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백호 길드 강남 지회, 회생 불가 판정." "피해 규모, 측정 불가."

뉴스 속보가 스마트폰 화면을 쉴 새 없이 때린다.

당신은 무너진 잔해 꼭대기, 부서진 호랑이 석상 머리를 밟고 서 있다. 단 한 몸뚱이로 가볍게 '초토화'를 완료한 참이다.

손끝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낸다. 참 쉽죠?

하지만 세상은 지금 발칵 뒤집혔다. 국가 사법부와 국제 각성자 기구가 동시에 계엄령급 특보를 때렸다.

[코드 네임: 미확인 최악의 재앙.] [전 등급 헌터 대상, 즉각 사살 허가 발령.]

"와, 나 방금까지 F급이었는데. 찰나의 순간에 대스타가 됐네."

당신은 피식 웃는다.

*콰르르릉!*

헬기 외마디 비명이 하늘을 찢는다. 수십 개의 서치라이트가 당신의 얼굴을 정조준한다.

*철컥, 스으윽.*

지상에는 장갑차와 백호 길드 본진의 엘리트 타격대가 겹겹이 포위망을 짰다. 정부 특수 부대까지 합세한, 그야말로 국가 총동원령이다.

"경고한다! 즉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저항 시 즉각 사살한다!"

확성기 너머로 귀가 먹먹한 경고음이 울린다.

사방이 적이다. 그러나 당신의 심장은 미친 듯이 즐겁게 뛰고 있다. 신화급 특성 '운명의 비틀림'이 혈관 속에서 뜨겁게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타아앙!*

참지 못한 저격수가 방아쇠를 당겼다. 대물 저격총 탄환이 음속을 돌파하며 대기를 찢고 날아온다.

당신은 피하지 않는다. 그저 검 자루를 가볍게 쥔다.

*챙-!*

탄환이 두 동강 나며 허공에서 불꽃을 뿜는다.

*파스스스.*

양단된 탄환이 당신의 발밑으로 힘없이 떨어진다.

"선빵 필승이라지만, 속도가 너무 느린데?"

당신의 눈동자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번뜩인다.

타격대원들의 안색이 단숨에 흙빛으로 변한다. 괴물. 저건 인간의 탈을 쓴 재앙이다. 그들의 본능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서라 울부짖고 있다.

바로 그 순간, 사방을 압도하는 무거운 마력 장벽 사이로 낯선 통신 신호가 당신의 개인 인이어로 파고든다.

지하철 노선도처럼 복잡하게 얽힌 음모의 실타래 속에서, 드디어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하늘을 메운 포위망을 통쾌하게 부수며 적들의 대장에게 다이렉트로 칼을 꽂으러 갈 것인가. 아니면,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라인을 보내오는 의외의 손을 잡을 것인가.

당신의 검끝이 서서히 매서운 궤적을 그리며 멈춘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