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제29조 및 법인 정관 제11조에 의거하여, 의료기관의 자산 처분과 예산 집행, 그리고 임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사립 외과 재단 이사회의 고유하고 절대적인 권한입니다. 국가 권력이라 할지라도 사유 재산권의 본질적인 침해는 불가능합니다. 본 이사장은 대학병원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정당한 절차를 밟았을 뿐입니다!"
차현태의 목소리가 국회 청문회장의 높은 천장을 울렸다. 마이크를 잡은 그의 손끝에는 핏대가 서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사법부의 방망이를 촉구하듯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법률적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고 있었다. 병원 소유의 자산을 어떻게 배분하고 어떤 과를 폐쇄할지는 철저히 법인의 사적 자치 영역이라는 논리였다.
그의 궤변이 끝나자 청문회장 내부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속셈을 같이하는 몇몇 기득권 의원들이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단상 아래, 피고인석에 선 한해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의 시야 오른쪽 구석에서는 붉은색 경고등이 요란하게 점멸하는 중이었다.
[위험: 대한대학병원 제3동 소아 중환자실 전력 수동 차단 감지.] [환아 이준우: 인공호흡기 비상 배터리 가동 중 (잔여 시간: 13분 42초).] [환아 이준우: 산소포화도 87%로 하강 중. 급성 심정지 위험.]
심장이 정지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3분 남짓. 소아 중환자실의 산소 공급 장치가 멈추면 아이는 그 자리에서 질식한다. 차현태가 벌인 마지막 인질극이었다. 자신이 무너지면 병원에 누워 있는 아이들부터 지옥으로 끌고 가겠다는 잔혹한 선언.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이 순간 공포와 분노로 호흡이 가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해인의 심박수는 여전히 62bpm을 유지하고 있었다. 타인의 슬픔도, 자신을 향한 협박의 공포도 인지하지 못하는 극도의 감정적 실인증. 그녀에게 차현태의 도발은 그저 풀어야 할 불합리한 수식에 불과했다.
해인은 가만히 오른쪽 코트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손가락 끝에 차가운 금속 질감이 닿았다. 강민우 PD가 수술 직전 그녀의 손에 은밀히 쥐여 주었던 위성 통신용 초정밀 비상 무선 라우터 칩셋이었다. 병원 전산실과 기획처가 수술방의 모든 외부 포트와 와이파이를 차단했을 때도, 이 작은 칩셋 하나가 군사용 위성망을 다이렉트로 끌어와 라이브 스트리밍을 전 세계로 송출해 냈다.
그리고 지금, 이 칩셋은 국회 청문회의 메인 서버와 해인의 개인 태블릿을 실시간으로 동기화하고 있었다.
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상 위의 차현태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1초. 5초. 10초.
청문회장 내부의 정적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해인의 기계적이고도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감각한 시선이 차현태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어떠한 흔들림도, 비난도 담기지 않은 무기질적인 눈동자. 그것은 흡사 해부대 위에 놓인 인체 조직을 관찰하는 외과의의 시선과 같았다.
20초.
침묵이 삼십 초에 가까워지자, 먼저 균열이 일어난 것은 차현태 쪽이었다. 청문회장의 모든 카메라가 해인의 침묵과 차현태의 굳어가는 표정을 번갈아 비추고 있었다. 전 세계 백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라이브 스트리밍의 실시간 몰입도가 수직 상승하며 시스템 연산 자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시스템 안내: 실시간 시청자 몰입도 극대치 도달.] [몰입도 연산 자원 변환 중... +4,500 SP 획득.] [현재 보유 메디컬 포인트: 24,200 SP.]
"왜... 왜 아무 대답이 없나, 한해인 선생!"
차현태가 결국 조바심을 참지 못하고 마이크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대답 대신 돌아오는 집요한 침묵이 그의 신경을 날카롭게 긁어댔다. 평생을 남의 머리 위에서 군림해 온 그에게, 자신을 한낱 관찰 대상으로 취급하는 듯한 해인의 태도는 모욕이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불법 의료 행위와 무단 수술에 대해 변명할 말이 없는 모양이군! 사유 재산의 권리를 침해하고 병원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한 채 쇼를 벌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경영 합리화."
마침내 해인의 입술이 열렸다. 낮고 차분한, 감정의 고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그 단어를 쓰셨더군요."
"그래! 기업이 적자 부서를 정리하고 효율적인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초적인 상식이다. 소아외과처럼 매년 수십억의 적자를 내는 부서를 유지하는 것은 병원 전체를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지!"
"그렇습니까."
해인이 태블릿 화면을 가볍게 탭했다.
"그럼 여쭤보겠습니다. 적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도 경영 합리화에 포함됩니까?"
"무슨 무식한 소릴...!"
"소아외과로 배정되어야 할 정부 보조금과 소아 심장 질환 특수 기금 42억 원을 재단 산하의 미용 성형 센터 건립 자금으로 무단 전용하고, 소아과 병동의 의료 가스 배관 보수 예산을 고의로 누락시켜 보건복지부 실사에서 '장비 부적합' 판정을 유도한 것."
해인의 손가락이 다시 한번 태블릿을 스쳤다.
"이 모든 것이 당신이 말하는 정당한 사적 자치의 영역입니까?"
그 순간, 국회 청문회장 정면에 설치된 100인치 대형 전광판의 화면이 거세게 흔들리더니, 이내 푸른빛의 문서 스캔본으로 가득 찼다.
[소아과 병동 폐쇄 및 예산 삭감 기획 비밀 약정서]
화면 상단에 선명하게 박힌 붉은색 대외비 직인. 그리고 문서의 가장 아랫부분에는 대한대학병원 이사장 차현태의 친필 서명과 개인 인감이 날인되어 있었다.
"저, 저게 뭐야?!"
참관석의 의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차현태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 그의 잘 정돈된 이마 위로 식은땀이 흘러내려 턱끝으로 떨어졌다.
"이건... 이건 조작된 문서다! 어디서 이런 조잡한 위조 서류를 가져와 선동을 하는 건가!"
"위조가 아닙니다."
해인이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해당 문서는 당신이 개인 금고에 보관하던 이면 계약서 실물입니다. 또한, 이 약정서의 실행을 돕기 위해 소아외과 부교수 서은혜가 작성한 내부 보고서 역시 첨부되어 있습니다."
전광판의 화면이 전환되었다. 서은혜가 과거 집도했던 소아 환자들의 수지 분석 차트와 함께, 특정 페니실린계 알레르기 누락 처방 기록이 붉은색 사각형으로 강조되어 나타났다.
"서은혜 부교수는 이사장의 영리화 계획에 동조하여, 소아외과의 사망률을 의도적으로 높이기 위해 환아들의 기왕력과 알레르기 처방을 고의로 누락시켰습니다. 수술 중 사망 사고를 유발해 소아외과의 폐쇄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죠. 여기 누락된 페니실린 처방 기록과 실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했던 환아 이준우의 응급 처치 기록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시스템의 미세 혈관 수축률 뷰어와 데이터베이스에 적재되어 있던 서은혜의 과실 기록이 국회 전광판을 통해 만천하에 실시간으로 대조 분석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미친...!"
차현태가 단상을 치며 비명을 질렀다. 그의 눈동자는 공포와 분노로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
하지만 해인의 폭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백지훈 선생이 제보한 대한대학병원 외과 기획실 공용 클라우드의 일련번호입니다. VIP 환자들의 불법 대리 수술 집도 현장 원본 영상이 저장되어 있는 경로죠. 이사장님, 당신의 개인 페이퍼 컴퍼니 'HT 파트너스'로 흘러 들어간 비자금 세탁 내역서와 정확히 연동되어 있더군요."
해인이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메모지를 카메라를 향해 들어 보였다. 백지훈이 감화되어 울먹이며 전해주었던, 외과 카르텔의 심장을 찌를 마지막 열쇠였다.
"이... 이년이 감히 나를...!"
차현태가 단상 아래로 뛰어내릴 듯이 몸을 날렸으나, 이미 청문회장의 공기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속삭이던 의원들은 차현태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고개를 외면했고, 청문회장 문이 거칠게 열리며 대검찰청 특별수사부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수백만 명의 국민이 실시간 라이브로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법제사법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의 탄원서 제출 서버는 이미 4만 건이 넘는 접속 폭주로 인해 완전히 마비된 상태였다.
"차현태 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업무상 배임, 그리고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긴급 압수수색 영장 및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수사관들이 차현태의 양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그의 손에 쥐여 있던 개인 스마트폰이 바닥으로 떨어져 요란한 소리를 내며 뒹굴었다.
"이거 놓아라! 내가 누구인지 알고 이러는 건가! 난 대한대학병원 이사장이야!"
차현태가 몸부림을 치며 비명을 질렀으나, 수사관들의 힘에 밀려 단상 아래로 끌려 내려왔다. 그의 사택과 병원 기획실에는 이미 동시에 수사관들이 진입해 강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는 속보가 전광판 하단에 자막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완벽한 사법적 즉사였다. 병원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던 남자가 단 30초의 침묵과 무결점의 증거 폭로 앞에 한순간에 피의자로 전락했다.
하지만 차현태는 끌려가는 순간에도 해인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그의 눈동자에 서린 광기는 꺾이지 않았다.
"한해인...!"
그가 수사관들의 손아귀에서 발버둥 치며 해인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착각하지 마라! 네가 이긴 것 같지? 네놈이 정의로운 척할수록, 그 아이들은 더 빨리 죽을 뿐이야! 지금 수술실을 점거하고 있는 마지막 대혈관 폐쇄 다발 기형아 '은우'의 법적 수술 동의서는 내 최종 승인이 없으면 효력이 없다! 사립 재단 이사장의 서명이 없는 수술은 불법 집도이자 살인 행위야!"
차현태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기괴하게 웃었다.
"아이는 수술방 차가운 침대 위에서 동의서 한 장 없이 서서히 썩어 죽어갈 것이다! 결국 그 아이를 죽인 건 내가 아니라, 내 손을 묶어버린 바로 네년이다! 한해인!"
그의 비명 섞인 저주가 청문회장 복도로 사라지는 순간, 해인의 시야에 다시 한번 붉은색 시스템 경고등이 요란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경고: 환아 '은우'의 법적 대리인 수술 동의서 미확인.] [세계 규칙 경고: 무단 수술 강행 시 법적 자격 박탈 및 시스템 영구 패널티 적용 위험.] [환아의 심장 정지 잔여 시간: 9분 15초.]
해인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사장의 파멸이라는 승리 직후, 더 지독하고 거대한 덫이 그녀의 메스를 겨누며 다가오고 있었다.
수사관들에게 양팔이 붙잡힌 채 끌려 나가는 차현태의 입가에는 광기 어린 조소가 걸려 있었다. 사법적 파멸을 맞이하면서도 타인의 생명을 길동무 삼으려는 자의 기괴한 집착이었다.
청문회장 내부의 카메라는 백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에게 이 아수라장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 위로 붉은색 경고 창과 함께 분노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이 초당 수천 개씩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인질극을 벌이는 이사장이 진짜 의사 재단 수장이라고?] [동의서가 없어서 수술을 못 한다니, 법이 아이를 죽이는 거냐?] [당장 수술하게 해라! 보건복지부는 뭐 하고 있나!]
메디캐스트의 라이브 스트리밍 서버가 폭증하는 트래픽으로 비명을 지르는 동안, 한해인의 뇌는 기계적인 속도로 대안을 연산하기 시작했다.
‘은우. 생후 4개월. 대혈관 폐쇄를 동반한 다발성 심장 기형. 관상동맥 우회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심근 괴사로 인한 비가역적 정지가 발생한다. 남은 시간 8분 40초.’
법적 동의서의 부재는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아니었다. 의료법 제36조에 의거, 보호자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서면 동의 없는 고위험 수술은 집도의의 면허 취소는 물론, 형사상 상해치사죄로 직결된다. 그리고 시스템의 무자비한 룰은 법적 정당성이 상실된 수술을 ‘집도 실패’로 간주해 그녀의 전신 운동 신경을 마비시킬 터였다.
그때, 참관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마 위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국회 청문회장의 모든 대형 화면에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아크(ARK) 재단 설립 지지 및 긴급 구명 탄원’ 서명 수가 이미 10만 명을 돌파하고 있었다. 화면 우측 상단의 메디컬 포인트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솟구쳤다.
[시스템 안내: 대중의 사법적 정의 실현 열망 감지.] [실시간 후원 포인트 유입: +8,000 SP.] [현재 보유 메디컬 포인트: 32,200 SP.]
“장관님.”
해인의 시선이 단상 아래의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향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심해처럼 고요하고 서늘한 눈빛이었다.
“의료법 제60조에 따르면, 긴급한 재해나 이에 준하는 응급 상황에서 공공의 안전과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기관에 즉각적인 긴급 행정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사장의 직무가 정지된 현 시점, 대한대학병원의 임시 관리 권한은 국가에 귀속됩니다.”
장관의 입술이 마른 침을 삼키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수많은 카메라 렌즈가 자신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법 조항을 핑계로 몸을 사린다면,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생명을 방치한 살인 공범으로 낙인찍힐 판이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권한을 행사합니다.”
장관이 마이크를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대한대학병원 소아 중환자실 환아 은우에 대한 응급 수술을 제한하는 모든 법적, 행정적 절차를 일시 유예합니다. 보건복지부 긴급 행정 명령 제24-1호에 의거하여, 한해인 교수의 즉각적인 집도를... 승인합니다.”
청문회장 내부에서 안도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법적 족쇄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해인의 표정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시스템이 투영하는 붉은색 경고 창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점멸하고 있었다.
[위험: 대한대학병원 제3수술실 내부 환경 급변.] [경고: 중앙 공조 시스템 차단으로 인한 내부 온도 상승 (현재 29.5℃).] [경고: 무균 양압 유지 장치 가동 중단. 외부 오염 물질 유입 확률 84%로 상승.]
“한 교수님!”
태블릿 스피커를 통해 수술실에서 대기 중이던 백지훈의 다급한 목소리가 청문회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차현태 이사장의 비서실에서 체포 직전 중앙 제어실의 백업 전원 장치까지 완전히 물리적으로 잠가버렸습니다! 수술실 내부 양압 장치가 꺼졌어요! 공기 순환이 안 돼서 실내 온도가 치솟고 있고, 마취기 배출 가스가 체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태로는 흉부를 개봉하는 순간 종격동염으로 환아가 사망합니다!”
설상가상으로 화면 속 은우의 생체 신호 그래프가 요동쳤다.
[환아 은우: 산소포화도 72%로 추락.] [심전도(EKG): 광범위한 ST 분절 상승 감지. 급성 심근경색 진행 중.]
“심정지 임박했습니다! 어시스트할 인력도, 산소 공급도 한계입니다! 해인 누나, 어떡합니까?!”
백지훈의 절규에 청문회장은 순식간에 차가운 빙판처럼 굳어버렸다. 법적인 허가를 얻었으나, 병원 내부의 물리적 인프라가 통째로 셧다운된 상태.
해인은 자리에 서서 왼손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남은 시간 5분 12초. 현 위치에서 대한대학병원 수술실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최소 시간은 15분이었다. 아무리 서둘러도 도착하기 전에 아이의 심장은 멈춘다.
“백지훈 선생.”
해인의 목소리가 고요하게 청문회장의 정적을 찢었다.
“무선 인이어 끼우세요. 지금부터 원격 문합을 시작합니다.”
“예? 원격... 집도를 말입니까? 이 환경에서요?!”
“내 지시대로 움직이면 살릴 수 있습니다. 32,200 SP를 소모하여 수술실 AR 가상 조영 필드를 백지훈 선생의 스마트 글라스로 실시간 동기화합니다.”
[시스템 안내: 20,000 SP를 소모하여 '원격 서저리 가이드 모듈(Remote Surgery Guide Module)'을 활성화합니다.] [경고: 집도의와 어시스트의 싱크로율이 95%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환아의 관상동맥 파열 및 즉사 위험이 존재합니다.] [집도의 한해인의 심박수 급증... 과호흡 위험 감지.]
해인의 목덜미를 따라 차가운 식은땀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폐부가 꽉 막힌 듯 산소가 들어오지 않는 극심한 압박감이 그녀의 흉강을 짓눌렀다. 수술 성공률은 소수점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가 청문회장의 거대한 중계 화면을 매섭게 쏘아보는 순간, 은우의 심전도 모니터에서 길고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지이이이이이-.
심장 정지(Asystole)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