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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은 안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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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은 안 죽습니다

고구려산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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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년 국내성. 『유기』를 베끼던 서기 우여문은 붓의 힘을 얻자마자 태왕에게 불려간다. 조건은 하나 — 왕이 지정한 문장만 쓸 것. 한편 국내성 귀족 연맹의 수장 을보루는 냉정한 계산을 굴린다. '태왕은 서른넷, 병약한 세자가 있고 천도는 무리다. 왕이 죽으면 판은 우리 것이다.' 여문만이 왕이 예순네 해를 더 산다는 걸 알지만, 보지 못한 미래는 쓸 수 없다. 그는 회의석에서 농담처럼 던진다. '성을 먼저 쌓지 말고 시장을 먼저 여시죠.' 그 농담이 국책이 되고, 대동강에 상인과 유민이 몰려 천도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된다. 궁지에 몰린 을보루는 붓의 원리를 역이용해 여문을 위서 조작죄로 몰고, 여문이 아꼈던 사람의 이름을 미끼로 문장 붕괴를 유도한다. 어전 대질의 밤, 여문은 평생 도망쳐온 '~라고 전한다'를 버리고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걸어 단정한다. 승리는 통쾌했다. 다음 아침, 태왕은 웃으며 명한다. 그 한 줄을 지우라.

#고구려 평양천도#사관 만담#정치 판세#나비효과#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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