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밤공기가 아틀리에의 열린 창문 너머로 소리 없이 불어옵니다. 달빛은 라벤더를 섞어 짠 비단처럼 부드럽게 마루바닥을 적시고, 향긋한 톱밥의 냄새와 막 끓여낸 따끈한 보리차의 온기가 공기 중에 부드럽게 배어 있습니다. 당신의 발치에는 폭풍우 치는 밤에 구해냈던 눈망울이 맑은 새끼 여우들이 서로의 몸을 포갠 채 쌔근쌔근 잠들어 있고, 날개가 꺾였던 파랑새는 이제 말끔히 나은 날개를 가벼이 떨며 선반 위를 종종걸음으로 거닙니다.
그리고 아틀리에 넓은 마당의 중앙, 한때 검은 오염에 신음하며 거칠게 울부짖던 거대한 사슴이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녀석의 이마에 솟아오른 거대한 뿔에서는 이제 어두운 장막 대신, 은빛으로 넘실거리는 영롱한 생명의 파동이 잔잔한 물결처럼 번져 나갑니다. 사슴이 숨을 부드럽게 내쉴 때마다 마당 구석의 말라붙었던 화초들이 밤하늘의 별을 닮은 하얀 꽃송이를 피워 올립니다. —이 작고 낡은 목공방이, 마침내 스스로 숨을 쉬며 만물을 품는 안식처가 되었구나— 나무로 만든 가구들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당신의 손끝으로 할아버지의 손때 묻은 끌과 대패에서 전해지던 뭉클한 다정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라디오에서는 연신 기적 같은 뉴스 속보가 흘러나옵니다. 아틀리에 주변의 이 신비로운 정화의 물결을 목격한 정부가 이 아련하고 아름다운 아틀리에와 뒷산의 깊은 산맥 전체를 평생 개발할 수 없는 '국립 마음-생태 보존 구역'으로 공식 선포했다는 소식입니다. 이제 그 누구도 기계와 탐욕을 끌고 와 이 평화로운 보금자리를 해칠 수 없습니다. 인간들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비로소 경외하기 시작했고, 갈 곳을 잃었던 수많은 영물들은 이곳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발자국마다 푸른 생명을 싹틔울 것입니다.
창가로 다가가니, 저 멀리 마을 사람들이 아틀리에를 향해 작은 등불들을 밝히며 걸어오는 모습이 노란 불빛의 행렬로 보입니다. 그들의 정겨운 노랫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이곳의 동물들을 축복합니다. 당신의 등 뒤로 소리 없이 다가온 거대한 사슴이 따스한 콧김을 당신의 어깨에 슬며시 보앱니다. 그 가만히 맞닿는 온기 속에, 당신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보잘것없던 목수가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하며 걸어온 이 길이야말로, 실은 당신 자신의 영혼을 가장 따뜻하게 채워주는 구원의 여정이었음을 말입니다.
달빛 아틀리에의 대문이 활짝 열리고, 새로운 내일의 부드러운 햇살이 저 멀리 수평선에서 주홍빛으로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당신과 동물들의 영원하고도 아늑한 밤이, 마침내 완전한 평화 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