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따뜻한 집의 귀향

밤은 가장 깊어질 때였다. 침실의 창밖으로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고, 거리마다 무언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루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부엌으로 내려갔다. 손가락이 떨리지 않았다.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었다.

오븐의 불빛이 얼굴을 비추자, 거울 같은 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낯설었다. 마리나가 지어준 옷은 은빛으로 부드럽게 빛났고, 어제 밤사이 오른쪽 어깨에 작은 자국이 생겨 있었다. 카이와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 루아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아팠다. 하지만 그 아픔마저도 진실이었다.

부엌 선반에 남은 재료들을 살폈다. 밀가루, 버터, 설탕, 달걀, 소금. 그리고 숲 한 구석에서 마리나와 함께 채운 야생 꿀. 루미가 건넨 베리들도 있었다. 모두 가족의 손길이 담긴 것들이었다.

루아는 반죽을 시작했다.

손가락이 밀가루를 헤집었다. 처음 이 숲에 떨어졌을 때, 손이 떨려서 반죽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감정을 숨기려던 습관이 신체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손은 다르게 움직였다. 밀가루를 치대는 동안 루아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인간계의 조용한 제과점. 무표정한 얼굴로 손님들을 응대하고, 밤마다 혼자 빵을 구우며 텅 빈 가슴을 달래던 그 삶. 그곳에서는 루아의 손이 항상 떨렸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잠그려 하는 몸의 반응이었다.

반죽은 점점 부드러워졌다. 버터를 섞으니 색이 연해졌다. 계란을 풀어 넣을 때 루아는 처음으로 그 노란 빛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숲에 올 때까지 루아는 그런 것들을 보지 못했다. 세상을 마취시킨 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탕을 한 줌 넣으며 루아는 생각했다. 렉스의 베리 타르트를 구울 때, 루미의 부드러운 빵을 구울 때, 그레이를 위한 호밀빵을 구울 때. 매번 루아의 손은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루아 자신도 변했다. 감정을 담는다는 것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알았다.

이제 마지막이다.

루아가 구우려 하는 이 빵에는 모든 것이 담길 것이다. 인간계에서 무표정하게 살던 자신, 그리고 이 숲에서 비로소 깨어난 자신. 과거와 현재, 두려움과 용감함, 외로움과 사랑. 그 모든 감정을 이 반죽 속에 녹여낼 것이다.

손이 반죽을 치대면서 루아의 눈에 물기가 맺혔다. 아직도 울음이 서툴렀다.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오는 감각이 낯설었다. 그렇지만 루아는 그것을 닦지 않았다. 눈물도 진심이었다.

반죽을 모양 내기 시작했다. 크고 동그란 모양이었다. 손바닥으로 눌러 살짝 패인 원형을 만들었다. 그 위에 베리들을 박아 넣었다. 렉스를 위한 것, 루미를 위한 것, 그레이를 위한 것. 모두 담겨 있었다.

오븐 문을 열었다. 따뜻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이 온기는 인간계의 어떤 오븐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 실버우드의 오븐은 살아있는 듯했다. 마치 루아의 손을 반기는 것처럼.

반죽을 오븐 안에 밀어 넣었다. 문을 닫으며 루아는 중얼거렸다. "모든 것을 담아. 내 모든 것을."

밤새 빵은 익었다. 향기가 부엌을 가득 채웠다. 밀가루의 따뜻함, 버터의 풍요로움, 그리고 그 깊은 곳에 담긴 루아의 진심. 거실에서는 그레이와 렉스가 여전히 창밖을 지키고 있었다.

"다 됐어."

루아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그레이가 돌아섰다. 늑대의 눈으로 루아를 바라봤다. 그 눈빛은 복잡했다. 승인, 그리고 그 밑에 깔린 불안. 루아는 그것을 알아챘다. 무표정함으로 살아온 십 년도 읽지 못한 눈빛을 이제는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나간다."

루아가 말했다. 렉스가 벌떡 일어섰다.

"말도 안 돼. 아직 안개가—"

"괜찮아."

루아는 부엌으로 돌아가 오븐에서 빵을 꺼냈다. 금빛으로 구워진 표면에 베리들이 박혀 있었다. 그 위로 은빛 빛이 흘렀다. 루아가 구운 모든 빵이 그랬듯이, 이 빵도 빛났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밝기였다. 마치 별처럼.

루아는 빵을 들고 집을 나갔다.

숲의 안개는 검은색이었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루아의 발목을 감싸려 했다. 하지만 루아는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새 옷이 안개를 가르며 헤쳐 나갔다. 마리나가 지어준 그 옷은 숲의 일부였다. 루아도 이제 숲의 일부였다.

검은 안개 속에서 카이가 나타났다.

붉은 눈, 뾰족한 이빨, 검은 날개. 어제의 전투에서 입은 상처들이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카이의 몸은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욕망만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루아. 이제 왔군."

카이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유혹이 담겨 있었다.

"네 빵을 원한다. 네 진심을 원한다."

카이가 한 발 다가섰다. 그의 눈빛이 예리해졌다.

"그것이 있으면 나는 이 숲을 떠날 수 있어. 그리고 너도 인간계로 돌아갈 수 있다. 다시 그 조용한 제과점으로. 혼자가 아닌 누군가를 곁에 두고."

루아의 몸이 경직되었다. 카이가 그녀의 약점을 건드렸다. 인간계의 기억, 그곳에서의 외로움. 그리고 만약 이 숲을 떠나게 된다면 그레이와 루미, 렉스와 헤어져야 한다는 것.

"거짓이야."

루아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십 년을 무표정으로 살아온 사람이 내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이것은 새로 태어난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나는 더 이상 인간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넌 이미 알고 있어. 네가 원하는 건 떠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소유하는 것이야."

카이의 눈이 흔들렸다. 루아가 그의 본질을 꿰뚫었다.

"이 빵을 줄게."

루아가 손을 들었다. 빵이 은빛으로 빛났다.

카이는 한 발 물러섰다. 그리고 다시 한 발 나아갔다. 욕망이 이성을 눌렀다. 손을 뻗어 빵을 집어 들었다.

"고마워."

카이가 웃으며 빵을 깨물었다.

순간, 그 표정이 굳었다.

빵 속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루아가 인간계에서 무표정하게 살던 시간들, 그 속에서 느껴왔던 외로움.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던 마음, 하지만 상처받을까봐 숨겨왔던 그 마음. 그리고 이 숲에 와서 비로소 깨어난 감정들. 따뜻함, 사랑, 그리고 가족.

카이는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느꼈다.

자신이 얼마나 진심이 없었는지. 자신이 얼마나 공허한 존재인지. 자신이 원했던 것이 타인의 진심이었다는 것은, 자신은 진심이 없다는 뜻이라는 것을.

카이의 손이 떨렸다. 빵이 떨어졌다.

"이, 이게..."

"진심이야. 내 모든 것."

루아가 말했다.

카이는 비명을 질렀다. 그 비명 속에는 깨달음과 절망이 섞여 있었다. 검은 안개가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아니, 카이가 안개가 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그 깨달음이 그를 소멸시키고 있었다.

카이의 형체가 흐릿해졌다. 그는 자신의 공허함을 마주했다. 채워질 수 없는 욕망, 진실이 될 수 없는 거짓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저항하려 했지만 숲의 규칙은 냉정했다. 진심이 없는 자는 이 숲에 설 자리가 없었다.

카이는 한 번 더 비명을 질렀다. 이번엔 더 이상 욕망이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을 잃어가는 공포였다. 그의 몸이 연기처럼 흩어졌다. 검은 안개 속으로 녹아들었다.

"미안해... 루아..."

마지막 말이 희미하게 들렸다. 그리고 완전히 사라졌다. 숲의 깊은 곳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루아는 한 발 물러섰다.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이것이 필요했다. 이 숲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살아가기 위해.

검은 안개가 걷혔다. 은빛 안개가 다시 내려앉았다. 숲이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안도하는 것처럼.

루아는 돌아섰다.

집 쪽으로 가는 길이 밝았다. 따뜻한 빛이 창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렉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 뒤로 그레이가, 그리고 루미가 따라왔다.

루미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

"누님! 누님!"

작은 팔이 루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루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루아는 루미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괜찮아. 다 끝났어."

렉스가 루아를 안았다. 여우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졌다. 어제까지도 렉스는 누군가를 안지 못했다. 누군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루아를 안고 있었다.

"고마워. 진짜."

렉스의 목소리는 쉰 것 같았다. 루아는 렉스의 등을 쓸어내렸다.

그레이가 다가왔다. 거대한 늑대의 몸이 루아를 감싸 안았다. 루아의 전신이 그의 가슴팍에 안겼다.

"고마워."

그레이가 중얼거렸다. 단 두 마디였지만, 루아는 그 안에 담긴 모든 것을 알아들었다. 고마움, 미안함, 그리고 사랑.

루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번엔 자연스럽게 내려왔다.

"나도... 여기 있고 싶어. 여기서... 살고 싶어."

루아가 말했다.

그레이는 루아를 더욱 단단히 안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며 루아는 뒤를 돌아봤다. 검은 안개는 사라졌고, 은빛 안개가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다. 숲은 평온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부엌의 오븐은 아직도 따뜻했다.

---

루아는 벽난로 앞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밤새 긴장했던 몸이 이제야 풀리고 있었다. 가슴 한구석에는 여전히 뭔가 남아 있었다. 카이를 소멸시켰다는 것의 무게. 하지만 그것은 죄책감이 아니었다. 필요한 것을 했다는 확신과, 그 대가로 얻은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그레이가 루미를 재웠다. 작은 여우는 루아를 보는 순간 안정을 찾았고,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렉스는 창밖을 바라보다 천천히 돌아섰다.

"이제 정말 끝났어."

그의 목소리에는 믿음이 담겨 있었다.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순간, 무언가 변했다. 가슴이 가벼워졌다. 과거의 무게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

사흘이 지났다.

루아가 구운 빵의 향기가 부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번엔 마리나를 포함한 숲의 여러 수인들을 위한 것들이었다. 호밀빵, 베리 타르트, 초콜릿 브리오슈, 그리고 야생 꿀을 넣은 단호박 파이.

마리나가 거실에 앉아 루미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옷은 정말 잘 어울려, 루미."

"마리나 언니가 만들어줬거든요!"

루미가 자신의 새 옷을 자랑했다. 마리나가 지어준 것이었다. 루미도 이제 이 숲의 옷을 입고 있었다. 인간계의 것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렉스는 마당에서 나무를 쌓고 있었다.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의 움직임은 빨랐지만, 이제는 분주함이 아닌 목적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위한 움직임.

그레이는 루아의 곁에 앉아 있었다. 거실에서 루아가 빵을 나르는 것을 돕고 있었다.

"이것들 다 누구 거야?"

그레이가 물었다.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예전처럼 통제적이지 않았다.

"마리나, 그리고 숲의 다른 사람들. 모두 우릴 도와줬으니까."

루아가 대답했다.

"아, 그리고 이건."

루아가 한 덩어리를 들었다. 작은 빵이었다. 호밀과 꿀이 섞인 것으로, 가장 부드러운 맛이 나도록 구었다.

"누구 거야?"

"그레이 거."

루아가 그레이에게 건넸다.

그레이는 빵을 받아들었다. 순간, 그의 눈이 흔들렸다. 빵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을 감지한 것이었다. 루아의 따뜻함, 그리고 감사.

"우리 엄마도 빵을 잘 구웠었지."

그레이가 중얼거렸다. 루아는 그 말을 들었다. 숲 깊숙한 곳을 보는 그레이의 눈이 흐릿해졌다.

"그레이?"

루아가 물었다.

"괜찮아. 그냥... 기억이 났어."

그레이가 빵을 깨물었다. 순간,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루아의 빵에는 그레이를 위한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잃어버린 아내에 대한 그리움, 아이들을 사랑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해온 그 마음, 그리고 루아를 만난 후 비로소 깨어난 감사.

그레이는 루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고마워. 정말."

루아는 그레이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문이 열렸다. 마리나와 몇몇 수인들이 들어왔다. 여우, 사슴, 그리고 작은 다람쥐 수인까지. 모두 루아의 빵을 받으러 온 것이었다.

"루아! 정말 기다렸어!"

마리나가 반갑게 웃었다. 그리고 잠깐 멈췄다. 루아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전에는 절대 웃지 않던 넌데."

마리나가 놀라며 말했다.

루아는 웃음을 지었다. 과거의 루아라면 이런 말에 얼굴을 돌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루아는 마리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눈을 마주쳤다.

"이제 웃을 이유가 생겼어."

루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리고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와, 정말 좋은 향기다!"

다른 수인들도 감탄했다.

루아는 각각에게 빵을 나누어 주었다. 렉스도 도왔다. 루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하며 창밖을 들여다봤다. 루아가 손님들에게 빵을 건넬 때, 과거의 그녀처럼 말을 아끼지 않았다. 각 손님에게 어떤 빵인지, 어떤 맛인지 설명했다. 누군가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이전의 루아는 절대 이렇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아, 이거 정말 맛있어!"

"이건 뭐야? 호밀이야?"

"이 향기는... 정말 따뜻해."

모두가 빵을 깨물며 감탄했다. 루아의 빵을 먹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평온함이 피어올랐다. 그들은 루아의 진심을 느꼈다.

마리나가 루아에게 다가왔다.

"루아, 넌 이제 진짜 우리의 베이커리의 중심이 됐어. 아니, 우리 숲의 중심이 됐어."

루아는 마리나를 안았다. 과거라면 상상도 못 할 행동이었다.

"고마워. 정말."

루아가 중얼거렸다.

마리나는 그 변화를 깊이 느꼈다. 예전의 루아는 절대 누군가를 먼저 안지 않았다. 무표정함이 방어막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루아의 팔은 따뜻했고, 그 안에는 진정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뭐, 당연하지. 우린 친구잖아."

마리나가 웃으며 떠났다.

밤이 되었다. 집 안이 조용해졌다. 그레이는 루미를 재웠다. 루미는 자다가도 자주 깼지만, 이제는 루아를 보면 다시 잠에 빠졌다. 루아의 존재가 그렇게 안정적이었다.

렉스는 벽난로 앞에 앉아 있었다.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루아는 부엌으로 갔다. 내일 구울 빵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도 밀가루 냄새, 버터의 황금빛, 오븐의 온기는 루아를 설레게 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다른 의미였다. 자신을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것이었다.

그레이가 부엌에 들어왔다.

"뭐 해?"

"내일 빵 생각하고 있어."

"뭐 구울 거야?"

"음... 루미를 위한 건 부드럽게, 렉스를 위한 건 풍부하게, 그리고 그레이를 위한 건..."

루아가 생각했다.

"그레이를 위한 건?"

"따뜻하게."

루아가 대답했다.

그레이가 루아의 옆에 섰다. 거대한 늑대의 몸이 루아를 감싸 안았다. 루아는 그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이제 여기가 진짜 집이야?"

그레이가 물었다.

"응."

루아가 대답했다.

"처음부터 여기가 내 집이었던 것 같아."

부엌의 창밖으로 은빛 안개가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다. 숲의 나무들은 밤낮없이 부드러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멀리서 작은 생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 모든 것이 루아를 환영하고 있었다.

오븐 안에는 내일 구울 반죽이 준비되어 있었다. 밀가루, 버터, 설탕, 계란. 그리고 루아의 손이 담길 모든 감정들.

루아는 그레이의 팔 안에서 미소 지었다. 처음으로, 그 미소는 무표정함의 가면이 아니었다. 진정한 것이었다.

제과사 루아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따뜻한 집의 베이커리에서, 루아는 비로소 자신의 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그 가족은 루아를 필요로 했다.

이곳이 루아의 귀향이었다. 실버우드는 루아를 기다리던 곳이었고, 이 집은 루아의 진정한 집이었다.

내일도 루아는 빵을 구울 것이다. 밀가루 냄새, 버터의 황금빛, 오븐의 온기 속에서. 그리고 그 빵을 먹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며 루아는 알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도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

숲의 은빛 안개가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따뜻한 집의 불빛이 숲을 밝혔다. 이곳이 루아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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