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지는 요새의 지하 석벽 사이로, 칠흑처럼 어두운 폭주 마기가 사나운 마녀의 머리카락처럼 흩날렸다. 제라드가 남긴 독기와 내 정화의 마력이 충돌하며 일으킨 폭풍은, 디트리히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던 고대의 저주를 기어코 깨우고야 말았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이성을 잃은 채 타올랐고,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검은 파동이 윈터헤이븐의 깊은 심장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아…….”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 사이로 시야가 흐려졌다. 온몸의 뼈마디가 얼음송곳으로 찔리는 듯한 지독한 한빙증의 고통이 다시금 나를 덮쳐왔다. 손끝이 하얗게 질려가고, 입술 사이로 파르스름한 입김이 새어 나왔다. 당장이라도 저 모퉁이 너머로 보따리를 싸 들고 도망치고 싶다는 회피 본능이 머릿속을 사납게 헤집었다. 전생에서 나를 버렸던 고아원의 차가운 철문처럼, 이곳 역시 결국 파멸로 얼룩져 나를 밀어내려는 것만 같았다.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이제야 겨우 아이들과 함께 누릴 따스한 보금자리를 찾았거늘.’
가슴속에서 슬픈 탄식이 흘러넘쳤다. 하지만 내 다리에 얼굴을 부비며 낑낑거리는 모카의 젖은 코끝과, 내 옷자락을 부리로 꼭 붙잡은 채 바들바들 떠는 아기 그리핀의 온기가 나를 붙잡았다. 도망칠 곳은 없었다. 내가 여기서 발을 빼는 순간, 이 가여운 아이들은 물론이고, 평생을 마기의 저주 속에서 홀로 외롭게 썩어가던 저 남자 역시 차가운 잿더미로 변해버릴 터였다.
나는 심호흡을 크게 내쉬며, 얼어붙어 가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어 한 걸음 내딛었다.
스스스스―!
디트리히의 주변을 감싼 검은 번개 같은 마기가 내 살결을 스칠 때마다 쓰라린 통증이 느껴졌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높여 그의 품을 향해 세차게 뛰어들었다.
“공작님……! 디트리히!”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나의 전신이 그의 단단하고 차가운 가슴팍에 완전히 맞닿았다. 목숨을 건 전신 포옹이었다.
“윽……!”
디트리히의 입에서 짐승 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거칠고 커다란 손이 반사적으로 내 어깨를 부술 듯이 움켜쥐었다. 살을 에는 듯한 폭압적인 마기가 내 몸을 사정없이 파고들었지만, 나는 오히려 그의 목덜미를 더 깊숙이 끌어안았다.
오체로 가득 찬 나의 영혼이 그의 차가운 내면을 향해 속삭였다.
‘부디 제발, 정신을 차리셔야 하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옵니다.’
그 순간, 내 눈앞에 반짝이는 파스텔 연분홍빛의 시스템 UI가 찬란하게 솟구쳤다.
[솔루션 실행: ‘고대 마수 인도자’의 폭주 억제 및 정화.] [경고: 보육 대장 솔루션의 대가로 사용자의 체온이 위험 수준(영하 15도)으로 급감합니다! 온기 충전이 시급합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멀어질 정도로 극심한 오한이 심장을 덮쳤다. 심장이 얼어붙어 멈춰버릴 것만 같은 고통 속에서, 나는 디트리히의 가슴에 이마를 묻었다.
놀랍게도, 그의 폭렬한 마기가 내 한빙증의 얼음 장벽과 충돌하는 순간, 기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지독하게 차가운 나의 냉기가 그의 미쳐 날뛰는 뜨거운 폭주 마기를 급격히 식히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로 그의 몸 내부에서 뿜어지는 정제되지 않은 열기가 나의 얼어붙은 핏줄을 녹이며 흘러들어왔다.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상성. 우리는 오직 서로를 통해서만 온전해질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레…… 티샤…….”
디트리히의 붉게 충혈되었던 눈동자에 미약하게나마 이성의 빛이 돌아왔다. 그의 낮고 쉰 목소리가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하지만 기뻐할 틈은 없었다. 요새 외부에서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쿵! 쿵! 제라드가 숨겨둔 마법 병단이 요새를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해 외부에서 강력한 마비 결계를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대로 결계가 완성되면 요새 내부의 모든 마력이 차단되어 디트리히의 정화 역시 중단될 터였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느니라.’
나는 품 안에서 서늘하게 식어 있는 금속 물체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지난날 아기 그리핀의 목에서 겨우 해체해 두었던, 교단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진 독성 폭발 목걸이였다.
[아이템 분석: 교단식 독성 폭발 목걸이 (해체됨)] [솔루션: 해당 장치의 마법 회로를 역전시켜, 외부에서 전개 중인 제라드 군대의 마비 마법 진형에 주파수를 동조시킵니다. 정화된 마력을 주입할 시 거대한 마력 역류(리바운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모카! 아기 그리핀! 엄마를 도와줘!”
내 외침에 뽀짝한 두 마수가 동시에 울음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모카가 꼬리 끝에서 전설의 신수 유전핵과 공명하는 뜨겁고 순수한 푸른빛 화염탄을 뿜어냈고, 아기 그리핀 역시 날개를 퍼덕이며 맑은 분홍빛 마력을 더했다.
나는 두 아이의 마력을 독성 목걸이의 깨진 틈새로 불어넣었다. 그러고는 제라드의 마법 진형이 뻗어 나오는 요새의 서쪽 벽을 향해 목걸이를 힘껏 던졌다.
“돌아가세요, 원래 당신들의 주인이 있던 곳으로!”
콰아아앙―!
목걸이가 허공에서 부서지며 찬란한 은빛과 분홍빛의 마력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파동은 요새를 에워싸고 있던 제라드 군대의 마비 결계선과 정확히 충돌했다.
“크아아악!” “결계가…… 결계가 역류한다!”
벽 너머에서 제라드 잔당들의 비명소리가 처절하게 울려 퍼졌다. 자신들이 전개했던 잔인한 마법 진형이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되돌아가 온몸이 마비되는 역공을 당한 것이었다. 완벽한 역습이었다.
외부의 방해 공작이 완전히 차단되자, 마침내 디트리히의 상태창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복선 회수 완료: 디트리히 에스카르트의 숨겨진 혈통 각성.] [고대 마수 인도자의 순수 황금 맥이 활성화됩니다.]
“아…….”
내 품에 안겨 있던 디트리히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완전히 걷히더니, 이윽고 눈이 부실 정도로 투명한 황금빛 줄기들이 그의 온몸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북부의 척박한 땅을 수백 년간 지켜온 태초의 지배자이자 수호자의 혈통이었다.
그의 등 뒤로 거대한 황금빛의 환영이 날개를 펼치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디트리히는 더 이상 저주에 울부짖는 괴물이 아니었다. 마수들을 지배하고 정화하는 고대의 진정한 인도자였다.
스르릉―.
디트리히가 천천히 허리춤에서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서린 압도적인 위압감에 요새 내부의 모든 마기가 숨을 죽였다.
그가 검을 들어 허공을 향해 가볍게 한번 휘둘렀다.
스아아아아―!
그것은 파괴의 일격이 아니었다.
요새 내부를 채우고 있던 음산하고 검은 마기가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그 자리에 눈부신 봄날의 햇살 같은 연분홍빛과 싱그러운 민트색의 마력이 파스텔 톤의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차디찬 칼바람이 불던 지하 통로에, 코끝을 향긋하게 적시는 달콤한 달고나 향기와 싱그러운 라벤더의 후각적 온기가 가득 들어찼다.
벽면에 슬어 있던 검은 곰팡이들은 푸르스름한 이끼와 작은 들꽃들로 변해 피어났고, 얼어붙어 있던 바닥은 봄날의 따스한 구들장처럼 온화한 기운을 내뿜었다.
정화 대폭발이었다.
북부의 전설로만 내려오던 대정화가, 디트리히의 검 끝과 나의 온기를 통해 마침내 실현된 것이었다.
“캬릉! 갸릉!” “뀨우우!”
모카와 아기 그리핀이 신이 나서 정화된 연분홍빛 안개 속을 포동포동한 몸으로 뒹굴며 잔치를 벌였다. 디트리히는 검을 거두고 천천히 고개를 숙여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붉던 눈동자는 이제 맑고 깊은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레티샤.”
그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더 이상 날 선 가시가 없었다. 오직 나만을 담은, 한없이 깊고 다정한 온기만이 서려 있었다. 그가 커다란 손으로 내 뺨을 조심스레 감싸 쥐었다. 그 온기에 내 몸속에 남아 있던 미약한 한빙증의 잔재마저 봄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내가…… 해내었소. 그대의 곁을 지키겠노라는 약속을.”
“네, 공작님. 우리가 해냈어요.”
나는 그의 가슴에 뺨을 기대며 활짝 웃어 보였다. 드디어 누구도 우리를 이 요새에서 쫓아낼 수 없으리라는 강한 확신이 전신을 채웠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요새의 거대한 정문 너머에서 요란한 나팔 소리와 함께 수십 대의 마차가 들이닥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황실에서 파견된 징벌 사절단과 중앙 교단의 사제들이 마침내 요새 초입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들은 에스카르트 가문을 반역죄로 단죄하고 마수들을 도살하기 위해 제국의 최정예 병력을 이끌고 온 참이었다.
엄숙하고 살벌한 철갑 갑옷을 입은 징벌 특사들이 거만하게 성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러나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가 아니었다.
이 세상의 것이라 믿을 수 없는 따스한 파스텔톤의 분홍빛 마력 안개와, 흐드러지게 피어난 봄꽃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신비로운 황금빛을 뿜어내며 서 있는 고대 마수 인도자 디트리히와 그의 품에 안긴 나, 그리고 그 주변을 평화롭게 노니는 마수들의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 이게 무슨…….”
징벌 사절단의 단장이 손에 쥐고 있던 단죄의 황금 창을 툭, 하고 바닥에 떨어뜨렸다. 뒤따르던 교단 사제들 역시 신의 기적을 목도한 듯 넋을 잃은 채, 전원 성문 앞 차가운 돌바닥 위에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철갑을 두른 제국의 기사들은 마치 거대한 바위에 부딪힌 파도처럼 제자리에 굳어 버렸다. 그들의 단단한 투구 사이로 스며드는 것은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악취가 아니었다. 맑은 봄날의 햇살 아래에서 갓 구워낸 듯한 달콤한 바닐라 향기와, 코끝을 부드럽게 간지럽히는 싱그러운 살구빛 바람이 요새 전체를 감싸 안고 있었다.
어스름한 지하 통로에서 피어오른 연분홍빛 안개는 마치 살아 숨 쉬는 요정의 날갯짓처럼 기사들의 무자비한 검날 위로 번져나갔다. 살기등등하던 징벌 사절단의 눈동자에 서서히 초점이 흐려지며, 그들의 손에 들린 무기들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이것이 정녕 저주받은 북부의 땅이란 말이더냐?”
사절단의 선두에 서 있던 단장, 헥토르 경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평생을 황실의 명령에 따라 마수를 도살하고 척박한 땅을 감시해 온 그에게, 눈앞의 광경은 신화 속 한 페이지가 현실로 흘러넘친 것만 같았다.
찬란한 황금빛 오라를 전신에 두른 채 서 있는 디트리히 공작의 모습은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고대의 군주 그 자체였다. 그의 발치에는 사나운 맹수여야 할 아기 그리핀이 깃털을 하얗게 부풀리며 내 옷자락에 얼굴을 비벼대고 있었고, 모카는 통통한 꼬리를 살랑거리며 내 어깨 위에서 갸릉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적의 순간도 잠시, 전신을 관통하는 지독한 오한이 내 척추를 타고 빠르게 흘러내렸다.
‘아, 어찌 이리도 타이밍이 짓궂단 말이더냐. 몸 안의 온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있느니라.’
이가 딱딱 맞부딪힐 정도의 극심한 한빙증 발작이 다시금 나를 덮쳤다. 손끝에서부터 시작된 파르스름한 성에가 소맷자락을 타고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머릿속이 핑 돌며 다리에 힘이 풀리려는 찰나, 내 눈앞에 부드러운 민트색의 시스템 창이 깜빡였다.
[경고: 대정화의 여파로 사용자의 체온이 위험 수위(영하 22도)까지 급락합니다.] [알림: 깊은 한빙증 상태를 해제하기 위해 ‘고대 마수 인도자’와의 즉각적인 신체 접촉이 필요합니다.]
“레티샤!”
내 몸이 바닥으로 기울어지기 직전, 디트리히가 번개처럼 팔을 뻗어 나를 단단히 안아 세웠다. 그의 넓은 품에 안기자마자, 그의 심장 고동 소리와 함께 순수하게 정제된 황금빛 마기가 내 전신으로 흘러들어왔다. 얼어붙어가던 핏줄이 따스하게 녹아내리며, 그의 단단한 가슴팍에서 전해지는 열기가 내 흐려지던 의식을 붙잡아 주었다.
“공작…… 님…….”
“바보같이, 또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무리를 한 건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우려와 애정은 숨길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디트리히는 나를 품에 꼭 안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성문 앞의 사절단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금빛 안광에 기사들이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황실의 사냥개들이 제 발로 무덤을 찾아왔군.”
그의 차가운 음성에 헥토르는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그는 품 안에서 붉은 봉인이 찍힌 검은 양장을 꺼내 들었다.
“공작! 우리는 황제 폐하의 직속 칙령을 받들어 이곳에 온 것이다! 에스카르트 가문이 금기된 마수를 육성하고 황실을 기만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거늘, 어찌 이리 뻔뻔하게 맞서는가!”
그가 외치며 양장을 펼치려던 순간이었다.
쿵―!
지하 심층부에서부터 땅을 뒤흔드는 기괴한 진동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방금 전 제라드의 폭발로 무너져 내린 석벽 틈새에서, 정화된 연분홍빛 안개를 찢고 솟구치는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그것은 제라드가 마지막 순간에 남겨둔 진정한 재앙이자, 황실이 은밀히 숨겨왔던 고대 키메라의 핵심 핵이었다.
파스텔톤으로 물들어가던 요새의 하늘이 순식간에 먹구름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 눈앞의 보육 대장 상태창에 붉은색 경고등이 미친 듯이 명멸했다.
[비상 상태: 제라드가 작동시킨 ‘황실 금기종’의 심장이 폭주를 시작합니다.] [분석: 해당 마수는 요새 지하의 고대 마력로를 강제로 흡수하며 급속도로 거대화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 폭주 완료까지 180초.]
“저, 저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이더냐……!”
사절단의 기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졌다. 무너진 격벽 사이로 거대한 뱀의 형상을 한 검은 마수 무리가 요새의 벽을 타고 기어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들의 붉은 눈동자는 이성을 잃은 채, 오직 나와 내 품 안의 아기 마수들만을 노리고 있었다.
이곳은 겨우 찾아낸 나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아이들의 보금자리였다. 전생의 유기 트라우마가 다시금 머릿속을 스쳤지만, 나는 디트리히의 품 안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도망치지 않겠다. 이번만큼은 기필코 내 손으로 지켜내리라.
“디트리히, 저 괴물의 심장에…… 고대의 마력이 집중되어 있어요.”
나는 그의 가슴을 짚으며 속삭였다.
그 순간, 검은 마수 무리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어둠의 구체가 뿜어져 나오더니, 우리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그 구체가 닿는 곳마다 아름답게 피어났던 파스텔빛 꽃들이 순식간에 검게 타들어 갔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디트리히가 검을 고쳐 잡으며 나를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하지만 그가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요새 지하 깊은 곳에서 정체불명의 장엄한 울음소리가 온 영지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그 어떤 마수의 소리와도 달랐다. 태초의 거인과도 같은 거대한 존재의 각성을 알리는 포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