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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와 새로운 기회
"스트라이크 삼진!" 심판의 우렁찬 콜 사인과 함께 2만 관중의 거대한 함성이 야구장을 집어삼킬 듯 요동치던 풀 카운트의 순간. 9회말 2사 만루, 155km의 포심 패스트볼이 포수 미트에 꽂히는 둔탁한 파열음이 뇌리에 전율처럼 박힌 채, 당신의 세계는 암전되었다. 귀를 찢는 듯한 트럭의 급브레이크 소리가 그 마지막 기억이었다.
하지만 다시 눈을 떴을 때, 당신이 마주한 것은 차가운 병실 천장이 아니다. 케케묵은 종이 냄새와 바쁘게 울리는 기계식 키보드 소리, 그리고 벽면에 걸린 대형 화이트보드가 시야에 들어온다. [2014년 강성 자이언츠 신인 드래프트 소집실]
벽면에 걸린 달력을 본 당신은 숨을 들이켠다. 정확히 10년 전이다. 팀 역사상 최악의 침체기, 시즌 승률 3할 2푼 8리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리그 10위에 머물며 암흑기의 정점을 찍었던 바로 그해. 당신은 이제 막 입사한 2년 차 말단 스카우터의 몸으로 돌아와 있다. 늘 통증에 시달리던 무릎은 거짓말처럼 매끄럽게 움직이고, 두뇌는 향후 10년간 리그를 지배할 괴물 신인들의 데이터로 터질 듯이 생생하다.
책상 위에는 조잡하게 인쇄된 유망주들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현재 강성 자이언츠의 전력 분석 데이터는 절망적이다. 팀 평균자책점(ERA) 5.84, 탈삼진/볼넷 비율(K/BB) 1.21로 투수진은 붕괴했고, 팀 OPS는 0.682로 리그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구단의 구시대적인 육성 방식과 안목 없는 스카우트 팀은 이름값에만 집착하며 유망주 잔혹사를 반복하는 중이다.
그러나 당신의 머릿속에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선, 과학적 트레이닝 메커니즘과 미래의 '괴물 리스트'가 존재한다. 투구 시 회전 효율(Spin Efficiency)과 수직 무브먼트의 비밀, 타구의 발사각(Launch Angle)을 극대화하는 역학적 분석력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당신의 시선이 책상 위에 놓인 두 장의 1차 타깃 리포트에 머문다.
첫 번째는 덕수고의 우완 투수 박태준. 현재 최고 구속 153km를 찍고 있지만, 9이닝당 볼넷(BB/9)이 6.8개에 달해 모두가 기피하는 통제 불능의 와일드 싱이다. 하지만 당신은 안다. 그의 불균형한 디딤발 착지 위치를 좌측으로 5cm 이동시켜 릴리스 포인트를 안정화한다면, 분당 회전수(RPM) 2,600회의 라이징 패스트볼을 뿌리는 최고의 우완 에이스가 될 재목이라는 것을.
두 번째는 독립리그 성남 블루삭스의 외야수 한지혁. 무릎 전방십자대 파열 이후 모두에게 버림받은 비운의 천재 타자다. 현재 타율은 2할 초반에 불과하지만, 그의 상하체 분리각과 골반 회전 속도는 메이저리그급이다. 하체 하중을 뒤꿈치로 분산시키는 맞춤형 타격 폼 교정 루틴을 적용한다면, 타구 속도(Exit Velocity) 160km를 가볍게 넘기는 리그 최강의 거포로 부활할 수 있다.
딸깍, 딸깍. 초침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온다.
"이봐, 김 대리. 뭘 그렇게 넋 놓고 있어? 오후 출장지 정했으면 빨리 보고해!"
스카우트 팀장의 날카로운 다그침에 당신은 펜을 쥔 손가락에 힘을 준다. 구단의 운명을 바꿀 첫 번째 원석을 찾아 나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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