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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 가문의 시한부 아기님이 되었다

은송이 · 당신의 선택이 결말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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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악한 가문의 시한부 아기님

잠에서 깨어난 당신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살구색 레이스 천장입니다. 창가에서는 연한 라벤더 빛 아침 햇살이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사르르 쏟아져 내리고 있군요. 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바닐라 향기와 은은하게 감도는 설탕 절임 체리 향은 온 세상을 따스한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 포근하고 아늑한 방이 소설 속에서 포악하기로 악명 높은 '벨리알 공작가'의 막내딸, 그것도 몇 해 살지 못할 시한부 '레일라 벨리알'의 방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가슴 한구석이 찌르르 아파옵니다.

‘어찌 내 운명이 이리도 달콤하면서도 짧디짧은 봄날 같단 말이외다.’

당신은 속으로 부드럽게 한탄하며 가녀린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봅니다. 바로 그 순간, 귓가에 솜털을 간지럽히는 앙증맞은 기척이 닿습니다.

"크르릉……!"

침대 머리맡에서 들려오는 것은, 한 줌의 밤하늘을 조물조물 뭉쳐 놓은 것 같은 그림자 늑대 새끼의 울음소리였습니다. 녀석은 마치 하얀 설탕가루를 묻혀놓은 듯한 자그만 앞니를 드러내고는, 당신을 경계하며 잔뜩 대치하고 있습니다. 칠흑처럼 어두운 털 사이로 빛나는 두 눈은 보랏빛 블루베리를 콕 박아놓은 것처럼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 포악한 가문의 마수 새끼를 보고 비명을 질렀겠지만, 전생에 영물들과 온 마음으로 교감했던 당신의 눈에는 그저 솜털을 곤두세우고 으르렁거리는 조그만 까만 아기 밤송이로 보일 뿐입니다. 녀석의 잔뜩 웅크린 몸짓 속에 숨겨진 떨림과 깊은 불안감이, 당신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비록 겉보기에는 조금 까칠해 보일지 몰라도, 이리 품에 폭 안길 것만 같은 녀석을 두고 어찌 모르는 척하겠소.’

하지만 가만히 녀석의 경계를 방치하기에는 당신의 보송하고 연약한 아기 몸이 조금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킨 당신의 앞으로, 어둠의 기운을 뿜어내는 아기 늑대가 한 걸음 더 조심스럽게 다가옵니다.

이 보송보송한 친구의 마음을 열고 무사히 첫인사를 나누기 위해, 당신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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