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붉게 타오른다. 로마의 심장부에 화마가 덮쳤다. 원로원의 사병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반역의 기치는 명확하다. 신기술의 파괴와 기득권의 수호다. 그들은 황태자인 당신을 노린다.
쾅. 황궁 외벽이 무너지는 소리다. 진동이 대지를 격렬하게 흔든다. 철제 파편들이 허공을 가른다. 비명과 철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수라장 속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습격자들의 칼날은 거침이 없다. 그들은 피아를 식별하지 않는다. 오직 파괴만을 목적으로 움직인다. 이미 황실 근위대는 궤멸 직전이다. 방어선은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전선은 연구소 입구까지 밀렸다. 이곳은 제국의 미래가 숨 쉬는 곳이다. 반사로와 증기 터빈이 작동 중이다. 연구소 내부의 열기가 숨을 막는다. 노동자들은 망치를 쥐고 대기한다. 그들의 눈빛에 결사 항전의 의지가 서린다.
철도 기능공들이 당신을 바라본다. 그들은 무장할 준비를 마쳤다. 아직 미완성인 기계식 소총이 보인다. 적들의 화승총 소리가 외벽을 때린다. 연구소의 창문이 일제히 깨져 나간다. 파편이 바닥에 흩뿌려진다.
"저 무뢰배들을 쓸어버려야 합니다!" 한 기술자가 쇳소리로 소리친다. 그의 손에는 거대한 스패너가 들려 있다. 이곳의 평민들은 기계를 믿는다. 기술 혁명으로 얻은 자유를 지키려 한다.
황궁 부근은 지옥으로 변했다. 포위망은 매초 좁혀지고 있다. 전면전을 벌이기엔 화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연구소가 파괴되면 모든 노력이 무산된다.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을 해본다. 강철의 연산은 즉각적이다. 도심은 이미 통제 불능이다. 북부 공업 지대에는 아군이 있다. 그곳에는 거대한 증기기관차가 대기한다. 탈출로를 확보해 후퇴하는 것도 방책이다.
두 가지 길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은 없다. 적의 난사가 연구소 벽을 가른다. 당신은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