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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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의 무법자, 의사 면허를 다시 따다

메스 · 당신의 선택이 결말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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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귀, 그리고 소명

피비린내와 타지 않는 소독약 오토클레이브 냄새가 콧잔등을 찌른다.

"환자 바이탈 흔들립니다! 혈압 70에 40, 맥박수 120회로 리듬 깨집니다!"

마취과의 다급한 비명이 밀폐된 수술실의 공기를 찢는다. 당신은 세차게 머리를 흔들며 눈을 비빈다. 분명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재단 이사장의 수하들에게 심장을 짓밟히며 죽어가던 참이었다. 의사 면허를 박탈당하고 음지에서 대리 수술이나 집도하던 비참한 최후. 하지만 지금 당신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대학병원 제3수술실의 익숙하고도 눈부신 무영등 불빛이다.

그리고 눈앞에 떠오른, 반투명한 푸른색 홀로그램 창.

[정밀 수술 라이선스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사용자: 윤우주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 차)] [환자 상태: 상행 대동맥 박리 (Stanford Type A)]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흉터 하나 없이 팽팽하고 활력 넘치는 20대 후반의 자태. 비극이 시작되기 전, 레지던트 1년 차 시절로 돌아왔음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강 교수님, 수술 진행하셔야 합니다! 외막까지 파열되어 심낭 압전(Cardiac tamponade)으로 이행 중입니다!"

수술대 위에는 피로 범벅이 된 환자가 숨을 몰아쉬고 있다. 집도의인 강민철 교수의 손끝은 하얗게 질려 있다. 이마에 맺힌 식은땀이 수술장 바닥으로 뚝뚝 떨어진다. 차기 기조실장 임명을 앞둔 그에게 이 초응급 환자의 수술 실패는 커리어의 종말을 의미했다.

"흉골을 소(Saw)로 가르는 순간 압력을 못 이기고 터져 나갈 거야! 왜 이런 환자를 나한테 밀어 넣은 거야?"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느라 메스를 잡지 못하는 강 교수의 두 눈에 비겁한 공포가 서린다. 살인적인 긴장감이 수술실 안의 산소를 전부 고갈시키듯 목을 죄어온다. 기계의 경고음은 더욱 모질게 울린다.

[돌발 퀘스트: ‘사선(死線)의 집도의’] - 환자의 잔여 생존 시간: 120초. - 대동맥 벽 두께: 0.6mm (초정밀 봉합 요구).

이대로 주저하면 환자는 가슴 한 무더기 열어보지도 못하고 어두운 수술대 위에서 테이블 데스(Table death)를 맞이한다. 동시에 당신의 두 번째 인생도 시작과 함께 꺾이고 말 것이다.

과거 천재 흉부외과의로 이름 날렸던 당신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드레날린으로 떨려온다. 주저하는 지도교수의 겁에 질린 눈빛과, 죽어가는 환자의 헐떡임이 교차하는 찰나의 순간.

당신의 시선이 수술 카트 위에 놓인 날카로운 10번 메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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