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INTERACTIVE

천외천 무신은 기연만 독식한다

청린 · 당신의 선택이 결말을 바꿉니다

작품 홈 ↗

#1

태고의 무새 아래로 낙하하다

쿠르릉!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발밑의 대지가 거짓말처럼 꺼져 내린다. 삼류 문파 철마방(鐵馬房)의 말단 마부로 살아가던 비루한 일상. 그 끝은 찰나의 순간에 찾아온 재앙이었다. 칠흑 같은 수렁 속으로 허공을 가르며 신형이 끝없이 추락한다.

귓가를 때리는 칼바람이 고막을 찢을 듯 울부짖고, 보이지 않는 중력의 거대한 손아귀가 오장육부를 사정없이 짓누른다. 구사일생(九死一生)의 기적이 없다면 이 깊고 어두운 구렁텅이에서 백골진토(白骨塵土)가 될 운명이었다.

쿵!

전신을 관통하는 격통에 붉은 선혈이 목구멍을 타고 울컥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당신은 비명 한 자락조차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나약한 외마디 소리를 허용하기에, 당신을 둘러싼 심연의 기운이 너무도 엄숙하고 오연하기 때문이다.

달빛조차 닿지 않는 만장심연(萬丈深淵)의 바닥. 사위는 기괴할 정도로 고요하지만, 어둠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피비린내가 아닌 천만년의 세월을 묵혀둔 태고의 서늘한 향취를 품고 있다. 고개를 들자, 눈앞에 상상조차 불허하는 거대한 무덤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태고의 고분(古墳)이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석벽 사이로, 거대한 백골이 반가부좌를 튼 채 가라앉아 있다. 단순한 유골이 아니다. 그것은 천지의 영맥을 스스로 체내에 구현해 낸 천외천(天外天) 무신의 해골 영맥(靈脈)이었다. 그 마르고 굳건한 백골의 단전 부근에서는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이 찬란한 안개가 뿜어져 나와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영기(靈氣)의 푸른 빛줄기 너머로 두 가지 존재가 당신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하나는 백골의 무릎 위에 놓여 있는, 황금빛 실로 삼라만상의 이치를 수놓은 듯한 신화적인 비급(秘笈). 또 다른 하나는 백골의 심장 부근에서 타오르는 태양처럼 적색의 광풍을 뿜어내며 요동치는 태고 무신의 내단(內丹)이다.

우웅― 우웅―

당신의 품속에 꽂혀 있던 녹슨 무쇠 단도가 마치 살아 숨 쉬는 활물(活物)처럼 공명하며 서늘한 지명을 지른다. 추락의 충격으로 칠공(七孔)에서는 끊임없이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고갈되어 가던 생명의 불꽃이 꺼지기 직전이다.

이대로 가만히 엎드려 무기력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천지를 뒤흔들 위대한 기연을 손에 쥘 것인가. 생사(生死)의 갈림길은 오직 한 걸음 뒤에 서 있다.

YOUR CH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