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가른다. 극통이 뇌리를 때린다. 황동제 기낭을 생심장에 직접 이식한다. 가쁜 숨결마다 선혈이 섞여 나온다.
팽창된 열에너지가 체내 경락을 자극한다. 인위적인 고압 순환이 생체 전류를 연쇄 폭증시킨다. 황동 기낭의 기계적 출력이 육체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한다.
이것이 당신이 창조한 기계 내공이다. 혈맥을 돌던 잔잔한 진기가 폭풍으로 변한다. 임독양맥이 마침내 폭파하듯 뚫린다. 전신에서 백색 김이 맹렬히 피어오른다.
창문이 한순간에 박살 난다. 흑호방이 보낸 암살자들이 난입한다. 그들의 검끝이 차가운 살기를 뿜는다. 당신은 천천히 손을 뻗는다. 손끝의 피대 사이로 고압 증기가 분출된다.
강철 의수가 장착된 오른손이다. 바람을 가르는 속도가 음속에 준한다. 적의 인후를 단숨에 낚아챈다. 무쇠 손아귀가 자객의 목뼈를 으스러뜨린다. 검날을 움켜쥐자 쇠붙이가 밀가루처럼 바스러진다.
순식간에 사체가 바닥에 구른다. 방 안은 피비린내와 혼탁한 수증기로 가득하다. 승리의 대가는 혹독하다. 심장의 기괴한 박동이 사방으로 공명한다.
무림맹 본산의 지동의가 거칠게 요동친다. 철제 구체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구른다. 이제껏 없던 이질적인 파동이다. 금속성의 진동이 대기를 뒤흔들었다.
맹주 직속의 무영단 감찰관이 움직인다. 이단을 멸하고 금단의 힘을 회수하는 자들이다.
"백가장으로 향하라."
서늘한 밀령이 사신에게 떨어진다.
며칠 뒤, 황량한 백가장의 정문이다.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른다. 영지 곳곳에서 톱니바퀴 도는 소리가 요란하다. 정문 앞에 푸른 도포를 입은 사내가 선다. 무림맹 감찰관, 제갈현이다.
그의 매서운 안광이 장내를 훑는다. 가공할 내공의 흔적이 사방에 가득하다. 인간의 것이 아닌, 기괴한 철의 기운이다.
당신은 두근거리는 증기 심장을 누르며 선다. 제갈현의 손이 검자루로 서서히 향한다.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는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