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는 길
탑의 정상에서 루엔의 몸은 더 이상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다.
투명한 피부를 통해 별빛이 흐르고, 심장 박동마다 가슴팍에서 금색 광선이 퍼져나갔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공기가 떨려 나갔다. 아홉 번의 거짓 고백이 남긴 흔적이었다. 아홉 번의 별이 그의 몸을 점차 별로 바꿔놓았다.
하지만 루엔은 두렵지 않았다.
무한 하늘 위 별의 중심에서 내려오기로 마음먹는 순간, 탑 전체가 울렸다. 낮은 진동음이 9층부터 1층까지 일렁였다. 계단이 나타났다. 루엔은 그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8층 '약속의 방'에 도착했을 때, 루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루나는 계단 중간에 앉아 있었다.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손가락 끝은 검게 탔다. 탑을 올라오면서 피해를 입은 흔적이었다. 규칙을 어기고 루엔을 따라온 대가.
"루엔."
루나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돌아왔어."
루엔은 한 계단 한 계단을 내려갔다. 투명한 손이 난간을 만질 때마다 난간이 파란 빛으로 물들었다. 루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루엔이 그녀의 앞에 도착했을 때, 루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넌 별이 되어버렸네."
"응."
루엔이 앉았다. 루나 옆에. 투명한 몸이 계단에 닿으면서 계단 전체가 희미한 빛으로 물들었다.
"미안해. 규칙을 어기게 했어."
루나가 웃었다. 그것은 울음과 웃음의 중간 같은 소리였다.
"난 너를 따라왔어. 널 놓아주기 싫었어. 그게 규칙을 어긴 이유야. 아르투르 선생님은 날 말렸지만, 난 몰래 탑에 들어왔어. 매 층마다 널 기다리면서."
루나의 손이 루엔의 투명한 손을 잡았다. 손가락이 루엔의 손을 통과하지 않았다. 별빛이 루나의 팔을 타고 올라갔다.
"이제 내려가. 함께."
7층 '빛의 방'에서는 셀린이 있었다.
형은 계단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루엔을 본 순간, 셀린의 얼굴이 흐릿해졌다.
"루엔."
그것이 셀린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루엔은 형을 안았다. 투명한 몸이 셀린을 감싸자, 셀린의 온몸이 별빛으로 물들었다.
"난 널 미워한 적 없어. 그건 진짜야."
셀린이 울면서 중얼거렸다.
"난 알아."
루엔이 말했다.
"그리고 난 널 미워한 적도 없어. 내가 형을 속였던 건 형 때문이 아니었어. 난 나 자신을 믿지 못했을 뿐이야."
셀린이 루엔을 더 세게 안았다. 형의 몸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6층 '침묵의 방'으로 내려올 때, 미라가 나타났다.
미라는 계단의 모퉁이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루엔을 본 순간 미라는 벌떡 일어섰다.
"개자식!"
미라가 루엔의 가슴을 내리쳤다. 투명한 몸이 하얀 빛을 흩뿌렸다.
"왜 나한테 거짓을 했어? 넌 내가 너를 모를 줄 알았어? 내가 날 따라 올라갈 수 없을 줄 알았어?"
미라의 손가락이 루엔의 투명한 팔을 움켜잡았다. 손가락 자국이 남지 않았지만, 미라의 분노는 실제였다.
"미안해."
루엔이 말했다.
"넌 항상 날 꿰뚫어봤는데, 난 너한테까지 거짓을 지었어. 가장 진실해야 할 사람한테 가장 큰 거짓을 지었어."
미라가 루엔을 안았다. 미라의 어깨가 흔들렸다.
"이제 거짓 말지. 알았어?"
"응."
루엔이 미라의 등을 쓸어내렸다. 루엔의 손에서 흘러내리는 별빛이 미라의 옷에 내려앉았다.
5층 '사회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수백 명의 거울과 목소리는 모두 사라졌다. 대신 계단만 남아 있었다. 루엔은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면서 느꼈다. 이 방이 더 이상 자신을 억누르지 않는다는 것을.
4층 '친구의 방'에서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루엔은 그곳에 서서 오래도록 숨을 쉬었다. 여기서 루나와 미라를 만났던 기억이 선명했다. 거짓을 고백했던 그 순간. 두 친구의 얼굴. 루나의 눈물. 미라의 분노.
그것들이 루엔을 여기까지 올라오게 했다.
3층 '가족의 방'은 어둠이 가득했다.
루엔은 계단을 더 빠르게 내려갔다. 이 층에서는 부모의 목소리가 울렸던 곳이었다. 형 셀린에 대한 기댓값, 자신에 대한 절망. 루엔은 그 절망을 직면했었다. 하지만 지금 루엔의 몸을 비추는 별빛은 그 절망을 밝혀낸다. 절망은 이미 과거였다.
2층 '목소리의 방'에 도착했을 때, 아르투르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이 든 학자는 계단 아래에 서 있었다. 루엔을 본 순간 아르투르는 무릎을 꿇었다.
"영웅이시여."
"아르투르 선생님."
루엔이 계단을 내려갔다.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아르투르가 고개를 들었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단지 거짓을 버린 사람일 뿐입니다. 그것이 제게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아르투르가 루엔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손가락이 루엔의 투명한 손을 통과했다. 아르투르는 움찔했지만, 곧 웃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군요. 당신은 별입니다."
"저는 여전히 루엔입니다."
루엔이 말했다.
"별이 된 루엔일 뿐입니다."
1층 '거울의 방'에서 루엔은 자신을 마주했다.
거울은 더 이상 거짓된 자신을 비추지 않았다. 거울 속의 루엔은 투명했고, 별빛이었고, 진정한 자신이었다. 루엔은 그 거울을 지나갔다.
탑의 입구에 도착했을 때, 세상이 변해 있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탑의 입구 앞에 모여 있었다. 부모들, 친구들, 마을의 어른들. 모두가 루엔을 보고 있었다.
그 순간 탑의 벽이 울렸다.
낮고, 웅장한 음성이 공기를 진동시켰다. 그것은 탑 자체의 목소리였다.
—별을 되살린 자여, 이제 가거라.
거짓 없이 살아가거라.
그것이 진정한 힘이다.
루엔이 탑을 떠나는 순간, 세상이 변했다.
탑이 지면에서 떨어져 올라갔다. 천천히. 위력 있게. 거대한 음성이 대지를 흔들었다. 탑의 표면이 빛나기 시작했다. 파란 빛. 금색 빛. 무지개빛.
그리고 하늘이 밝아졌다.
3년 동안 꺼져 있던 태양이 다시 떠올랐다. 밝고, 따뜻하고, 확실한 태양. 구름 너머에서 빛을 퍼뜨렸다. 마을의 모든 곳이 밝아졌다.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이 없었다.
별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낮인데도 별이 보였다. 하늘 전체에 별이 박혀 있었다. 수천 개. 수만 개. 모두가 루엔이 복원한 빛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봤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루엔의 부모가 앞으로 나왔다.
아버지는 루엔을 안았다. 어머니는 루엔의 투명한 팔을 잡았다. 어머니의 손가락이 루엔의 팔을 통과했지만, 어머니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안았다.
"우리 아들. 우리 루엔."
어머니가 울면서 중얼거렸다.
루엔이 부모를 안았다. 별빛이 부모의 옷에 내려앉았다.
마을의 중심 광장에 선 루엔을 사람들이 바라봤다.
루나는 루엔의 손을 잡았다. 미라는 루엔의 옆에 섰다. 셀린은 루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르투르는 루엔의 뒤에 서 있었다.
루엔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별의 목소리였다. 마을의 모든 곳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 하늘 위 별들이 함께 울리는 음성.
"난 특별하지 않습니다."
루엔이 말했다.
"난 타고난 재능이 없습니다. 난 평범합니다. 그리고 그 평범함은 제 약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거짓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침묵했다.
"난 평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평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고유하고, 모두 필요하고, 모두 충분합니다. 재능 있는 자만이 아닙니다. 재능 없는 자도. 실패한 자도. 약한 자도.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만드는 빛입니다."
루엔의 몸에서 별빛이 더욱 강하게 흘러나왔다.
"난 여기 있습니다. 거짓 없이. 완전히 나 자신으로.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 모두 충분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무릎을 꿇었다. 누군가가 울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웃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하늘이 완전히 밝아졌다.
탑이 하늘의 중심에 도달했다. 탑의 표면이 완전히 변했다. 더 이상 탑이 아니었다. 그것은 별이었다. 거대한, 우주적 규모의 별. 세상의 중심에 떠 있는 별.
그 별의 중심에서 루엔의 목소리가 들렸다.
"감사합니다."
목소리는 더 이상 루엔의 목소리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루나의 목소리이기도 했고, 미라의 목소리이기도 했고, 셀린의 목소리이기도 했고, 아르투르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그것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우리가 함께했습니다."
밤이 내려왔을 때, 마을은 더 이상 어둠 속에 있지 않았다.
별빛이 마을 전체를 밝혔다. 태양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별의 빛은 여전했다. 마을의 모든 곳이 밝았다. 어둠이 없었다.
루나와 미라, 셀린과 아르투르는 마을 광장에 앉아 하늘을 바라봤다. 루엔의 목소리가 별 속에서 계속해서 울렸다. 심장박동 같은 리듬. 숨 같은 음성.
루엔은 별이 되었다.
하지만 루엔은 여전히 여기 있었다. 모든 빛 속에서. 모든 별 속에서. 세상이 거짓 없이 살아가는 한, 루엔은 그 중심에서 빛날 것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암흑의 밤은 끝났고, 별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누구도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루나는 별 속에서 들리는 루엔의 숨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루엔이 여전히 거기 있다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어딘가 먼 곳에서, 어둠의 학파의 카이는 하늘의 별을 바라봤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흥미롭군."
카이가 중얼거렸다.
"이제 진정한 게임이 시작된다."
마을의 어둠진 골목에서, 루이스의 형체가 움직였다. 루이스는 죽지 않았다. 단지 패배했을 뿐이다. 그리고 패배한 자는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루이스의 눈에 광기가 어렸다.
"별이 된 소년. 거짓 없는 영웅. 흥미롭다. 매우 흥미롭다."
루이스가 말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하늘의 별은 밝게 빛났다. 루엔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울렸다. 하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새로운 어둠이 움트기 시작했다.
거짓을 버린 세상도, 여전히 거짓 없이 살아가야 하는 시험 앞에 있었다.
# 돌아가는 길
루엔의 말이 끝났을 때, 마을 광장은 이미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다.
하늘에 떠 있던 별은 더 이상 하늘에만 있지 않았다. 그것은 내려오고 있었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탑의 형태를 버린 그 거대한 별이 마을의 중심을 향해 내려오면서, 주변의 공기가 진동했다. 루나는 그 진동을 느꼈다. 미라는 그 소리를 들었다. 셀린은 그것이 무엇인지 직감했다.
"루엔이 온다."
셀린이 중얼거렸다.
별이 땅에 닿을 때, 세상의 모든 빛이 한순간 멈췄다. 그 다음, 폭발했다.
빛이 파도처럼 퍼져나갔다. 마을의 경계를 넘어, 산을 넘어, 저 먼 지평선까지. 3년간 억눌려 있던 태양의 열기가 한 번에 해방되었고, 별들이 하나씩 눈을 떴다. 하늘이 다시 하늘이 되었다. 밤하늘이 밤하늘답게 빛나기 시작했다.
루나는 눈을 감았다. 빛이 너무 강해서 직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느껴졌다. 그 빛이 자신의 피부에 닿을 때의 온기. 3년간 놓쳤던 태양의 온정.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루엔의 존재.
"루엔."
루나가 이름을 불렀다. 음성이 별 속으로 흡수되었다.
"우리가 여기 있어."
미라가 덧붙였다.
"내려와."
셀린의 목소리도 섞였다.
별의 표면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것이 서서히 분해되기 시작했다. 거대한 별이 수천 개, 수만 개의 작은 빛의 조각으로 나뉘었다. 그 조각들이 마을 위에 소나기처럼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것은 타지 않았다. 오직 따뜻할 뿐이었다.
루나는 손을 펼쳤다. 빛의 조각이 그녀의 손바닥에 내려앉았다. 그 순간, 루엔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해."
손바닥 위의 빛이 떨렸다.
"모든 거짓을 고백했어도, 하나 남겨둔 거짓이 있어."
루나는 그 말을 이해했다. 루엔이 자신에게 지어온 모든 거짓들을. 루나를 사랑했으면서도 자신이 평범하다며 거리를 둔 거짓들을.
"됐어."
루나가 말했다.
"이제 거짓 말지 마."
빛의 조각이 루나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것은 하늘로 올라갔다. 다른 모든 빛의 조각들과 함께.
광장의 한 구석에서 미라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다. 미라의 손에도 빛의 조각이 내려앉았고, 그것은 미라에게 말했다.
"날 믿어줘서 고마워."
미라는 손가락으로 그 빛을 어루만졌다.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미라가 중얼거렸다.
"그걸 깨달았어?"
"깨달았어."
빛이 대답했다.
"이제 정말로."
빛의 조각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시 모여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탑이나 별의 형태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의 형태였다.
루엔이 마을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몸은 투명했다.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직 빛만 남아 있었다. 인간의 형태를 한 순수한 빛. 그 안에서 심장박동이 들렸다. 그 안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루나가 먼저 달려갔다. 투명한 루엔에게 팔을 뻗었다. 손이 루엔의 몸을 통과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단지 빛일 뿐이었다. 하지만 루나는 느꼈다. 그 빛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돌아왔어."
루나가 울었다.
"거짓 없이 돌아왔어."
루엔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전의 루엔의 목소리와는 달랐다. 더 이상 불안감이 섞여 있지 않았다. 더 이상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 않았다. 순수한 음성. 거짓이 없는 음성.
"응. 돌아왔어."
미라도 루나 옆에 섰다. 투명한 루엔을 바라봤다.
"그리고 넌?"
"난 여기 있어."
루엔이 대답했다.
"항상 여기 있을 거야."
셀린이 마지막으로 다가왔다. 형으로서 동생을 바라봤다. 투명한 빛으로 변해버린 동생을. 자신이 무시했던,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동생.
"미안해."
셀린이 말했다.
"너를 제대로 봐주지 못해서."
"괜찮아."
루엔의 음성이 응했다.
"넌 너의 길을 가면 돼. 난 내 길을 갈게. 하지만 이제는 거짓 없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루엔을 바라봤다. 하늘이 다시 밝아진 것도 루엔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 재능 심사에서 '평범'이라고 낙인찍었던 소년이, 세상의 모든 빛을 되돌린 영웅이 되었다는 것을.
부모들도 나타났다. 루엔의 부모는 광장 끝에 서 있었다.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투명한 빛으로 변해버린 아들을. 그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루엔의 아버지가 한 발을 내디뎠다.
"루엔."
아버지가 불렀다.
"날 봐."
투명한 루엔이 아버지 쪽으로 향했다. 아버지가 팔을 벌렸다. 루엔의 빛이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빛이 아버지를 감쌌다. 아버지는 그 빛을 느꼈다. 자신의 아들을 느꼈다.
"미안해, 아버지."
루엔의 음성이 아버지의 귀에 들렸다.
"난 평범했어. 그리고 그걸 숨기고 싶었어. 하지만 평범함은 약함이 아니야. 그건 진실이야."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아들을 안았다. 빛으로 변해버린 아들을.
마을의 밤이 깊어갔다. 하지만 어둠은 없었다. 별빛이 모든 것을 밝혔다. 태양도 떠올랐다. 3년 만에 제대로 된 태양이 떠올랐다. 밝고, 따뜻하고, 의심의 여지 없이 진실인 태양.
루나는 루엔 옆에 앉았다. 투명한 루엔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손이 통과했다.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루나가 물었다.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응."
루엔이 대답했다.
"난 여기 있을 거야. 모든 빛 속에서. 모든 별 속에서. 누군가가 거짓을 버리고 진실로 설 때마다, 난 그곳에 있을 거야."
미라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넌 영원히 바쁘겠네."
"그래도 괜찮아."
루엔의 음성에 미소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속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면, 난 어디든 갈 수 있어."
밤이 더욱 깊어갔다. 하늘은 더욱 밝아졌다. 별의 수가 늘어났다. 처음 본 별들도 있었고, 오랫동안 잊고 있던 별들도 있었다. 세상의 모든 별이 다시 하늘에 나타났다.
아르투르는 유적 앞에 서 있었다. 별의 탑이 있던 그 자리. 이제 그곳은 비어 있었다. 탑은 하늘로 올라갔고, 별이 되었다. 아르투르는 그 빈 자리를 바라봤다.
"드디어 끝났군."
아르투르가 중얼거렸다.
"평생 찾던 것을, 결국 다른 사람이 이루었네."
아르투르는 슬픈 것이 아니었다. 오직 감사할 뿐이었다. 자신이 못했던 일을 루엔이 이루었다는 것에. 거짓 없이.
하지만 아르투르는 알고 있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루엔이 별이 되었다는 것은, 동시에 새로운 시험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였다. 세상이 거짓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시험.
저 먼 곳에서, 어둠의 학파의 카이는 하늘의 별을 바라봤다. 별빛이 카이의 검은 눈동자에 비쳤다. 카이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흥미롭군."
카이가 중얼거렸다.
"거짓이 없는 세상. 거짓이 없는 영웅. 그렇다면 거짓이 없는 세상에서 진정한 무의미는 무엇일까?"
카이는 검을 들었다. 검의 날이 별빛을 반사했다.
"이제 진정한 게임이 시작된다."
마을의 어둠진 골목에서, 루이스의 형체가 움직였다. 루이스는 탑 안에서 죽지 않았다. 단지 패배했을 뿐이다. 그리고 패배한 자는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루이스의 눈에 광기가 어렸다.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별이 된 소년. 거짓 없는 영웅. 흥미롭다. 매우 흥미롭다."
루이스가 말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루이스는 손을 들었다. 그의 손가락에서 검은 빛이 흘러나왔다. 별빛의 정반대. 거짓의 빛. 루이스는 그 검은 빛을 모으기 시작했다.
"거짓이 없는 세상도, 여전히 거짓 없이 살아가야 하는 시험 앞에 있다."
루이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시험의 가장 큰 위협은, 자신의 진실이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루이스의 검은 빛이 강해졌다. 마을의 어둠진 곳곳에서 같은 빛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하늘의 별은 밝게 빛났다. 루엔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울렸다. 심장박동 같은 리듬. 숨 같은 음성.
하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새로운 어둠이 움트기 시작했다.
거짓을 버린 세상도, 여전히 거짓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리고 그 배움은, 루엔의 여정이 끝난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