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발악은 추잡했으나, 당신이 설계한 덫은 그보다 훨씬 정교하고 치밀했다.
투수 시절의 불법 약물 논란이라는 해묵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라이벌 에이전시를 향해, 당신은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공인 데이터, 그리고 은퇴 당시 메이저리그 테스트 가이드라인을 완벽히 통과했던 친필 소견서가 담긴 기밀 서류가 언론에 즉각 공개된다. 역풍은 번개보다 빠르게 그들의 목을 조여 갔고,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린 대가로 청구된 5,00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장은 그들을 업계에서 영원히 매장해 버린다.
장애물은 완전히 치워졌다. 이제 남은 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메이저의 꼭대기뿐이다.
샌디에이고의 눈부신 태양이 글래스 도어 너머로 쏟아지는 벨몬트 호텔 펜트하우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큰손, 뉴욕 프랜차이즈 구단의 단장이 마른침을 삼키며 당신을 응시하고 있다. 수많은 스카우터가 고개를 가로저었던 불우한 괴물 유망주는 이제 당신의 철저한 기량 관리와 피칭 디자인을 통해 '시속 101마일의 포심 패스트볼'과 '분당 회전수 3,000회를 상회하는 스위퍼'를 던지는 완벽한 무결점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당신의 눈에 보이는 선수의 육체적 잠재력 수치는 이미 100%에 도달해 터져 나가기 직전이다. 이 괴물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에이전트인 당신이다.
"8년 1억 8천만 달러(약 2,400억 원). 마이너리그 거부권과 전 구단 트레이드 방지 조항을 포함한 조건입니다. 디포(지불 유예)는 단 1달러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목소리에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샐러리 캡과 사치세 라인을 저울질하던 단장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신인 포스팅 계약으로는 전무후무한 규모. 하지만 당신이 제시한 철저한 이닝 관리 포트폴리오와 완벽한 회복력 데이터 앞에서 단장은 결국 굴복하고 만다. 펜이 계약서 위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역사적인 서명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눈이 멀 것 같은 플래시 세례가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다. 구단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는 괴물 신인의 뒤편,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 있는 당신에게 전 세계 언론의 카메라가 집중된다.
선수의 가치를 수치로 읽어내고, 그 한계를 뛰어넘는 최고의 계약을 체결해 내는 메이저리그의 진정한 설계자. 거대한 에이전시 패권을 손에 쥔 당신의 눈앞으로, 스포츠 비즈니스의 새로운 시대가 찬란하게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