.
"알겠어."
민준이가 그렇게만 말했다.
그 밤, 게임을 종료했다.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손이 떨렸다. 하지만 이전보다는 덜했다.
준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던전에 가지 않았는데도 리셋됐다. 그럼 리셋은 24시간마다 자동으로 일어나는 건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그리고 민준이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이라고 했을까?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리셋 카운터: 4/100]**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민준이에게 직접 물어보자.
길드 홀에서 민준이를 찾았다. 민준이가 준호를 봤다.
"민준아. 넌 왜 자꾸만 나한테 '같은 질문을 하는 거냐'고 물어?"
준호가 직접 물었다.
민준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뭐... 뭐야?"
민준이가 중얼거렸다.
"넌 뭔가 알고 있어. 내가 뭔가 특별하다는 걸."
준호가 더 물었다.
민준이가 준호의 팔을 잡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조용해. 여기서 그런 말 하지 마."
민준이가 속삭였다.
"넌 알고 있어. 리셋을 기억하고 있어."
"조용해!"
민준이가 준호를 끌었다. 길드 홀의 한구석으로.
"너 정말 위험해. 지금 말하는 것도 위험해."
민준이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럼 넌 뭘 알아? 나한테 말해 줄래?"
"난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그냥... 조심해. 진짜로."
민준이가 준호를 놓았다. 그리고 돌아갔다.
준호는 혼자 남겨졌다. 민준이는 뭔가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가 되었다.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던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길드원들이 모였다. 이그니스의 길드원들이 들어왔다.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류준혁의 배신. 보스전에서의 죽음.
흰 플래시.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이 더 심하게 떨렸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더 무거웠다.
신체 피로도가 계속 누적되고 있었다.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리셋 카운터: 5/100]**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보스전에서 류준혁을 피해 보자.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던전에 참여했다. 길드원들이 모였다. 이그니스의 길드원들이 들어왔다.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길드원들이 던전으로 떠났다. 준호도 따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2시간 후, 보스전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보스. 거대한 석상이 움직였다. 류준혁이 외쳤다.
"민준이! 앞으로! 소연이! 힐! 지은이! 저격! 준호! 뒤에서 버텨!"
모두가 움직였다. 보스의 공격이 쏟아졌다.
준호는 이번엔 다르게 했다. 뒤에서 버티지 않고, 민준이 옆으로 이동했다.
류준혁이 손을 들었다.
신호였다.
민준이가 뒤로 물러섰다. 소연이가 힐을 멈췄다. 지은이가 화살을 쏘지 않았다.
하지만 준호는 민준이 옆에 있었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민준이가 준호를 밀어냈다.
"도망쳐!"
민준이가 외쳤다.
준호가 민준이의 눈을 봤다. 그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죄책감이 아니라, 뭔가 다른 감정이.
"넌...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준호가 물었다.
"도망쳐!"
민준이가 다시 외쳤다.
하지만 준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1% → 0.5% → 0%.
검은 화면.
흰 플래시.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이 더 심하게 떨렸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더 무거웠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다른 감정이 들었다.
민준이의 눈에 있던 그 감정. 그게 뭐였지?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리셋 카운터: 6/100]**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민준이에게 직접 물어보자. 보스전 전에.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민준이를 찾았다. 길드 홀의 한구석에서.
"민준아. 넌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왜 배신하는 거야?"
준호가 물었다.
민준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뭐... 뭐야?"
"넌 뭔가 알고 있어. 그럼 말해 줄래. 제발."
준호가 간청했다.
민준이가 준호의 팔을 잡았다.
"너 정말 위험해. 지금 말하는 것도 위험해. 그냥 조용히 해."
"난 조용히 할 수 없어. 난 계속 죽고 있어. 계속 리셋되고 있어. 넌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민준이가 준호를 봤다. 그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넌... 정말 모르고 있구나."
민준이가 중얼거렸다.
"뭘 모르고 있어?"
"이 세상이 뭔지. 이 게임이 뭔지."
민준이가 준호의 귀에 속삭였다.
"우리는 모두 NPC야. 너만 아니고. 너만 기억해. 너만 반복해."
준호가 놀랐다.
"뭐... 뭐야?"
"그리고 누군가는 너를 관찰하고 있어. 누군가는 너의 모든 선택을 보고 있어."
민준이가 준호의 눈을 봤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아? 그건 너야. 현실의 너야."
준호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뭐... 뭐라는 거야?"
"지금은 말할 수 없어. 그냥 조심해. 그리고... 이번 던전에는 가지 마."
민준이가 준호를 놓았다.
준호는 혼자 남겨졌다. 민준이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우리는 모두 NPC야.'
'누군가는 너를 관찰하고 있어.'
'그 누군가가 너야. 현실의 너야.'
준호는 게임을 종료했다.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손이 떨렸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무거웠다.
하지만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켜지 않았다.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우리는 모두 NPC야.'
'현실의 너야.'
민준이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럼 이건 뭐지? 게임이 아니라 뭔가 다른 건가?
준호는 휴대폰을 집었다. 현실의 민준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준호]**: 민준아. 게임 내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 넌 뭔가 알고 있지?
몇 초 후, 민준이의 답장이 떴다.
**[민준(현실)]**: 뭐? 무슨 소리야? 게임 내에서 뭐가 일어났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건가?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리셋 카운터: 7/100]**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류준혁에게 직접 물어보자.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류준혁을 찾았다. 길드 홀의 중앙에서.
"류준혁. 넌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준호가 물었다.
류준혁이 준호를 봤다. 그 눈에는 뭔가가 없었다. 아무것도.
"뭐?"
류준혁이 물었다.
"넌 왜 나한테 배신하는 거야?"
"배신? 난 뭘 했는데?"
류준혁이 중얼거렸다.
"오늘 던전에서 나한테 배신할 거잖아."
"뭐? 그런 일이 없을 거야."
류준혁이 웃음을 터뜨렸다.
"너 뭐 하는 거야? 게임 내에서 이상한 말 하지 마."
류준혁이 준호를 등졌다.
준호는 혼자 남겨졌다. 류준혁은 뭔가를 알지 못했다. 아니면 알려고 하지 않았다.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후 1시. 길드원들이 던전으로 떠났다. 준호도 따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2시간 후, 보스전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보스. 거대한 석상이 움직였다. 류준혁이 외쳤다.
"민준이! 앞으로! 소연이! 힐! 지은이! 저격! 준호! 뒤에서 버텨!"
모두가 움직였다. 보스의 공격이 쏟아졌다.
준호는 이번엔 다르게 했다. 류준혁을 피했다.
류준혁이 손을 들었다.
신호였다.
민준이가 뒤로 물러섰다. 소연이가 힐을 멈췄다. 지은이가 화살을 쏘지 않았다.
하지만 준호는 류준혁 옆에 있었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류준혁이 준호를 밀어냈다.
"도망쳐!"
류준혁이 외쳤다.
준호가 류준혁의 눈을 봤다. 그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죄책감이 아니라, 뭔가 다른 감정이.
"넌...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준호가 물었다.
"도망쳐!"
류준혁이 다시 외쳤다.
하지만 준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1% → 0.5% → 0%.
검은 화면.
흰 플래시.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이 더 심하게 떨렸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더 무거웠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다른 감정이 들었다.
류준혁의 눈에 있던 그 감정. 그게 뭐였지?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리셋 카운터: 8/100]**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아무도 만나지 않고, 던전에만 가 보자.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길드 홀로 갔다. 길드원들이 모였다. 이그니스의 길드원들이 들어왔다.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길드원들이 던전으로 떠났다. 준호도 따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2시간 후, 보스전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보스. 거대한 석상이 움직였다. 류준혁이 외쳤다.
"민준이! 앞으로! 소연이! 힐! 지은이! 저격! 준호! 뒤에서 버텨!"
모두가 움직였다. 보스의 공격이 쏟아졌다.
준호는 이번엔 다르게 했다. 뒤에서 버티지 않고, 보스를 공격했다.
보스의 체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계속 떨어지지 않았다.
류준혁이 손을 들었다.
신호였다.
민준이가 뒤로 물러섰다. 소연이가 힐을 멈췄다. 지은이가 화살을 쏘지 않았다.
보스의 공격이 준호에게 쏟아졌다. 준호의 체력이 떨어졌다.
1% → 0.5% → 0%.
검은 화면.
흰 플래시.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이 더 심하게 떨렸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더 무거웠다.
신체 피로도가 계속 누적되고 있었다.
준호는 게임을 켜지 않았다.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우리는 모두 NPC야.'
'현실의 너야.'
민준이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럼 이건 뭐지? 게임이 아니라 뭔가 다른 건가?
준호는 휴대폰을 집었다. 현실의 민준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준호]**: 민준아. 진짜로. 게임 내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 넌 뭔가 알고 있지? 제발. 말해 줄래.
몇 초 후, 민준이의 답장이 떴다.
**[민준(현실)]**: 넌... 정말 모르고 있구나.
준호의 심장이 철렁거렸다.
**[준호]**: 뭐? 뭘 말하는 거야?
**[민준(현재)]**: 이 세상이 뭔지. 이 게임이 뭔지.
준호의 손이 떨렸다. 민준이가 게임 내에서 한 말과 정확히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준호]**: 뭐... 뭐라는 거야?
**[민준(현실)]**: 지금은 말할 수 없어. 그냥 조심해. 그리고...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 봐.
준호는 게임을 다시 켰다.
**[리셋 카운터: 9/100]**
이번엔 뭔가 정말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던전에 가지 않고, 게임을 종료하지 않고, 게임 내에서 밤을 보내 보자.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길드 홀에 앉아 있었다. 게임을 종료하지 않았다.
길드원들이 던전으로 떠났다. 준호는 길드 홀에 남겨졌다.
시간이 지났다. 오후 2시. 오후 3시. 오후 4시. 오후 5시. 오후 6시.
길드원들이 돌아왔다. 모두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시간이 계속 지났다. 오후 7시. 오후 8시. 오후 9시. 오후 10시.
게임 내 밤이 되었다. 길드 홀의 불이 꺼졌다. 길드원들이 사라졌다.
준호는 혼자 남겨졌다. 길드 홀의 한구석 벤치에 앉아 있었다.
시간이 계속 지났다. 오후 11시. 자정. 오전 1시. 오전 2시.
그 순간,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게임 화면이 깜빡였다. 그리고 다시 켜졌다.
하지만 화면이 다르게 보였다. 길드 홀이 아니라, 다른 공간이었다.
하얀 공간. 아무것도 없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 중앙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현실의 민준이였다.
"준호. 이제 알 거야. 이 세상이 뭔지."
민준이가 말했다.
"뭐... 뭐야?"
준호가 물었다.
"이건 게임이 아니야. 이건 현실이야. 너의 현실이야."
민준이가 말했다.
"뭐... 뭐라는 거야?"
"너는 지금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너는 게임을 하고 있지 않아. 너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민준이가 말했다.
"뭐... 뭐라는 거야?"
"너는 지금 깨어 있지 않아. 너는 지금 꿈을 꾸고 있어. 그리고 이 꿈 속에서 너는 자꾸만 죽고 있어. 자꾸만 리셋되고 있어."
민준이가 말했다.
"뭐... 뭐라는 거야?"
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누군가는 너를 관찰하고 있어. 누군가는 너의 모든 선택을 보고 있어.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아?"
민준이가 물었다.
"뭐... 뭐야?"
"그건 너야. 현실의 너야."
민준이가 말했다.
"너는 지금 자고 있어. 그리고 너는 자면서 꿈을 꾸고 있어. 그 꿈 속에서 너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너는 게임을 하고 있지 않아. 너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민준이가 말했다.
준호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럼 이건... 뭐야?"
"이건 너의 무의식이야. 너의 두려움이야. 너의 불안감이야."
민준이가 말했다.
"그리고 이 무의식 속에서 너는 자꾸만 죽고 있어. 자꾸만 리셋되고 있어. 왜냐하면 너는 현실에서도 자꾸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야."
민준이가 말했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돼?"
준호가 물었다.
"깨어나야 해. 현실로 돌아가야 해. 그리고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야 해."
민준이가 말했다.
"어떻게?"
"그건 너가 결정해야 해."
민준이가 말했다.
그 순간, 하얀 공간이 흐릿해졌다. 그리고 검은 화면이 되었다.
흰 플래시.
현실로 돌아갔다. 시계는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준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이 떨렸다. 팔 전체에 무거운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눈도 무거웠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다른 감정이 들었다.
민준이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이건 너의 무의식이야.'
'너의 두려움이야.'
'너의 불안감이야.'
준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모든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이 모든 배신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해야 한다는 걸.
준호는 게임을 켜지 않았다. 휴대폰을 집었다.
**[준호]**: 민준아. 고마워. 이제 알 것 같아. 이번엔 뭔가 다르게 할 거야.
**[민준(현실)]**: 그래. 그렇게 해. 그리고 이번엔 정말로 다르게 해. 너는 할 수 있어.
준호는 게임을 켰다.
**[리셋 카운터: 10/100]**
이번엔 정말로 뭔가 다르게 해 보자.
이번엔 던전에 가지 않고, 길드를 떠나 보자.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전 10시. 길드 채팅창에 공지가 떴다.
**[류준혁]**: 오늘 던전 공략. 잃어버린 사원. 10시 30분 길드 홀 집합.
준호는 길드 홀로 가지 않았다. 대신 게임 내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길드 채팅창에 메시지를 보냈다.
**[준호]**: 난 크림슨 길드를 탈퇴합니다.
응답이 없었다. 몇 초 후, 류준혁의 메시지가 떴다.
**[류준혁]**: 뭐? 왜?
하지만 준호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게임 내 시간이 흘렀다. 오후 1시. 오후 2시. 오후 3시.
준호는 게임 내 다른 지역을 돌아다녔다. 새로운 길드를 찾아 가입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시간이 계속 흘렀다. 오후 4시. 오후 5시. 오후 6시. 오후 7시. 오후 8시. 오후 9시. 오후 10시.
게임 내 밤이 되었다. 준호는 새로운 길드의 숙소에서 밤을 보냈다.
시간이 계속 지났다. 오후 11시. 자정. 오전 1시. 오전 2시.
그 순간,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게임 화면이 깜빡였다. 그리고 다시 켜졌다.
하지만 화면이 다르게 보였다. 새로운 길드의 숙소가 아니라, 크림슨 길드 홀이었다.
그리고 그 길드 홀 중앙에는 길드원들이 서 있었다.
민준이, 소연이, 지은이, 류준혁.
모두 준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준호. 넌 왜 우리를 떠났어?"
민준이가 물었다.
"난... 너희를 믿을 수 없었어."
준호가 대답했다.
"그래. 우리는 너한테 배신했어. 하지만 그건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어.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
민준이가 말했다.
"왜?"
준호가 물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NPC니까. 우리는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