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릿한 쇠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끈적하고 차가운 액체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바닥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머릿속은 날카로운 송곳으로 휘젓는 듯한 극통이 일었다. 눈꺼풀이 납덩이처럼 무거웠다. 억지로 눈을 뜨자, 명도가 극도로 낮아 어두컴컴한 거실이 시야에 들어왔다. 암회색 대리석 바닥 위로 붉고 진득한 유동체가 기하학적인 무늬를 그리며 번져 나가고 있었다.
피였다.
손끝에 딱딱하고 차가운 감각이 걸렸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오른손에 쥐어진 등산용 나이프가 보였다. 칼날부터 손잡이까지 아낌없이 적셔진 붉은 액체가 손목을 타고 흘러 소매깃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바로 그 앞, 불과 오십 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목이 깊게 베여 분수처럼 피를 뿜어낸 흔적이 벽면에 선명했다. 남자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고, 반쯤 벌어진 입술 사이로는 이미 굳어 버린 핏덩이가 고여 있었다. 남자의 체온은 아직 완전히 식지 않았다. 공기 중으로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비릿한 온기가 가죽 소파의 냄새와 섞여 역겨운 악취를 풍겼다.
“어…….”
목소리를 내려 했지만, 갈라진 목구멍에서는 바람 빠지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훈은 칼을 쥔 손을 덜덜 떨며 뒤로 물러섰다. 본능적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곳은 어디인가. 이 남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누구인가.
기억의 벽이 거대한 암반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어제, 혹은 그 이전의 기억이 단 한 조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머릿속은 마치 포맷된 하드디스크처럼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오직 뇌수를 찌르는 듯한 두통만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할 뿐이었다.
내가 이 사람을 죽인 건가?
지훈은 자신의 손과 바닥에 뒹구는 단도를 번갈아 보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정체 모를 불쾌한 충동과 뜨거운 열감이 솟구쳤다. 뇌리의 심연 어딘가에 잠재된 제어할 수 없는 분노, 뼛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폭력성이 꿈틀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거울을 찾아 헤매던 시선이 거실 한구석의 전신거울에 닿았다.
거울 속의 사내는 피칠갑을 한 채 짐승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칼, 초점 없이 흔들리는 눈동자, 턱선을 타고 흐르는 검붉은 피.
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거울을 향해 내뻗었다.
깡그리!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거울이 거미줄처럼 갈라지며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깨진 유리 파편 사이로 수십 개로 분열된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들이 지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등에서 붉은 피가 새로이 솟구쳤지만,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정말로 이 자를 죽였단 말인가?’
극심한 자기의심이 목을 죄어왔다. 손에 쥔 칼의 무게가 천근만근으로 느껴졌다. 만약 자신이 본래 이런 잔혹한 괴물이었다면, 이 현장은 고스란히 자신의 죄를 증명하는 완벽한 무대였다.
그때였다.
웅-, 웅-, 웅-.
저 멀리서부터 대기를 찢는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한 대가 아니었다. 최소 서너 대의 경찰차가 이 건물을 향해 좁혀오고 있었다. 소리는 급격히 커지더니, 이내 펜트하우스가 위치한 건물 아래층에서 멈추어 섰다.
뒤이어 거친 구두 굽 소리가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이 벽면을 타고 지훈의 구두 밑창으로 전해졌다.
“서부경찰서 강력팀이다! 전 대원, 타깃 탈출로 확보하고 진입 준비해!”
문밖, 복도 너머에서 웅성거리는 무전기 소리와 함께 낯익은 음성이 들렸다. 서부경찰서. 강력팀. 그 단어들이 지훈의 고장 난 뇌 세포를 자극했다.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익숙한 집단의 명칭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자신을 사냥하기 위해 총구를 겨누고 좁혀오는 추격자들이었다.
쾅! 쾅! 쾅!
“안에 있는 용의자 들어라! 서부서 강력1팀이다! 즉시 무기를 버리고 문을 열어라!”
철제 방화문을 거칠게 두드리는 충격음이 거실을 울렸다. 문고리가 거칠게 흔들렸다. 도어락의 경고음이 날카롭게 삑삑거리며 신경을 긁었다.
도망쳐야 한다. 본능이 척추를 타고 뇌하수체를 강타했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이 정말로 살인마라면, 도망치는 것은 죄를 인정하는 꼴이 될 터였다. 그러나 이대로 잡힌다면 무기징역, 혹은 사형이었다.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차가운 쇠고랑을 차고 심문실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연상되자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쳤다.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우리에 갇힌 쥐의 신세였다.
쾅!
다시 한번 문이 크게 들썩였다. 문틀 틈새로 미세한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내렸다.
“해머 가져와! 문 부순다!”
바깥의 외침과 함께 쇠붙이가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진입까지 남은 시간은 길어야 1분.
바로 그 순간, 지훈의 관자놀이가 찢어질 듯한 통증과 함께 고열에 휩싸였다.
아아악!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지훈은 바닥으로 쓰러지듯 무릎을 꿇었다. 뇌세포 하나하나가 강제로 재배열되는 듯한 초고열의 전도 현상이었다. 눈앞이 하얗게 점멸하더니, 이내 시야 전체가 차가운 청색 빛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환각이 아니었다.
사물의 윤곽선마다 정밀한 수치와 궤적이 푸른색 홀로그램 선으로 그어지기 시작했다. 대리석 바닥의 가로세로 규격, 공기의 흐름을 나타내는 미세한 화살표, 그리고 바닥에 흩뿌려진 혈흔의 낙하 각도와 분출 속도가 실시간으로 계산되어 뇌리에 박혔다.
【시스템 기동: 범죄 설계도(The Blueprint)】 【현장 정밀 역추적 연산을 시작합니다.】
머릿속에서 기계적이고 냉혹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지훈의 눈동자가 빠르게 좌우로 움직였다.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차갑고 고도로 발달한 이성이 그의 감정을 강제로 억누르며 현장을 재구성해 나갔다.
지훈의 시선이 바닥의 혈흔에 고정되었다.
‘혈흔 분출 각도 45도. 타격 지점은 지상으로부터 1.2미터 높이. 피해자는 서 있는 상태에서 최초 피격을 당했음.’
청색 홀로그램 선들이 피해자의 시신에서부터 시작해 거실 벽면, 그리고 천장으로 뻗어 나갔다.
‘칼날의 진입 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 횡으로 그어진 형태. 하지만 내가 쥐고 있는 칼은 양날 단도다. 이 칼로 목을 베었다면 절단면의 시작점과 끝점에 이중 궤적이 남아야 한다. 하지만 피해자의 목에 남은 상처는 단선형 회전 궤적이다. 날이 하나인 사시미칼 종류다.’
지훈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성이 속삭이고 있었다.
내가 쥔 이 칼은 치명상을 입힌 흉기가 아니다.
‘또한, 바닥의 혈흔 정적 형태 분석 완료. 피해자가 쓰러진 후 피가 고인 범위 내에 두 켤레의 발자국 궤적이 존재함. 하나는 내 구두 자국. 다른 하나는…….’
푸른색 광선이 거실 카펫 위를 비추었다. 미세하게 뭉개진 먼지와 카펫의 결이 확대되어 보였다. 발폭 110밀리미터, 길이 280밀리미터의 특수 군화 자국이었다. 그 발자국은 피해자의 시신 옆을 지나, 거실 조명 스위치 벽면을 거쳐, 천장에 위치한 대형 환풍구 아래에서 멈춰 서 있었다.
‘환풍구 덮개의 고정 나사 세 개 중 왼쪽 상단 나사가 느슨하게 풀려 있음. 틈새에 낀 미세한 섬유 흔적 감지. 나일론 혼방 블랙 웨빙 벨트 조각.’
지훈의 머릿속에서 홀로그램이 입체적으로 회전하며 한 남자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신장 180센티미터 안팎의 다부진 체격을 가진 괴한이 피해자의 목을 베고, 지훈의 손에 가짜 흉기를 쥐여준 뒤, 천장의 환풍구를 통해 유유히 빠져나가는 3D 시뮬레이션이 눈앞에 완벽하게 구현되었다.
진범은 따로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자신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기 위해 정교하게 연출된 밀실 함정이었다.
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 했으나, 이내 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 나가는 기괴한 상실감을 느꼈다. 뇌 속의 뉴런이 타들어 가며 무언가를 강제로 앗아가는 감각이었다.
어린 시절, 누군가와 함께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웃었던 기억. 눈이 내리던 날,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걸었던 포근한 온기.
구체적인 형태를 알 수 없는 소중하고 따뜻한 도덕적 기억 조각들이 모래성처럼 무너지며 영구히 소멸해 갔다. 설계도를 가동한 대가였다. 지훈의 눈빛은 미약하게 남아 있던 인간적인 두려움을 잃고, 점차 서늘하고 기계적인 냉혹함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감정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었다.
지훈은 시신을 향해 마지막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때, 청색 선들이 피해자의 셔츠 깃을 비추었다.
‘저건……?’
피해자의 칼라 깃 아래, 아주 기묘한 형태로 묶여 있는 매듭이 보였다. 일반적인 넥타이 매듭이나 옷깃 정리 방식이 아니었다. 밧줄을 엮을 때 쓰는 이중 하프 히치(Half Hitch) 매듭과 유사하지만, 끝부분을 안쪽으로 꼬아 넣은 독특한 대칭형 매듭이었다.
손가락 마디만 한 그 작은 실타래 모양의 매듭은 마치 누군가에게 보내는 은밀한 기호 같았다. 지훈은 그 형태를 뇌내 설계도의 한구석에 깊이 각인시켰다. 지금은 해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단서였다.
쿵! 쾅!
비틀거리던 방화문이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 힌지가 뜯겨 나가며 틈새가 벌어졌다.
“어깨 밀어! 하나, 둘, 셋!”
바깥의 함성과 함께 문이 완전히 박살 나기 직전이었다.
지훈은 머릿속 설계도가 제시하는 유일한 도주 경로를 바라보았다. 괴한이 빠져나간 천장 환풍구는 이미 시간이 지나 닫혔고, 자신이 기어 올라가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단 하나뿐이었다.
거실 전면의 통유리창 너머, 반쯤 열려 있는 환기용 시스템 창문. 그 아래는 10미터 아래의 가파른 건물 외벽과 가시덤불이 우거진 조경 구역이었다.
바람이 창틈을 타고 들어와 피비린내를 흩날렸다.
“들어간다! 기동해!”
문이 굉음과 함께 나가떨어졌다. 무장한 형사들이 총구를 겨누며 거실 안으로 들이닥치는 순간, 지훈은 주저 없이 깨진 유리창을 향해 몸을 날렸다.
“강지훈! 멈춰!”
뒤에서 들려오는 단호한 외침을 뒤로한 채, 지훈의 몸이 차가운 허공으로 던져졌다.
“아아아악!”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과 함께, 지훈은 어둠이 짙게 깔린 10미터 아래의 가시덤불 속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쿠구궁! 콰지직!
살을 에는 듯한 충격이 전신을 덮쳐왔다. 기괴하게 뒤틀린 가시나무 가지들이 지훈의 옷자락을 찢고 가죽을 칼날처럼 긋고 지나갔다. 다행히 두껍게 우거진 수풀이 완충 작용을 해주었지만,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왼쪽 어깨에서 뼈가 어긋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끄으윽……!”
바닥은 축축한 진흙탕이었다. 썩은 낙엽과 오물이 섞인 진흙이 입안으로 밀려들었다.
지훈은 비틀거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왼쪽 팔이 감각을 잃은 채 덜렁거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 관절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벽면을 향해 몸을 강하게 부딪쳤다.
우둑!
뼈가 제자리로 맞춰지는 소름 끼치는 마찰음과 함께 눈앞에 번뜩이는 불꽃이 튀었다. 지독한 가학적 고통 속에서, 지훈은 도망쳐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진흙 바닥을 기어 나와 어두운 골목길로 몸을 숨겼다.
하늘에서 가느다란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수분이 이마의 핏자국을 씻어내렸지만,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는 오히려 그의 이성을 더욱 투명하게 벼려놓았다.
두두두두!
머리 위 빌딩 난간에서 서치라이트의 날카로운 백색 광선이 빗줄기를 가르며 지훈이 방금 떨어졌던 가시덤불을 비추었다.
“추락 흔적이 있다! 도주로를 차단해! 인근 골목을 전부 쑤셔!”
형사들의 다급한 고함이 빗소리에 섞여 사방에서 고막을 때렸다.
지훈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좁고 어두운 건물 틈새로 몸을 구겨 넣었다. 몸을 떨 때마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빗물에 녹아 아스팔트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그는 젖은 코트 안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끝에 딱딱하고 차가운 금속과 가죽의 감각이 걸렸다.
가죽 지갑 안에는 그의 이름인 ‘강지훈’과 ‘서울서부경찰서 수사1과 경위’라는 직함이 선명히 박힌 경찰 공무원증이 들어 있었다. 자신이 형사였다는 사실을 활자로 재확인하는 순간, 가슴 한구석에서 기묘한 괴리감이 피어올랐다.
형사가 살인 용의자가 되어 동료들에게 쫓기고 있다니.
그때, 지갑 옆에 들어 있던 정체불명의 검은색 스마트폰이 손가락에 닿았다. 직사각형의 차가운 액정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지훈의 기기임이 분명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떤 잠금장치도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저 지훈이 화면을 쓸어 넘기자마자 홈 화면이 부드럽게 열렸다.
마치, 누군가가 이 긴박한 상황에서 그가 단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정보를 확인하길 바란 것처럼.
웅-.
짧은 진동과 함께 화면 상단에 알림창이 떴다. 발신인 제한 표시의 문자 메시지였다.
지훈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침을 삼키며 메시지 창을 터치했다.
액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르스름한 명도가 그의 젖은 얼굴을 차갑게 비추었다.
메시지에는 단 한 장의 사진과 짧은 문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잘 도망쳤군, 살인마.]
사진 속에는 방금 전 펜트하우스의 거실이 담겨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목이 베인 채 쓰러진 피해자. 그리고 그 시신 위에 칼을 치켜든 채 광기 어린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강지훈, 바로 자신이었다.
지훈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누군가 덫을 놓은 것이라 믿었던 이성의 설계도가 통째로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사진 속 자신의 표정은 억지로 연출된 것이 아니었다. 거울 속에서 보았던, 내면의 폭력성에 굴복해 짐승처럼 울부짖던 바로 그 괴물의 얼굴이었다.
정말로 내가 죽인 것인가?
이 설계도라는 정밀한 이성은, 실은 내 안의 살인마가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정교한 망상에 불과한 것인가?
빗줄기가 거세지며 지훈의 시야를 흐려놓았다. 빗물이 눈을 타고 흘러내려 피비린내 나는 입술을 적셨다.
바로 그때, 골목 입구 쪽에서 젖은 구두가 물웅덩이를 밟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철벅.
지훈은 반사적으로 숨을 멈추고 어둠 속으로 몸을 밀착했다.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빗소리에 묻혀 가려졌던 거친 숨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누군가가 그가 숨은 골목길 안쪽을 향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훈은 젖은 손으로 주머니 속의 단도를 꽉 움켜쥐었다. 등 뒤의 벽은 차가웠고, 막다른 골목의 어둠은 그를 집어삼킬 듯 깊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