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아아아앙-!
마침내 거대한 침공의 마물, 총대장의 육신이 사방으로 비산하며 마기로 화해 흩어집니다.
치직, 치지직.
당신은 가볍게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전신을 깎아 먹는 마력 폭주?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고통?
"아, 아프긴 개뿔. 타이밍 맞춰서 무적 포션 빨았지롱."
과연 고인물 랭커. 0.1초의 프레임 단위 무적 판정을 이용해 리스크를 제로로 상쇄시켰습니다.
시야 전면에 눈이 멀 것 같은 황금빛 시스템 창이 쏟아져 내립니다.
┌──────────────────────────────┐ │ [월드 퀘스트: 아카데미 방어전] - 성공! │ ├──────────────────────────────┤ │ - 기여도: 99.9% (서버 최초 단독 캐리) │ │ - 클리어 랭크: SSS │ ├──────────────────────────────┤ │ [획득 전리품 목록] │ │ 1. 심연의 지배자 로브 (신화) │ │ 2. 마력 회로 초월의 정수 (한계 돌파) │ │ 3. 업적 타이틀: '뉴비의 탈을 쓴 사신' │ └──────────────────────────────┘
"캬, 역시 이 맛에 고인물 짓 하는 거지."
숨 막히는 보상 목록을 보며 당신은 입꼬리를 찢어지게 올립니다.
멀리서 도망치지도 못하고 숨죽이고 있던 동급생들과 교수들이 경악 어린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저, 저 낙제생 녀석이... 혼자서 마왕군 간부를 찢었다고?!" "이게 말이 돼? 지금까지 약한 척 숨기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당신은 그들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뉴비 코스프레 관람 후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눈앞에 떠 있으니까요.
하늘 위, 불길하게 일렁이는 차원의 틈새. 그 일그러진 틈 너머, 마계의 본산지에서는 여전히 수만 마리의 마물들과 마왕군 간부들이 살기를 뿜어내며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생각할 것입니다. 인간들의 영웅이 방어전에 성공했으나, 만신창이가 되었을 거라고. 이제 포탈을 닫고 재정비한 뒤, 다음 기회를 노리면 된다고.
"착각도 유분수지, 멍청한 대머리 독수리 같은 놈들이."
당신은 피와 흙먼지가 가득 묻은 아카데미의 낙제생 교복 재킷을 미련 없이 훌훌 벗어 던집니다.
대신 방금 획득한 최고존엄 신화급 장비, [심연의 지배자 로브]를 어깨에 걸칩니다. 칠흑 같은 마기가 당신의 온몸을 감싸 돌며 스탯이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아카데미 수호는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뿐.
"맨날 남의 집 문만 두드리고 도망치니까 재밌냐?"
당신은 터지기 일보 직전인 차원의 균열을 향해 검을 치켜듭니다.
"이제 내가 니들 본진 털 차례다. 문 열어라, 사냥 나간다."
침이 다 마른 결전을 바라며, 당신의 얼굴에 잔혹하고도 유쾌한 미소가 번집니다.
방어전이 끝나면 곧바로 적의 숨통을 끊으러 역 레이드를 출발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고인물'의 정석이니까요.
일그러진 차원의 문 속으로, 당신의 포식자 같은 발걸음이 거침없이 빨려 들어갑니다.
전설로 기록될 새로운 영광의 사냥 장이, 이제 막 대대적으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