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책상이 바닥을 긁으며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뒤집힌 의자 아래로, 당신의 품 안 깊숙한 곳에서 미약하게 깜빡이던 붉은 표시등이 보인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가쁜 숨결들, "내가 그 계집을 죽였어"로 시작해 파국으로 치달은 고백은 고스란히 디지털 주파수의 파형으로 기록되었다. 지워졌던 당신의 기억이 마침내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선연한 현실로 태어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진실의 대가는 차디찬 대리석 바닥의 온도만큼이나 가혹하게 찾아온다.
"녹음...? 하, 하하! 그래, 해봐라. 하지만 그걸 들을 수 있는 산 자가 없다면 어떨까?"
강 형사의 눈빛이 완전히 뒤집힌다. 핏발 선 안구 속에서 일렁이는 것은 법의 수호자가 아닌, 벼랑 끝에 몰려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짐승의 광기다. 그가 비틀거리며 당신의 덜미를 낚아채 바닥으로 메친다. 등뒤로 느껴지는 서늘한 시멘트의 냉기가 척추를 타고 목덜미까지 단숨에 치솟는다. 거구의 체중이 당신의 흉부를 짓누르고, 가죽 장갑을 낀 단단한 두 손이 목통을 강하게 조여 온다.
"여기서 네가 죽으면, 미제 사건의 진범이 도주를 기도하다 사살당한 것뿐이다."
가죽의 비린내와 식은땀 냄새가 코끝을 유린한다. 컥, 하고 기도가 납작하게 눌리며 뇌로 향하는 산소가 서서히 차단된다. 시야의 가장자리부터 검푸른 얼룩이 번지며 명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천장에 매달린 외등은 미세하게 떨리며 꺼먼 먼지가 섞인 탁한 회색빛을 바닥으로 뚝뚝 떨어뜨리고 있다. 제삼자의 시선으로 이 방을 내려다본다면, 그것은 그저 두 개의 육체가 뒤엉켜 서서히 하나의 시체와 하나의 살인마로 완전히 분리되는 참혹한 도살장에 불과할 것이다.
가죽 장갑의 차가운 압박이 목의 중심 뼈를 으스러뜨릴 듯 파고든다. 폐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당신은 본능적으로 오른손을 뻗어 바닥을 더듬는다.
지직거리는 먼지더미 사이로 닿은 촉각. 묵직하고 차가운 은색 강철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걸린다. 격렬한 몸싸움 도중 강 형사의 홀스터에서 빠져나와 굴러 떨어진 38구경 권총이다. 그것은 마치 스스로 숨을 쉬는 생물처럼 형광등 빛을 반사하며 바닥에 누워 있다.
이것을 쥐고 그의 흉부를 향해 격발한다면 모든 고통은 즉시 정지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손가락 끝은 동시에 셔츠 안쪽 주머니, 여전히 소리 없이 돌아가고 있는 작은 기기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다. 광기에 눈이 먼 이 자의 이성을 단번에 되돌릴 마지막 패. 혹은 그의 손아귀에 더 강한 살의를 불어넣을 자멸의 방아쇠.
눈앞이 하얗게 점멸하며 의식의 끈이 가늘어지기 시작한다. 당신에게 허락된 산소는 이제 단 몇 초 분량뿐이다. 당신의 손이 어둠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