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구구구궁—!
귓전을 때리는 파괴음과 함께, 지하 수로의 사방벽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립니다.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와 뜨거운 수증기. 그리고 시야를 100% 차단하는 암흑의 마기 가스가 사방을 뒤덮습니다.
"나오소서…! 종말의 주인이시여! 이 비천한 제물을 먹고 강림하소서!"
저 멀리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타락한 술사들의 광기 어린 합창. 그들이 바친 심장 제단에서 비틀린 붉은빛 유동 마나가 미친 듯이 소용돌이칩니다.
평범한 생도라면 이미 공포에 질려 기절했거나, 오염된 마기를 들이마시고 피를 토했을 상황.
하지만 랭킹 1위 고인물인 당신의 눈앞에는 아주 친숙한(?) 시스템 창이 떠오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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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퀘스트 분석: '죽음의 기우제'] ┌──────────────────────────────────┐ │ ■ 의식 진행률: 99.8% (강림 임박!) │ ■ 소환 대상: 광범위 섬멸형 마기 생명체 │ ■ 환경 디버프: [시야 차단 100%], [산소 결핍], [마기 독] │ ■ 권장 대처법: '소생 마나 역류 타격' 또는 '물리적 심장부 파쇄' │ ※ 한줄평: 뉴비 학살 패턴. 고인물에겐 컵라면 물 붓는 시간보다 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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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진짜 양심 터졌네."
당신은 가볍게 헛웃음을 흘립니다.
스마트폰 게임 시절, 이벤트 던전에서 지겹도록 봤던 '억까(억지 까기)' 연출입니다. 게임 개발진의 게으름이 여기까지 느껴져 헛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놔둘 수는 없습니다. 의식이 100% 완료되는 순간, 지상의 아카데미는 지도에서 영원히 사라질 테니까요.
쩌저적!
공간이 유리창처럼 쩍쩍 갈라집니다. 차원의 갈라진 틈새 너머로 피비린내를 풍기는 마수 수령의 기운이 뿜어져 나옵니다. 대기 자체가 무거워지며 뇌리를 찌르는 듯한 살기가 전신을 압박합니다.
"침입자다! 생도의 옷을 입은 쥐새끼가 들어왔다!" "의식을 지켜라! 마왕님의 강림이 머지않았다!"
주변을 호위하던 타락 술사들이 당신의 기척을 눈치채고 무기를 치켜듭니다.
시간은 단 2초. 심장부의 가장 취약한 순간이 눈앞에 보입니다.
당신은 검자루를 고쳐 잡으며 순식간에 머릿속으로 두 가지 공략법을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