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달콤한 솜사탕 향기를 머금은 따스한 봄바람이 당신의 뺨을 간지럽힙니다. 시한부라는 어두운 얼음 사슬은 화룡의 다정한 불꽃 속에서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고, 이제 당신의 가슴속에는 봄날의 햇살 같은 생명력이 가득 퍼져 나갑니다. 완전히 건강해진 몸으로 마주한 세상은 온통 파스텔 톤의 마법 같은 빛깔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준비되었느냐, 나의 작은 구원자여?"

황금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작게 르릉거리는 아기 화룡, '슈슈'의 등은 보기보다 무척 푹신하고 아늑합니다. 갓 구운 파이에서 풍겨 나오는 달콤한 시나몬과 사과 향 같은 온기가 슈슈의 비늘 사이로 몽실몽실 피어올라 당신의 온몸을 감싸 안습니다.

당신은 침대 머리맡에 정성스레 남겨둔 살구색 편지를 떠올리며 살며시 미소 짓습니다. '더 넓은 대륙에서 상처받고 아파하는 마수 친구들을 치료해주고 올게요! 건강하게 돌아올 테니 너무 울지 마세요, 아빠, 오빠들!'이라는 귀여운 필체의 쪽지입니다. 가문이라는 아늑한 울타리도 좋지만, 이제는 당신의 특별한 교감 능력으로 더 많은 생명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줄 때가 온 것이지요.

슈슈가 에메랄드빛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개를 펼칩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르는 순간, 저 아래 저택 중앙 안뜰에서 우당탕하는 소동이 일어납니다.

"레일라! 안 된다! 어디를 가는 것이냐!"

근엄하던 아빠가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정원으로 뛰어나와 소리치고, 오빠들은 각자의 비행 마수를 불러 세우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늘 차갑고 포악하기로 소문났던 가문의 남자들이 지금은 단지 막둥이 동생을 놓치기 싫어 쩔쩔매는 다정한 양들처럼 보입니다.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말구려. 이 몸은 이제 아주 건강하지 않소? 금방 치료만 해주고 돌아올 터이니, 부디 집을 잘 지키고 계시오.'

속으로 부드러운 하오체 독백을 흘려보내며, 당신은 하늘 높이 바람을 타고 날아갑니다. 아빠와 오빠들이 탄 마수들이 뒤를 바짝 쫓아오며 유쾌하고 따스한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살구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위로, 당신과 마수들이 그리는 새로운 모험의 지도가 찬란한 무지개색으로 번져 나갑니다.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많은 마수 친구들과, 어디선가 불어오는 달콤한 바람이 당신의 앞날을 축복하듯 은빛 날갯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마침내 당신의 진짜 여행이, 이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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