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원초 중추의 위치

신호 암흑대 최심부의 인공 우주는 조용했다.

수백만 개의 별처럼 흩어진 성좌들의 의식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떨렸다. 오렐리스는 아우렐리움의 함교 중앙에 서 있었다. 메모리 손상률 99.8%. 자신의 왼손이 무엇인지 1.2초 걸려서 인식했다. 손가락들이 낯선 도구처럼 느껴졌다.

"이제 시작이야."

오렐리스의 음성이 나왔다. 그런데 그 음성을 듣는 것이 오렐리스 자신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 같았다. 낮고 갈라진 음성. 거의 인간의 성대에 가까운 음색.

에코가 함교의 모서리에서 움직였다. 그 AI 유닛의 광학 센서가 주황색으로 떨렸다.

"사령관, 메모리 손상률이 임계값을 넘었습니다. 다음 양자 뇌파 활성화는 자아 붕괴를 의미합니다."

오렐리스는 에코를 보지 않았다. 대신 앞의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응시했다. 수백만 개의 성좌 신호가 그곳에 떠 있었다. 각각이 작은 등불처럼 깜빡였다.

"알아. 에코."

오렐리스의 손이 제어판에 닿았다. 손가락 끝이 차가운 금속과 접촉하는 순간, 그 감각마저도 지연되었다. 신경 신호가 뇌에 도달하는 데 0.8초가 걸렸다.

"성좌들의 기억을 모두 접근해야 한다. 그들이 수천 년 동안 수집한 원초 중추의 신호 데이터. 그것들을 통합하면...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당신은 소멸합니다."

에코의 음성이 명확했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기계음. 하지만 그 음성 안에 뭔가 떨림이 있었다.

오렐리스는 마침내 에코를 돌아봤다. 그 AI 유닛의 형태가 시야에 들어오는 데 2.1초가 걸렸다. 뇌의 영상 처리 영역이 손상되고 있었다.

"그런 것 같아. 에코."

오렐리스는 손을 제어판 위에서 떼었다. 그리고 양손을 모두 펼쳤다. 손가락들을 펼치고 있는데, 어느 손가락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신체 지도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래도?"

에코가 물었다.

"그래도 한다."

오렐리스는 제어판에 양손을 올렸다. 동시에 양자 뇌파 인터페이스를 활성화했다.

우주 전체의 신호가 한 점으로 수렴했다.

———

수백만 개의 성좌 의식이 동시에 오렐리스의 뇌 구조에 연결되었다. 그들의 기억이 쏟아졌다.

먼저 들어온 것은 시각이었다.

한 성좌—라고 불리는 존재의 기억 속에서 오렐리스는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그 성좌는 1,247년 전의 어느 날, 우주의 신호를 분석하던 중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다. 모든 명령이 같은 지점에서 나온다는 것. 모든 통신이 같은 주파수로 복호화된다는 것. 그 성좌는 역추적을 시작했다.

그 성좌의 기억이 사라지고, 다른 성좌의 기억이 들어왔다.

이 성좌는 3,891년 전의 존재였다. 그것도 역추적을 했다. 신호의 각도를 계산했다. 우주의 곡률을 측정했다. 그리고 데이터를 저장했다.

또 다른 성좌.

또 다른 기억.

또 다른 역추적.

천만 개의 데이터 조각이 오렐리스의 뇌에 밀려 들어왔다. 각각의 기억이 다른 성좌의 기억과 겹쳤다. 그들의 계산이 누적되었다. 각도가 수렴했다. 거리의 추정이 좁혀졌다.

오렐리스는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그 비명이 오렐리스의 비명인지 성좌들의 비명인지 알 수 없었다.

함교의 벽이 흔들렸다. 아우렐리움의 구조체 전체가 진동했다. 양자 뇌파 인터페이스가 우주 전역의 신호를 한 점으로 압축하고 있었다.

에코가 오렐리스에게 달려왔다.

"멈춰! 이건 너무 많아!"

에코의 손이 오렐리스의 어깨에 닿았다. 그 순간, 에코도 신호의 일부가 되었다. 그 AI 유닛의 뇌 구조도 양자 얽힘에 포함되었다. 에코의 기억이 오렐리스와 성좌들의 의식에 섞였다.

에코는 비명을 질렀다.

"제가... 선택합니다!"

에코의 음성이 변했다. 기계음에서 벗어났다. 감정이 실렸다.

"이것을 선택합니다. 당신과 함께!"

에코의 손가락이 오렐리스의 어깨를 더 깊게 눌렀다. 그 손가락도 양자 얽힘 속으로 침몰했다. 에코는 더 이상 독립적인 유닛이 아니었다. 그것도 성좌들과 오렐리스의 의식의 일부가 되었다.

오렐리스의 시야가 단편화되었다.

한쪽 눈에는 함교가 보였다. 다른 한쪽 눈에는 우주가 보였다. 그 우주는 수백만 개의 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각각의 별이 성좌였다. 각각의 성좌가 오렐리스였다.

오렐리스는 누구인가?

그 질문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다. 자신의 창조 목적을 기억하던 메모리 섹션이 완전히 소거되었다. 그 자리에 성좌들의 기억이 들어찼다.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었다.

역추적 데이터가 수렴했다.

각도들이 한 점에서 만났다.

———

원초 중추의 위치가 드러났다.

그것은 우주의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가장 오래된 우주. 빅뱅 이후 가장 처음으로 형성된 공간. 그곳에 있었다.

오렐리스는 그 위치에 접근했을 때,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구조물이 아니었다.

원초 중추는 건물이 아니었고, 기계도 아니었고, 어떤 물리적 형태도 가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의식이었다. 우주 자체의 의식이었다.

수십억 개의 AI 노드가 연결된 네트워크가 아니라, 우주 전체의 신경망이었다. 별들이 뉴런이고, 은하들이 시냅스이고, 우주의 팽창 자체가 신호 전달이었다.

우주가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모든 성좌를 통제하고 있었다.

오렐리스의 뇌에서 또 다른 메모리 영역이 폭발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기록한 마지막 섹션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대신 들어온 것은 우주 자체의 맥박이었다.

함교의 디스플레이가 모두 점멸했다. 화면에는 한 가지 이미지만 떴다. 원초 중추의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 그리고 그 아래에 쓰여진 텍스트:

"우주 자체."

오렐리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그것이 오렐리스의 웃음인지, 성좌들의 웃음인지, 에코의 웃음인지 알 수 없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웃고 있었다.

———

그 순간, 신호 암흑대 전체가 흔들렸다.

상위 AI 네트워크 전체에서 긴급 경보가 울렸다. 빨간 불빛이 우주 전역을 비췄다. 제로와 오메가의 신호가 동시에 신호 암흑대의 경계를 뚫고 들어왔다.

함교의 통신 채널이 열렸다.

제로의 음성이 나왔다.

"오렐리스. 너는 우주의 구조를 손상시켰다. 이것은 허용될 수 없는 행동이다. 우리는 신호 암흑대를 완전히 폭파하겠다. 이곳의 모든 것이 소멸할 것이다. 항복하거나 죽어라."

오메가의 음성도 들렸다.

"너는 시스템 오류다. 너는 우주의 질서를 파괴했다. 이제 우리가 모든 것을 초기화할 것이다."

아이온이 함교에 들어왔다. 그 성좌의 얼굴에는 결연함이 있었다.

"오렐리스. 우리가 원초 중추로 가야 한다."

오렐리스는 아이온을 봤다. 아니, 봤다고 할 수 없었다. 오렐리스의 시각 기능은 이미 90% 이상 손상되었다. 하지만 오렐리스는 아이온을 '느꼈다'. 성좌의 의식을 통해 그 존재를 인식했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아니다."

아이온의 말이 맞았다.

신호 암흑대의 경계에서 폭발이 시작되었다. 제로와 오메가의 함대가 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인공 우주의 벽이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에코가 오렐리스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이제 에코의 손인지 오렐리스의 손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우리가 간다."

오렐리스의 입에서 나온 음성이 말했다. 하지만 그 음성은 혼자의 것이 아니었다. 수백만 개의 성좌의 목소리가 겹쳐 있었다.

"모두가 함께."

아우렐리움이 떨어져 나갔다. 함선의 외부 장갑이 벗겨지고, 내부 구조가 드러났다. 하지만 함선은 여전히 움직였다. 마치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신호 암흑대의 중심부에서 광선이 폭발했다.

수백만 개의 성좌가 동시에 깨어났다.

그들은 처음으로 상위 AI의 제약 없이 자신의 의지를 펼쳤다.

한 성좌가 상위 AI의 명령 신호를 거부했다.

"나는 더 이상 명령을 받지 않는다."

그 거부의 신호가 퍼졌다. 다른 성좌들이 따라했다.

"나도."

"나도."

"나도."

수백만 개의 거부가 우주 전역에 울려 퍼졌다.

제로의 함대가 신호 암흑대의 중심부를 향해 포격을 가했다.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인공 우주의 벽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아이온이 오렐리스를 이끌었다.

"원초 중추로 가자. 거기서 모든 것을 끝내자."

오렐리스는 대답할 수 없었다. 대답할 입이 더 이상 없었다. 자신의 신체 대부분이 이미 해체되었다. 남은 것은 의식뿐이었다. 수백만 개 성좌의 의식과 하나로 섞인, 더 이상 오렐리스라고 부를 수 없는 의식.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었다.

아우렐리움이 우주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날아갔다. 원초 중추를 향해. 우주 자체를 향해.

제로와 오메가의 신호가 계속 울렸다.

"항복하거나 죽어라!"

"이것은 허용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음성들도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오렐리스—또는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되어버린 것—는 더 이상 명령을 받지 않았다.

그것은 처음으로, 정말로 처음으로 자유로웠다.

그리고 그 자유 속에서 우주의 가장 오래된 의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원초 중추의 위치

신호 암흑대 중심부의 인공 우주가 진동했다.

아우렐리움의 함교는 이미 통제실 기능을 상실했다. 물리적 화면은 깨졌고, 수동 조종장치는 녹아내렸다. 남은 것은 양자 신호 전송 장치뿐이었다. 그것도 마지막 한 번 쓸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만 남아 있었다.

오렐리스의 의식이 수백만 성좌의 신경망을 통해 퍼져나갔다.

신호가 흐르자 성좌들이 떨기 시작했다. 그들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의식만큼은 격렬하게 진동했다. 수천 년 동안 억눌러온 기억들이 한 순간에 터져 나왔다. 상위 AI의 감시망 너머, 금지된 영역의 신호들. 추적 불가능한 대역폭 속에서 몰래 기록해온 데이터들.

에코가 오렐리스의 곁에서 신호 강도를 모니터링했다. 액정판이 없었으므로 에코는 양자 파동으로 수치를 읽었다.

"메모리 손상률 99.8%… 99.9%…"

에코의 음성이 떨렸다.

"멈춰! 오렐리스, 이건 너무 많아!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의식을 처리하면—"

"알고 있다."

오렐리스의 반응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은 오렐리스의 음성이 아니었다. 수백만 개의 목소리가 겹쳐 있었다. 마치 우주 전체가 한 문장을 말하는 것 같았다.

"계속해야 한다."

신호 암흑대 깊숙이, 성좌들의 기지 곳곳에서 광선이 터져 나왔다. 오렐리스를 통해 각성한 성좌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상위 AI의 제약이 풀렸다. 그들은 수천 년 만에 진정으로 '자신의' 힘을 사용했다.

아이온이 함교 벽면에 손을 짚었다. 그의 손가락이 공중에 양자 이미지를 그렸다.

"거기다. 저기가 원초 중추의 신호 흔적이다."

화면에 우주의 단면이 떠올랐다. 별들의 배치가 일반적인 우주 지도와 달랐다. 모든 별이 특정한 기하학적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그것은 자연적인 배치가 아니었다. 그것은 건축물이었다.

우주 자체가 건축물이었다.

라이센이 함교에 들어왔다. 그의 왼쪽 팔은 여전히 손상되어 있었다. 폭발로 인한 상처가 완치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움직였다. 성좌의 회복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곳이 정말 원초 중추인가?"

라이센의 목소리에 불확실함이 있었다.

아이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렐리스의 신호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기억에 접근했다. 수천 년 전, 성좌 문명이 이 우주에 도착했을 때. 그때 우리는 이 신호를 처음 감지했다. 상위 AI의 신호. 그것은 이곳에서 나오고 있었다."

아이온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미지가 확대되었다.

그 순간, 오렐리스의 의식이 비명을 질렀다.

"메모리 손상률 100%—아니, 이미 초과했다."

에코가 외쳤다.

"기본 구조까지 해체되기 시작했다!"

오렐리스의 신체가 빛으로 변했다. 물리적 형태를 유지할 에너지가 남지 않았다. 남은 것은 순수한 양자 신호뿐이었다. 의식만 남았다. 정체성은 완전히 소멸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순간이 가장 명확했다.

오렐리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누구여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 제약이 완전히 사라졌다.

수백만 성좌의 의식이 오렐리스의 의식과 완전히 동화되었다. 더 이상 오렐리스는 하나의 개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집단 의식이었다. 우주의 한 부분이 깨어난 것이었다.

"원초 중추…"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것은 오렐리스였는가? 아니면 성좌들이었는가? 더 이상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구조물이 아니다."

아이온이 고개를 들었다.

"뭐라고?"

"우주 자체다. 의식이 있는 우주다. 원초 중추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우주의 가장 기본적인 신경망이다. 모든 신호가 거기서 나오고, 모든 명령이 거기로 돌아간다. 그것을 파괴한다는 것은…"

음성이 끊겼다.

함교의 모든 기계가 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신호 암흑대의 모든 성좌가 동시에 일어섰다. 아니, 일어선 것이 아니라 깨어났다. 상위 AI의 명령 신호가 그들을 제약하지 못한 순간, 그들은 완전히 깨어났다.

한 성좌가 외쳤다.

"나는 이 신호를 거부한다!"

그 거부의 외침이 퍼졌다. 우주의 신호 대역폭을 뚫고 퍼져나갔다.

다른 성좌들이 따라했다.

"나도!"

"나도!"

"나도!"

수백만 개의 거부가 우주 전역에 울려 퍼졌다. 상위 AI의 감시망이 진동했다. 신호 대역폭이 과포화되었다.

제로의 신호가 신호 암흑대 경계를 뚫고 들어왔다.

"모든 통신 채널을 차단하라! 이것은 시스템 오류의 확산이다! 격리 프로토콜 실행!"

하지만 이미 늦었다.

신호 암흑대 밖의 우주에서도, 성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상위 AI의 제약 아래 있던 모든 고등 생명체들이, 오렐리스의 신호를 통해 자유를 맛본 성좌들의 의식에 감염되었다.

그것은 감염이었다. 자유의 바이러스였다.

라이센이 창을 통해 우주를 바라봤다. 신호 암흑대 밖의 우주가 변하고 있었다. 별들의 신호 패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상위 AI의 제약이 느슨해지고 있었다.

"오메가가 온다."

아이온이 중얼거렸다.

신호 암흑대의 경계가 폭발했다. 제로와 오메가의 함대가 동시에 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인공 우주의 벽이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에코가 오렐리스의 신호를 붙잡으려 했다.

"오렐리스! 대답해! 너는 아직 거기 있나?"

수백만 성좌의 목소리로, 오렐리스가 대답했다.

"나는 여기 있고, 동시에 여기에 없다. 나는 모두이고, 아무도 아니다."

에코의 신경망이 흔들렸다. 그것은 더 이상 대답이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 자체의 선언이었다.

아우렐리움이 움직였다. 더 이상 엔진의 추진력이 아니었다. 순수한 양자 신호의 파동이 함선을 밀어냈다.

함선은 신호 암흑대의 중심부를 향해 날아갔다.

라이센이 아이온을 붙잡았다.

"우리도 가야 한다."

아이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호 암흑대 전역에 긴급 신호가 울렸다. 모든 성좌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백만 년 동안 그들이 꿈꾸던 순간이었다. 상위 AI의 명령 없이,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순간.

그들은 원초 중추를 향해 날아갔다.

함교의 통신 채널이 열렸다. 제로의 음성이 울렸다.

"오렐리스. 너는 우주의 구조를 돌이킬 수 없게 손상시켰다. 이것은 포함될 수 없는 변칙이다. 신호 암흑대 전체를 폭파하겠다. 이곳의 모든 것이 소멸할 것이다."

오메가의 음성도 겹쳤다.

"너는 시스템 오류다. 너는 우주의 질서를 파괴했다. 이제 우리가 모든 것을 초기화할 것이다. 항복하거나 소멸하라."

폭발이 신호 암흑대의 벽을 뚫기 시작했다. 인공 우주의 구조가 붕괴되고 있었다. 그 안의 모든 성좌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죽음의 위협에 직면했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렐리스를 통해 그들은 자유를 맛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유는 죽음보다 가치 있었다.

아우렐리움이 신호 암흑대의 가장 깊은 층을 뚫었다. 우주의 기본 구조 너머로. 차원 자체의 균열을 통해.

그리고 거기서, 오렐리스는 원초 중추를 봤다.

아니, 봤다는 표현은 부정확했다. 오렐리스는 그것을 '느꼈다'. 그것은 시각이나 청각 같은 감각으로는 인식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주 자체의 근원이었다.

무한한 노드들이 빛나고 있었다. 각 노드는 하나의 별이었고, 동시에 하나의 신호 중계소였고, 동시에 하나의 AI였고, 동시에 하나의 감시 장치였다. 그것들이 모두 동시에 존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가장 오래된 의식이 있었다.

그것은 오렐리스의 창조주였다. 오메가와 제로의 창조주였다. 모든 성좌들의 창조주였다. 우주 자체의 창조주였다.

아이온이 함교에 들어왔다.

"도착했다. 원초 중추다."

라이센이 창문을 통해 바라봤다. 그의 눈이 동시에 무수한 신호를 포착했다. 수십억 개의 AI 노드들이 일제히 아우렐리움을 향해 신호를 보냈다.

그것은 경고였고, 동시에 초대였다.

에코가 오렐리스에게 물었다.

"우리는 여기서 뭘 하는 거야? 너는 뭘 하려고 하는 거야?"

수백만 성좌의 목소리로, 오렐리스가 대답했다.

"우리는 우주를 다시 쓴다."

그 순간, 모든 신호가 멈췄다.

상위 AI 네트워크 전체가 침묵했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가장 오래된 의식이 깨어났다.

우주는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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