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하늘은 늘 검다. 그을음이 태양을 가린다. 증기탑은 쉴 새 없이 울린다. 제국은 전례 없는 부를 쥐었다. 철도가 대륙을 관통한다. 철갑선이 바다를 지배한다.
그러나 번영은 공평하지 않다. 거대한 부는 소수에게 고였다. 귀족들은 사치에 탐닉한다. 노동자는 하루 열여섯 시간을 난다. 탄광의 점토판이 피로 물든다. 기계의 열기가 살판을 태운다.
빈부의 격차는 깊은 심연이다. 계급의 장벽은 견고한 철벽이다. 분노가 침묵 속에서 달아오른다. 기술자들은 도구를 쥐었다. 스스로의 가치를 깨달은 자들이다. 그들은 기계의 진정한 주인이다.
오스티아 군항에 어둠이 내린다. 최신예 철갑선이 정박해 있다. 붉은 녹방지 도료가 선명하다. 무장 제어 장치가 가동된다. 그것은 제국의 심장과도 같다. 기술자 일동이 함선에 승선한다.
경비병들이 제압당해 쓰러진다. 증기 보일러가 굉음을 토한다. 검은 연기가 밤하늘을 찢는다. 함선은 항구를 급히 빠져나간다. 제국의 포대가 뒤늦게 불을 뿜는다. 포탄은 수면만을 가를 뿐이다.
그들은 대서양의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추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몇 달 뒤 소문이 당도한다. 미지의 서방 대륙의 소식이다. 그들은 비옥한 해안에 정착했다. 그곳에 독자적인 정권을 세웠다.
황제가 없는 노동자의 공화국이다. 자체적인 증기 공장을 돌린다. 제국과 대등한 기술의 요람이다. 이 보고는 황궁을 경악케 했다. 원로원은 즉각 토벌을 요구한다. 역도를 섬멸하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대양의 풍랑은 거칠다. 전쟁의 대가는 너무 차갑다. 당신은 집무실의 창밖을 본다. 도시의 공장 지대가 불타고 있다. 제국은 이제 독점자가 아니다.
두 개의 증기가 평행선을 달린다. 하나는 군주 제국의 수레바퀴다. 하나는 해방 공화국의 쇠톱이다. 어느 쪽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당신이 만든 신세계다.
화려하고도 위태로운 기계 시대다. 차가운 강철의 막이 올라간다. 당신은 차분히 손을 거둔다. 미래는 오직 전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