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천장은 낡은 스티로폼이었다.

병원의 흰 천장이 아니었다. 경기대학교 배구부 기숙사의 낡은 천장이었다. 준호는 몸을 일으켰다. 손가락으로 침대 모서리를 짚었을 때 느껴지는 딱딱한 나무 질감, 몸을 누웠을 때의 불편함—모두 기억 속의 것이었다.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휴대폰을 집었다. 화면을 켰다. 2024년 3월 15일. 경기대학교 배구부 카톡방에는 아침 7시 연습 안내가 떠 있었다.

이게 현실인가?

준호는 일어나 앉았다. 침대 위에서 바닥에 내려온 발가락들이 차갑게 식었다. 기숙사 창밖으로 보이는 운동장은 정확히 3년 전의 그 모습이었다. 왼쪽 코너의 소나무도, 운동장 가장자리의 펜스도, 아침 햇빛에 젖어 있는 모래도.

준호는 거울을 들었다. 얼굴에는 팔자주름이 없었다. 목은 팽팽했다. 손을 펼쳤을 때 손가락 관절에 굳은살이 적었다. 무릎을 구부렸을 때 통증도 없었다. 부상도, 수술도, 2군 생활도 없었다.

악몽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은퇴를 각오했던 병상에서 깨어난 후, 이곳이 대학 시절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4분 23초였다. 시계를 본 후, 달력을 본 후, 거울을 본 후, 휴대폰의 뉴스를 본 후.

2년이 역행했다.

기숙사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준호의 방 옆 방에 들어갔다. 그 목소리는 채은이었다. 김채은. 당시 팀의 세터. 아니, 현재의 세터였다.

준호는 일어나 문을 열었다.

채은은 복도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긴 검은 머리를 한 묶음으로 묶은 모습은 그때 그대로였다. 준호를 봤을 때 채은의 표정이 밝아졌다.

"어? 준호 오빠, 언제 일어났어? 아침 연습 40분 남았어."

준호는 채은을 바라만 봤다. 3년 전의 채은. 다시 만난 채은. 세터로서 완벽한 토스만을 고집하던 자신에게 상처받았던 후배 채은.

"뭐해? 표정 이상한데."

채은이 다가왔다. 준호는 채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었다. 20대 초반의 얼굴에는 아직 프로의 무게감이 없었다. 하지만 눈빛은 이미 단단했다.

"채은아."

"응?"

"내가 너한테 미안해."

채은은 고개를 갸웃했다. 준호의 목소리에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는 걸 감지한 것 같았다.

"갑자기 뭔 소리야?"

채은의 당황한 표정이 준호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채은이 왜 화를 내야 하는지 아직 모르는 듯했다.

"대학 때 내가..."

준호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말이 목에 걸렸다. 3년의 시간이 압축되어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채은의 눈이 가늘어졌다.

"너는 우리를 믿지 않았어."

채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것은 준호가 예상했던 말이었다. 아니, 준호가 자신에게 해야 했던 말이었다.

"항상 완벽한 토스만 고집했어. 우리 스파이크가 완벽하지 않으면 다시 하라고 했고, 우리가 실수하면 한숨을 쉬었어. 그런데 너는? 너는 한 번도 너 자신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 세터인 자신을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

준호의 숨이 가빠졌다.

"나 혼자가 아니었어. 도현 오빠도, 준석이도, 민준이도 다 느꼈어. 너는 팀을 믿지 않았어. 너는 우리를 도구 취급했어."

말이 칼처럼 들어왔다. 준호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프로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던 그 시점에서도, 자신이 세터로서 왜 팀을 버렸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자신이 완벽한 토스를 주지 못했을 때, 팀의 공격수가 실수했을 때, 자신은 항상 그들을 의심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이 불완전했다.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준호 오빠?"

채은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그제야 준호는 눈물이 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 세터 그만할 거야."

"어?"

"공격수가 될 거야."

채은은 눈을 크게 떴다. 그 표정은 당황과 이해할 수 없다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갑자기 뭔 소리야? 너는 세터잖아. 팀의 중심이..."

"그래서 더 이상 못 할 거야."

준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자신이 세터로 팀의 중심이 되려고 할 때, 자신은 팀을 믿지 않았다. 자신이 완벽해야만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자신을 부상 후 은퇴의 절망까지 몰아갔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기회가 주어졌다. 회귀라는 기회. 이번에는 다르게 하겠다.

"아침 연습 가자."

준호는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 채은은 여전히 준호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도현이 공을 주웠다. 경기대 배구부의 주장 이도현. 그는 준호를 봤을 때 무언가 다른 점을 감지한 것 같았다.

"준호야, 오늘 좀 이상하네."

"도현아, 한 가지 얘기해야 할 게 있어."

준호는 도현을 체육관 밖으로 이끌었다. 옥상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아침 햇빛이 강했다. 옥상에서 내려다본 캠퍼스는 고요했다.

"내가 포지션을 바꾸고 싶어."

"뭐라고?"

"세터에서 공격수로."

도현은 준호의 얼굴을 자세히 들었다. 그 표정에는 광기 같은 것이 없었다. 대신 절망과 결연함이 섞여 있었다.

"왜?"

"나는 팀을 믿지 않는 세터였어. 그리고 그게 날 망쳤어."

준호는 자신의 가슴팍에 있는 세터 글러브를 집었다. 그 글러브는 자신의 일부였다. 대학 입학 이후 매일 차고 다니던 것이었다. 완벽한 토스의 상징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이었다.

준호는 그 글러브를 벗었다. 손에서 벗어난 글러브는 옥상의 바람에 흔들렸다. 그리고 그것을 내팽개쳤다. 글러브는 옥상 끝에서 떨어져 나갔다.

"공격수가 될 거야."

도현은 준호의 손을 봤다. 글러브를 잃은 손. 그 손을 마주했을 때 도현의 표정은 복잡해졌다.

"네가... 미쳤나?"

"아마도."

"세터인 너를 공격수로 바꾼다고? 넌 공격 실력이..."

"나는 배울 수 있어."

준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도현은 한참을 침묵했다. 옥상의 바람만 들렸다.

"알겠어. 하지만 이게 팀을 위한 결정이라면 말이야."

"팀을 믿기 위한 결정이야."

---

첫 번째 공격수 연습은 오후 3시에 시작됐다. 도현이 준호를 위해 별도로 잡아준 시간이었다. 체육관에는 준호와 도현, 그리고 채은만 있었다.

"토스를 올려줄 테니까 스파이크를 해봐."

채은이 말했다.

준호는 네트 반대편으로 갔다. 채은은 토스를 올렸다. 공이 하늘로 떠올랐다. 준호는 도움닫기를 했다. 점프. 손을 모았다. 스파이크를 칠 준비를 했다.

그 순간이었다.

상대 수비진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정확히 0.5초.

준호의 눈앞에서 세상이 슬로우 모션으로 재생되기 시작했다. 도현의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왔다. 그가 블로킹을 위해 점프하는 움직임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의 몸의 각도, 손의 위치, 무릎의 굽음—모든 것이 투명해졌다.

그리고 준호는 그 모든 것을 피할 수 있는 각도를 본다.

손목을 꺾었다. 스파이크가 네트를 넘었다. 도현의 손가락은 여전히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그의 블로킹은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공은 코트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킬 포인트였다.

그 순간, 세상이 다시 정상 속도로 돌아왔다.

준호의 몸이 비명을 질렀다. 손가락 끝이 저렸다. 시력이 일순간 흐려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숨이 차올랐다.

"오... 오빠?"

채은의 목소리가 멀게 들렸다.

준호는 땅에 내려왔다. 무릎이 약간 떨렸다. 손가락의 저림은 여전했다. 시력도 아직 완전히 선명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자신의 눈에 얇은 막을 씌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 뭐야 지금? 그게 스파이크야?"

도현이 달려왔다. 그의 얼굴은 경악으로 가득했다.

"내가 막으려고 했는데 공이 안 보였어. 너는 뭔가 다르게 쳤어?"

준호는 자신의 손을 봤다. 여전히 저리고 있었다. 시력은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절대 감각. 그것이 무엇인지 준호는 몰랐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회귀도 실제였다. 이 기회도 실제였다.

그리고 그 대가도 실제였다.

손가락의 저림이 서서히 빠져나갔다. 시력도 거의 돌아왔다. 하지만 그 피로감은 남았다. 마치 자신의 신체 에너지의 일부가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

"다시 해볼래?"

채은이 물었다. 준호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 충분해. 내일 또 하자."

"근데 지금 뭐였어? 정말..."

채은이 말을 이었다. 그 표정은 단순한 놀라움을 넘어서 있었다. 세터로서 그녀는 뭔가를 감지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그 스파이크에 담긴 무언가를 느꼈다.

"비밀이야. 아직은."

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것이 자신이 찾던 것이었다. 절대 감각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프로에서 영원히 세터로만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부상 후 은퇴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

저녁 연습이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복도에서 준호는 도현을 만났다. 주장은 준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 정말 공격수로 가는 거야?"

도현의 목소리에는 의심이 없었다. 다만 확인이 있을 뿐이었다.

"응."

"이유가 뭐야? 갑자기?"

준호는 멈춰 섰다. 복도의 형광등이 그들을 밝혔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방으로 돌아간 뒤였다.

도현은 준호의 표정을 읽으려고 했다. 하지만 준호의 얼굴에는 결연함만 있을 뿐이었다.

"완벽함은 저주야."

준호가 말했다.

도현의 눈이 좁혀졌다. 그는 그 말의 의미를 묻고 싶었지만, 준호의 목소리에 담긴 무언가가 그를 멈추게 했다.

"세터였을 때 나는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내 토스가, 내 판단이, 내 선택이. 그래서 팀메이트들을 믿지 못했어. 그들의 스파이크가 완벽하지 않으면 한숨을 쉬었고, 실수하면 그들을 탓했어."

준호가 도현을 바라봤다.

"그게 날 망쳤어. 팀을 망쳤어."

"그럼 공격수가 되면?"

"공격수는 누군가의 토스를 받아야 해. 그 토스를 믿고 스파이크를 쳐야 해. 그게 내가 배워야 할 것이야. 팀을 믿는 법."

도현은 준호를 오래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도현은 묻지 않았다.

"알겠어. 그럼 내가 너를 믿을게. 공격수 이준호."

도현이 손을 내밀었다. 준호는 그 손을 잡았다. 악수는 단단했다.

---

기숙사 방으로 돌아온 준호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그 천장은 2년 전의 천장이었다. 대학 3학년, 그때의 천장이었다.

회귀가 실제인가?

준호는 손가락을 펼쳤다. 여전히 약간의 저림이 남아 있었다. 신체 에너지가 회복되고 있었다.

절대 감각도 실제인가?

준호는 눈을 감았다. 그 순간의 감각을 다시 되짚어봤다. 상대 수비진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 스파이크는 킬 포인트였다.

만약 실패하면?

그 생각이 밤새 그를 괴롭혔다. 만약 공격수로의 전환이 실패하면? 만약 절대 감각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면? 만약 프로에 가지 못하면?

준호는 모르고 있었다. 회귀의 법칙을.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것이 기회라는 것.

그리고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는 것.

---

다음 날 아침, 정규 연습이 시작됐다.

감독이 팀을 소집했다. 체육관에 모인 선수들은 약 20명. 그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이번 시즌부터 이준호 선수의 포지션이 변경됩니다. 세터에서 공격수로."

감독이 선언했다.

체육관에 웅성거림이 일었다. 임준석이 웃음을 흘렸다. 그것은 비웃음이었다.

"그가 공격수? 세터도 아니고?"

임준석이 옆 선수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명백한 무시가 담겨 있었다.

"세터 글러브를 벗고 공격수라니. 미쳤나?"

준호는 일어섰다.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그에게 모였다.

"공격수가 되겠습니다."

준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임준석의 웃음이 멈췄다. 준호는 그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너는 나를 얕봤지. 하지만 이게 내 결정이야."

준호가 계속했다. 준호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앞으로 공격수 이준호를 봐. 세터 이준호는 끝났어."

임준석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준호에게 말을 걸려다 입을 다물었다. 준호의 눈에 담긴 무언가가 그를 압도했다.

---

오후 연습이 시작되자 도현은 준호를 따로 불렀다. 체육관 한쪽 코너에서 도현은 준호에게 공격수 기초 자세를 지도했다.

"백어택 위치에서의 도움닫기가 중요해. 세터의 도움닫기와는 달라. 더 강하고 더 빨라야 해."

도현이 시범을 보였다. 그의 움직임은 정확했다.

"한 번 해봐."

준호는 도현의 동작을 따라했다. 도현은 준호의 자세를 교정했다.

"다리 힘이 부족해. 더 낮게."

"이 정도?"

"그래. 이제 점프 각도를 봐야 해. 세터는 정확함이 중요하지만, 공격수는 높이와 힘이 중요해."

도현은 준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는 할 수 있어. 나는 믿어."

그 말이 준호의 가슴을 울렸다.

정규 연습 중 준호는 백어택 포지션에 섰다. 채은이 토스를 준비했다. 이번엔 도현도 블로킹 위치에 섰다.

"갈게!"

준호가 외쳤다.

채은의 토스가 올라왔다. 그것은 완벽한 토스였다.

준호는 도움닫기를 했다. 점프했다.

손목을 꺾으려는 찰나, 세상이 변했다.

상대 수비진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정확히 0.5초.

준호의 눈앞에서 도현의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왔다. 그의 블로킹 위치가 명확하게 보였다. 준호는 그것을 피할 수 있는 각도를 본다.

손목을 꺾었다.

스파이크가 네트를 넘었다. 도현의 손가락은 여전히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공은 코트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킬 포인트.

세상이 다시 정상 속도로 돌아왔다.

준호의 몸이 비명을 질렀다. 손가락 끝이 저렸다. 하지만 이번엔 저림의 강도가 약했다. 시력이 흐려졌다가 순식간에 돌아왔다. 숨은 여전히 차올랐지만, 회복 속도가 빨랐다.

적응하고 있었다.

체육관의 다른 선수들이 준호를 바라봤다. 그들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어? 저게 뭐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스파이크... 도현 오빠 손도 못 건드렸는데?"

준호는 땅에 내려왔다. 무릎이 약간 떨렸다. 신체 에너지의 소모는 여전했지만, 그것을 견딜 수 있는 범위였다. 한 경기에서 몇 번이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현이 준호에게 다가왔다.

"그게 뭐야? 어떻게 그런 스파이크를..."

"나중에 얘기할게."

준호가 말했다.

절대 감각은 재현됐다. 그리고 이제 팀도 그것을 목격했다.

---

연습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준호의 전화가 울렸다.

알 수 없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준호가 받았다.

"이준호 선수죠? 나 서울 엘리트 스카우팅 담당 박준영입니다."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안녕하세요."

"당신,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고 들었어요. 이유가 뭡니까?"

박준영의 질문이 날아왔다.

"제 결정입니다."

준호가 대답했다.

"흠. 그렇군요. 그럼 당신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봐야겠네요. 다음 주 토요일, 우리 팀 연습에 참가해보세요. 초대합니다."

전화는 끊겼다.

준호의 손이 떨렸다.

서울 엘리트.

자신을 버린 팀이었다. 2군으로 내려갔을 때 그들은 준호를 보지 않았다. 부상 후 회복 중일 때도 연락이 없었다. 그런 팀이 이제 자신을 다시 보고 싶다고 했다.

준호는 전화기를 내려놨다. 손가락이 계속 떨렸다. 두려움과 기대, 그리고 복수심이 뒤섞여 있었다.

다음 주 토요일.

그때까지 자신은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

준호는 하늘을 봤다. 저녁 하늘은 주황색이었다. 그 주황색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마치 폭풍이 몰려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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